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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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저 / 김진아 역 / 북폴리오]


이 책의 저자 사샤 아랑고는 독일에서 가장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 중 한 명으로 다수의 연극, 방송 대본을 집필했으며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방송 상인 그리메 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소설 데뷔작인 이 책 <미스터 하이든>은 독일 내에서는 물론 런던도서전에서 크게 화제가 되어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며 20여 개국에 저작권을 수출하였다.


이 소설은 책이 출간되기 전에 가제본으로 먼저 접했는데 굉장히 흥미진진했으며 인상적이었다. 줄거리를 살짝 이야기하자면 8년간 펴낸 작품 5권이 모두 세계적으로 팔려 나갔으며 영화나 연극으로 재탄생되고 작품이 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 헨리 하이든이라는 남자가 주인공이다. 매력적인 외모와 분위기로 많은 여성 팬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평소 부인 몰래 외도를 즐기는 잘나가는 작가였는데 자신과 바람을 피고 있는 내연녀 베티의 뱃속에 자신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되고 결국 아내에게 솔직하게 말해 이별을 고하고 베티와 아이를 책임지려 마음먹는다.


하지만 정작 그가 한 행동은 베티와의 약속 장소에 가서 바닷가 절벽에 세워져 있는 베티의 차를 뒤에서 밀어버리는 것이었는데.. 그리고 헨리 하이든은 베티가 자신의 아이와 함께 죽은 줄 알고 자신의 평온한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날 저녁 자신의 집 문을 두두리는 사람은 죽은 줄만 알았던 베티였다. 그렇다. 헨리 하이든은 베티가 아닌 자신의 아내 마르타가 타고 있던 차를 밀어 떨어뜨렸던 것이다. 구질구질했던 헨리 하이든의 인생을 바꿔 잘나가는 유명 작가로 만들어 준 아내 마르타를 살해함으로써 미스터리한 헨리 하이든의 본성이 점차 드러나는데..

어찌나 흥미진진하고 스릴넘치는지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단번에 읽어나갔다. 겉보기에는 너무 멋있고 순진하고 매력적인 남자 헨리 하이든! 그러나 끔찍한 일도 서슴없이 과감히 하는! 타인의 심리까지 교묘히 조종하는! 하이든의 숨겨진 괴물같은 모습을 보면서 은근히 섬뜩하고 두렵기도 했는데 볼수록 결말이 너무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이 책은 올여름 최적의 스릴러이자 블랙코미디로, <캐리>, <드레스 투 킬>, <언터처블>, <미션 임파서블>의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가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데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미리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쁜 일이란 금세 눈치 채기 마련이다. 그리고 기다림이 시작될 것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그러나 결국은 걱정했던 일이 현실이 되거나 더 심한 결과가 나온다. 그 중 가장 끔찍한 것은 분명 기다림이리라." 


"사람의 부재에 견줄 만한 고요는 없다. 모든 익숙한 것들이 사라진 고요. 이 고요는 적대적이고 비난으로 가득 차 있다.

기억의 그림자들이 소리 없이 고개를 쳐들고 일어나 한판 그림자놀이를 벌인다.

무엇이 현실인지 무엇이 기억인지 알 수 없어지면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다. 과거가 돌아온 것이다."


"선행으로 악행을 덮지는 못한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악행을 경계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충동에 맡기지 말고 규율에 따라 살아야 할 때가 오는 법이다."


"사람들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을 갖곤 한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이 눈앞에 닥치면 놀랍게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한다."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는 것보다는 항상 혼자인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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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제왕학과 법치의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한비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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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한비자 [한비 저 / 김원중 역 / 휴머니스트]


한비자는 5000년 중국의 통치술을 담은 고전으로 계속해서 꾸준히 읽히는 고전 중 하나이다. 한비자를 집필한 한비는 전국 말기 한 출신으로 한나라의 공자로 순자에게 배운 중국 고대의 이름난 사상가이자 법가 학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한비자는 군왕들을 위해 쓴 책이다. 당시 한비는 갈수록 점점 약해지는 한나라와 군주답게 씩씩하게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는 한왕이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졌다. 한비는 사방이 적국으로 둘러싸인 약소국이었던 한나라를 가까이서 보고 느끼며 유가 학설에 반대하면서 실용적인 법가를 바탕으로 강력한 군주론과 제왕학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훗날 군주가 전제독재로 신하를 통제하는 이론과 방법을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는 진나라에 한비를 사신으로 보내 항복을 자청하게 했고 한나라는 진나라에 의해 멸망되었다. 진시황은 한 번이라도 한비를 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할 정도였지만 결국 한비는 함께 동문수학했지만 자신을 질투한 친구 이사의 모함에 의해 진시황의 손에 죽게 되었다. 권력론과 권술론, 제왕학이 하나로 결합되어 너무 가혹하고 냉정하며 실감나는 이론체계를 확립시킨 한비의 사상은 한비를 죽음으로 몰았고 진시황은 한비를 죽였지만 한비가 남긴 그의 사상은 고스란히 접수하여 날로 커져가는 제국을 통치하는데 잘 활용했고 실질적인 정책을 실행해 전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고전을 떠올리자면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등인데 이들은 삶과 인생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사는 방법들을 다루었다면 한비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같이 국가와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 위해 제왕학의 이론을 이야기하면서 훌륭한 군주에게 꼭 필요한 요소와 원칙들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한다.


평소 고전과 철학을 좋아하지만 한비자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여러 책에 자주 인용되는 내용들로만 부분부분 접했던 한비자가 새롭게 출간되어 이번 기회에 한비자를 제대로 읽고자 마음 먹었다. 한비자의 구체적인 내용을 접할 설레임으로 펼친 이 책은 960페이지로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웠고 묵직했다.


이번에 출간된 한비자는 사마천의 <사기>를 세계 최초로 개인이 완역했던 김원중 교수가 17년 만에 출간한 완역본으로 기존의 번역도 더욱 가다듬으며 총 20권 55편의 방대한 한비자의 원전을 충실하게 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한편 한편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깔끔하게 잘 되어있어 술술 잘 읽혔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필요하고 내가 적용시켜야 할 점들은 체크하면서, 한비의 예리한 통찰력과 냉정함, 혜안에 감탄하면서 재미있고 유익하게 술술 잘 읽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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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문학서재 4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작가 미상 / 현대지성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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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라비안 나이트 [작가 미상 글 / 르네 불 그림 / 윤후남 역 / 현대지성]


저자가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아라비안 나이트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무수한 사람들의 손을 거쳐 이룩된 이슬람 문학의 대표이자 천일야화라고도 한다. 이슬람권 각지의 연애, 여행담, 동화, 역사적 일화, 범죄 등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아라비안 나이트는 6세기경 페르시아에서 모체가 성립했고 8세기 말경까지 아라비아어로 번역되었으며, 장기간 바그다드, 카이로를 중심으로 발달하여 15세기에 거의 완성되어 18세기에 프랑스어로 번역된 후 각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고 한다.  


천일야화라고도 불리며 이야기가 시작된 계기부터 참 흥미롭다. 고대 페르시아의 황제는 왕비가 반역적 음모를 꾸미는 것을 알고 왕비와 공모자들을 처형했다. 그 후 황제는 여자를 믿지 못해 여자들이 배신을 하지 못하도록 결혼을 하고 하룻밤을 지내면 다음날 아침에 바로 목을 졸라 죽이기로 결심했다. 이 맹세를 알리고 날마다 새로운 신부를 데려다 바치라고 명했기에 황제에게 무조건 복종해야만 했던 재상은 명령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매일 결혼하게 된 처녀들은 다음날이면 죽임을 당했다.


이같은 극악한 잔혹 행위가 널리 알려지자 딸을 잃고 통곡하며 처절해하는 아버지들, 자기 딸도 당할까봐 두려워하는 어머니들로 도시가 걱정과 비탄으로 가득했고 존경받고 찬사와 축복을 받던 황제는 저주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황제의 명령으로 인해 여자들을 황제에게 보내던 재상에게도 두 딸이 있었는데 어느날 용기와 기지와 과단성을 가지고 머리가 좋고 미모까지 완벽해 애지중지한 큰 딸 셰에라자드가 자신에게 청을 들어달라며, 황제에게 자신을 시집보내달라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사랑하는 딸이 죽을 것을 뻔히 아는 재상이 허락할리가 없었다. 그러나 황제의 잔혹한 행동을 알면서도 자청해서 보내달라며,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직접 황제를 찾아갈거라며 고집부리는 딸을 이길수가 없어 딸의 청을 들어주게 되었다.


큰 딸 셰에라자드는 황제에게 떠나기 전 동생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신이 황제를 뵙는 즉시 죽기 전에 너와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한두 시간 같이 있고 싶다고 내일 아침 일찍 널 불러달라고 황제에게 청할거라며 자신이 허락을 받아내면 니가 올텐데 그럼 도착하자마자 "조금만 있으면 언니와 헤어질 텐데 헤어지기 전에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만 들려달라고, 언니가 들려줬던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하나만 말이야." 이렇게 말하라고 한다.


다음날 셰에라자드와 마주한 황제는 그녀의 미모에 반했지만 자신의 맹세를 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동생을 불러달라는 셰에라자드의 청을 들어주어 동생이 와서 위와 같이 얘기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황제의 흥미를 유발시킨 것이다. 동생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들 들려주는 도중 황제가 아침 기도와 회의를 하러 가야할 시간이라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중간에 끊기게 되고 그렇게 아침에 죽을 운명이었던 셰에라자드는 목숨을 지켰다. 돌아온 황제는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한다.


흥미진진하며 재미있는 많은 이야기를 알던 셰에라자드는 이렇게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목숨을 연명하였는데 1,001일 밤이 지났고 황제는 자신의 아내가 되겠다고 제안한 셰에라자드의 용기에도 탄복했고 여자를 믿지 못하던 마음이 점차 누그러졌고 차마 셰에라자드를 죽일 수가 없었다. 결국 황제는 자신의 가혹한 맹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랑하는 셰에라자드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걸고 여자들의 목숨은 물론이고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황제의 마음까지 녹여낸 셰에라자드의 다채로운 이야기들 중 우리가 어렸을 때 보안던 신밧드의 모험을 비롯하여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알라딘과 요술램프 등등 총 26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선별하여 담았다. 흥미진진한 각각의 이야기마다 100년 전에 그려졌다는 르네 불의 다양한 흑백 일러스트들이 더해져 아랍의 문화와 분위기를 느끼며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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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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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저 / 김난주 역 / 소담]


많은 작가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몇몇 기억에 남는 작가들 중 한 명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이다. 여자 무라카니 하루키라고도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는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 3대 여류작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 <냉정과 열정사이>를 통해 그녀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뒤 몇 개의 작품들을 만났기에 나름대로 친숙한 작가라고 할 수 있어 이번에 출간된 소설에 기대가 컸다.


그리고 이 책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는 일본 여성 월간지 <베리>에 약 2년간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NHK에서 <그, 남편, 남자 친구>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되기도 했다고 하니 얼마나 재미있을지 흥미로웠고, 고민하지 말고 즐겁게 살자는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여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누야마 집안 세 명의 자매들로 서른여섯 살의 장녀 아사코, 서른네 살의 차녀 하루코, 스물아홉 살의 막내 이쿠코이다. 첫째 아사코는 결혼생활 7년차인 주부인데 겉으로는 행복한 삶을 사는 현모양처의 모습이지만 보이는 겉과 다르게 결혼 2년차부터 시작된 가정폭력으로 인해 점점 구속되고 지친 삶을 살고 있다. 둘째 하루코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으로 수입은 별로 없는 가난한 글쟁이지만 사랑하는 구마키와 동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전면허학원에서 일하고 있는 막내 이쿠코는 깊은 감정 없이 여러 남자와 관계를 하고 있다.


천사같이 착한 이쿠코는 감정 없이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 자신을 서부영화에 나오는 창부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웃집의 현모양처 이미지를 한 가정주부를 동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자와 거리낌 없이 잠자리를 하지만 정작 그녀가 원하고 그리웠던 것은 현모양처이며 따뜻한 가정이다. 그리고 하루코는 착하디 착한 구마키를 많이 사랑했지만 결혼은 마다하고 있었다. 아사코는 남편에게 맞고 살면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그 순간만 최대한 잘 피하고 넘기려고 하며 불안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쿠코는 기시 마사아키로 인해, 하루코는 옛 남자였던 가와노라와 함께, 아사코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유키에라는 여자로 인해 현실에 충실하며 솔직한 자기 자신의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에쿠니 가오리는 여기 등장하는 세 명의 자매를 통해 "사람은 무조건 죽는다. 한 번 뿐인 인생 힘들고 버거워도 전전긍긍하지 말고 즐겁게 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요즘같은 시대에 아사코의 모습은 이해가 안되고 보고 있기에 불편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안타까웠던 것은 남편을 보면 공포와 절망을 느끼는 그 와중에도 그에게서 사랑을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것은 비록 남자들과 가벼운 만남을 하지만 막내답게 살갑게 이혼한 엄마와 아빠와 언니들을 잘 챙기며 매일 밤마다 일기를 쓰고 자신만의 깊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과 다른 모순적인 요소들이 많아 그녀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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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배신
라파엘 M.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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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완벽의 배신 [라파엘 M. 보넬리 저 / 남기철 역 / 와이즈베리]


이 책의 저자 라파엘 M. 보넬리는 현재 오스트리아 빈 소재 지그문트프로이트 대학교 신경과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 및 정신치료 전문의다. 빈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4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하버드 대학교, 캘리포니아 대학교, 듀크 대학교 등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4년 그라츠 의과대학에서 신경정신과 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5년 정신과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정신의학, 정신치료, 치매가 주요 관심 분야다. 저서로는 <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 <정신치료와 종교의 단란한 공존에 관한 변론>, <정신치료와 영성> 등이 있다.


성과 지상주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모든 것에서 완벽해야만 한다는 강박증을 조금씩은 안고 살아간다. 여기서 저자도 완벽주의자는 성과 지향 시대가 낳은 산물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물론 완벽한 일처리를 하고 완벽한 성과를 내고자 하는 완벽을 추구하는 열망은 나쁜 것이 아니고 불안한 마음이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중용을 잃기 쉽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완벽주의자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은 완벽주의는 완벽하기를 바라는 것과 전혀 다른 의미라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는 완전무결을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완벽주의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철옹성을 쌓는 것이다. 즉, 완벽하게 일하면 책잡힐 일도 없고 해고당할 리도 없다는 것과 같이 자신에게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피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완벽주의자에게 완벽이란 자신이 만든 겉모습이자, 자기 본모습을 감추는 가면이고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완벽주의자들은 이상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로 타인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사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어쩌나, 거절당하면 어쩌지, 완벽하고 특별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끊임없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 두려움은 비이성적인 신념으로 굳어지면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강박적인 심리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비이성적인 직감이자 개인적인 신조에 불과한 완벽주의라는 가면을 벗고 이성적인 자각과 분석을 통해 성과 지향적인 사고를 버려 자신이 불완전한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완전무결한 것에 대한 집착, 불쾌함,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면의 자유를 얻고 융통성을 발휘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총 77건의 환자들의 실제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생각보다 너무 다양해서 놀라웠다. 결혼을 약속하고 이런저런 다양한 두려움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젊은 여성을 비롯하여 아들이 성인이 되었는데도 아들을 완벽하게 키워야한다는 강박으로 지나친 집착과 억압을 하는 엄마에게 지친 30대 아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밝혀야 완벽한 연인이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하는 남자, 의사들은 완벽하고 오점은 없어야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사춘기때 후회스러운 자신의 성적 호기심으로 인해 자신은 의사가 되면 안될 것이라고 고민인 의대생 등등 다양한 여러 사례들을 통해 완벽주의자들의 심리와 행동 양상을 보면서 완벽주의의 덫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때때로 가끔씩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확실하게 설명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완벽과 완벽주의의 차이에 대해 알고 진정한 완벽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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