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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 - 나와 세상을 잇는 스무 가지 예술 이야기
이지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평소 관심은 있지만, 고상한 취미 또는 이해할 수 없는 작가의 세계 등의 수식어로 인해 좀 처럼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미술'이다. 미술관에 가면 수 많은 작품이 걸려 있고, 많은 사람들이 뚫어져라 보거나 사진을 찍느라 정신 없는데, 과연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일까, 혹은 사진을 남기려는 것일까.
저자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예술에 있다고 믿는 '예술 옹호론자'이자,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미술의 세계에 발 들이고 아름다움의 경계를 넓힐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는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축적된 저자만의 인사이트를 담아, 우리 삶과 미술 세계의 밀접한 관계를 다채로운 시각으로 읽어낸 책이다. 특이한 것은 키워드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방대한 정보에 흔들리지 말고, 작품의 온기를, 인간의 본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중심축을 보여준다.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고대부터 근대미술을 다룬다. 본능, 종교, 정치, 원근법, 빛, 보는 입장, 보이지 않는 것의 7개의 키워드가 담겨 있다.
2부는 현대미술이다. 지금의 시대와 가장 가깝지만 오히려 다양한 사고와 세계가 확장된 만큼 고대 미술과는 또 다른 영역에 있다. 시대와 정신, 문화권력 투쟁, 저급문화, 대자연을 향해, 역사와 기억, 공공장소, 사랑하는 이예게, 인간의 삶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된다.
3부는 특이하게도 미술 뒤편의 이야기다. 연극으로 비유하자면 백스테이지, 즉 무대 뒷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다. 미술관, 갤러리, 큐레이터, 인기작가, 작가들의 작가, 평론가와 컬렉터까지. 한 편의 미술작품이 탄생하고, 관객들과 만나기까지의 일들을 보여준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내용을 꼽자면,
그림이 만들어낸 거대한 연극과 조작된 진실. 자크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 황제와 조세핀 황후의 대관식>에서는 정치적 목표를 시각적으로 담는다.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통치가 개인의 야먕이 아니라 국가적 성공이자, 시민적 질서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담았다.
사과 하나를 여러 각도에서 동시에 바라보면. 폴 세잔은 고전적인 원근법을 거부하고, 한 화면에 옆에서 본 시점과 위에서 본 시점을 뒤섞인 구성을 택한다. 사물의 재현보다는 대상을 관찰하는 인간의 시각 경험 자체에 관심을 둔 것이다. 하나의 시선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시선을 접목한 것은 마치 나를 감싸고 있는 프레임을 깨고 나가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데미언 허스트는 왜 죽음을 예술의 소재로 삼았을까. 좋은 작품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작품 사이의 차이가 담겨 있다. 논쟁을 유발하고 선정적일 수록 사람들의 관심은 폭증한다.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부패를 동시에 보여주는 방식의 작품. 예술과 시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성 방식과 실험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영역을 열어주었다.
새로운 미술을 만드는 평론가의 '날 선 한마디'. 비평가들은 무조건 부정적이며, 비난의 말만 쏟아내는가. 조금만 더 관점을 넓히면 피평가가 기존의 언어로는 설명하기 힘든 새로운 예술적 시도에 이름과 개념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소개한다. 인상주의가 처음에는 엄청난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었지만, 어느 새 새로운 미술 운동을 상징으로 이름으로 자리 잡는다.
이건 어떤 양식이며, 어떤 기법으로 그려진 작품일까에서 벗어나, 이 그림은 무엇을 욕망하며, 무엇을 두려워하며, 누구를 설득하려 하는가. 이제 우리는 작품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질문이 바뀌면 내 안에 다가오는 작품의 세계가 달라질 수 있다. 새로운 미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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