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피벗 - AI 시대, 개인과 기업의 생존 공식을 바꾸는 법
최연성 지음 / 터닝페이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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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AI의 등장과 관련하여 기술의 발전, 직업의 변화, 비즈니스의 다양화 등을 거론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저자는 AI 시대 커리어 전략과 조직 혁신 분야의 전문가이다.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했기에 이 책에서 펼치는 그의 메시지는 독특한 면이 있다.

AI와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느 영역에 집중해야 하는가. AI의 특징은 루틴한 업무의 반복화, 자동화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비루틴한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비루틴한 문제는 단일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저자는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연결점을 찾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책명에서도 소개한 '피벗'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피벗은 농구 용어로 한 발을 축으로 고정한 채, 다른 발을 움직여 방향을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것을 응용하자면, 자신의 핵심역량은 단단히 박아두고, 전략과 적용 분야를 유연하게 바꾸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의 강점에 새로운 층을 지속적으로 더하는 것,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피벗을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내용을 14개의 챕터로 구성하였다. 피벗이란 무엇인지 정의와 본질부터 시작하여 나는 어떻게 피벗할 것인지, 나아가 기업은 어떻게 피벗할 것인지로 확장하고, 마지막으로 시대 흐름에 맞게 피벗하기로 마무리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 바로 실천 가능하겠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몇 가지 꼽자면,

퇴사하지 말고 피벗하기.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의 창업자 니그 스윈먼을 통해 린 스타트업의 실천 사례를 보여준다. 막연한 가설, 믿음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검증된 학습을 통해 알아내다. 작더라도, 다소 엉성하더라고 실제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이자, 성공의 출발점이 된다. 워터폴 방식이 아니라, 린 트스타업 방식을 이용하여 공간 기획자로의 피벗 사례롤 유심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창업 및 독립 피벗, 나만의 시스템 구축하기. 퇴직을 앞둔 직장인들을 우스갯 소리로 이야기 한다. "결국 퇴직의 끝은 치킨집 사장님이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말이다. 브랜드 치킨이 넘쳐나고, 경쟁은 너무 치열하다. 중요한 것은 "사장님" 호칭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직무 역량을 지렛대 삼아 나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창업을 어렵게만 생각하는데, 기술이 아닌 사고방식에 있다는 것을 룬 크루아상테리 창업자 케이트 리드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결국 한 걸음 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성공적인 피벗을 위한 3단계 필터. 피벗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3가지 필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선택이 나의 핵심 가치관과 부합하는지 '가치 정렬', 내가 가진 역량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역량 적합성', 산업과 직무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시장의 성장성'. 이 3가지 필터를 거치면 감정이나 외형적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와 닿는다.

내가 알고 있는 그릿을 재정의하라. 사전에서는 그릿(GRIT)을 목표를 향한 열정과 인내를 뜻한다. 그러나 환경의 차이, 특히 한국 처럼 가족에 대한 유교적인 문화가 아직 성행하는 나라에서는 '두려움'과 '책임감'이 좀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피벗은 언제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하지만, 책임감은 스스로를 프레임에 가둔다. 그래서 '정년까지 버티겠다'는 생존형 그릿 대신 '전문성을 완성하기 위해 회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형 그릿으로 전환해야 한다. 회사를 평생 직장으로 강하게 믿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되뇌여 볼 문장이다.

변화에 떠밀린 생존술이 아니라, 미래의 수익과 기회가 발생하는 곳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이 책은 중요한 내용을 조언하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선택을 '실패'라고 가정하지 말고, 산업, 직무, 독립의 세 축에서 자신의 시장가치를 재설계함으로써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전략적피벗 #최연성 #터닝페이지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커리어전략 #AI시대 #자기계발 #린스타트업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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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
김민성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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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에서 눈길을 강하게 끄는 문구를 발견했다. "같은 말을 해도 왜 저 사람은 밉지가 않을까?". 원래 우리가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면서 많이 쓰는 문구는 바로 "왜 저 사람은 무슨 말만 해도 미울까?"이다.

특정한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데, 입만 별면 부정적이고, 남을 향해 톡 쏘고, 비난하고, 깍아내리고... 정말 그런 사람과는 다시는 말을 섞고 싶지 않다. 그런데, 만약 타인에게 내가 그런 존재라면? 이건 무척이나 심각한 상황이며, 당장 나의 말투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또한 지금 그런 말투를 쓰고 있지는 않지만,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10만 독자의 선택을 받고,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리뉴얼 된 이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말투부터 시작하여 어디에서나 돋보이는 말투, 감정 소모를 줄여주는 말투, 설득이 쉬워지는 말투, 스스로 자존감을 올리는 말투를 지나서 아이에게 하는 말투로 끝맺음 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과 내 삶에 바로 적용하고 싶은 내용을 몇 가지 꼽자면,

은근히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방법.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말로만 전할 때와 몸짓과 함께 전할 때는 효과가 확연히 다르다. 강한 인상을 남기거나 설득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상대의 미간을 바라보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고 싶다면 상대방의 콧잔등을 보면 된다는 아이컨택 스킬도 유용하다.

존대말을 사용하라. 우리나라 국민들은 유독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 상대방에게 존대말을 사용함으로써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준다면 인정받고, 존중받는 데 목말라 있는 우리나라에서 특별함으로 무장할 수 있다.

세련되게 거절하는 법. 거절하기에 앞서, "정말 감사한데", "제가 도와드리고 싶은데" 라는 같은 쿠션 멘트를 한 다음, 미안하다고 정확하게 거절한다. 아울러 거절한 이유가 상대방이 아닌 나에게 있다고 언급한다. "부탁하신 일을 처리하기엔 저의 능력이 아직 부족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라질 혜택을 언급하라.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하겠지만, 인간은 수익보다는 손실에 매우 민감하다. "지금 가입해야 1만원 아낄 수 있습니다" 보다는 "다음달부터는 1만원이 인상되어, 30년 동안 매달 1만원씩 더 지불해야 합니다"가 훨씬 설득력 있다.

서술형 대신에 질문형으로 말하라. 누군가에게 말할 때, 가령 강의를 할 때 "목차를 살펴보겠습니다" 처럼, 서술형으로 많이 이야기한다. 그보다는 "먼저 목차를 살펴볼까요?"가 더 프로답고, 당당하게 비칠 수 있다. 진행을 주도하면서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진행법이다.

말투는 어쩌면 우리 인생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말에 담긴 진심이나 내용이 중요하지, 말투가 뭐가 중요하냐고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말투를 바꿈으로써 내 마음을 더 잘 전달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분명 인생 또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투만바꿨을뿐인데 #김민성 #모티브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대화법 #인간관계 #소통기술 #처세술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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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돕는다는 것 - 초역 셀프헬프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충희 엮음 / 여린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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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사회적 가치관이 빠르게 다변화하는 현대 사회이지만, 정작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내면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다. 급격한 사회 변화와 고립감 속에서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자존감 상실을 겪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 번민하는 현대인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그렇기에 책 표지에 적힌 초역 셀프헬프라는 부제는 강렬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진정한 의미는 책의 서두에 위치한 엮은이의 글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동서고금의 명언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태도를 자조론이라는 단어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온갖 편리한 도구가 넘쳐나는 지금 이 시대에 왜 백 년도 더 된 이 책이 다시금 호출되는 것일까.

해답은 인공지능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이 던지는 질문에 몇 초 만에 정확한 확률로 최적의 답변을 내놓는다.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은 주체성을 잃고 설 자리를 빼앗긴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해야 소외되지 않고 나다운 모습으로 온전하게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서 논의를 출발시킨다.

작품은 전체 6개의 장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손의 가치를 다룬 첫 장을 시작으로, 제도권 너머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을 뜻하는 학교 밖의 학교, 끈기의 숭고함을 논하는 인내의 힘으로 완성을 빚다 등을 거쳐, 인간의 고유한 자산인 인격과 죽음보다 강한 것으로 깊이 있게 마무리된다. 저자는 역사 속 인물 58인의 생생한 일화를 6개의 장에 고루 나누어 담으며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깊이 남는 이들이 있었다. 방직 기계를 발명해 커다란 성공을 거둔 존 히스코트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그는 큰 부를 쌓았음에도 오만함에 빠지지 않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결합할 때 진정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편견의 벽을 무너뜨린 에드워드 제너의 집념도 감동적이다. 생각만 하지 말고 당장 실행하라는 선배의 조언을 가슴에 새긴 그는 인류를 구한 천연두 백신을 개발해 낸다. 보수적인 의학계로부터 스무 번이나 넘게 외면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문을 두드린 그의 인내는 자조의 정신이 무엇인지 똑똑히 증명한다.

절대 절망하지 마라는 신념을 평생 실천한 조너스 한웨이의 삶 역시 경이롭다. 그는 런던 빈민가와 구빈원의 처참한 실태를 직접 조사하며 소외된 아이들의 생존 문제에 평생을 바쳤다. 기득권의 거센 반대와 거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수천 명의 어린 생명을 구해낸 그의 행보는 오늘날 우리에게 큰 부끄러움을 안긴다.

역사의 전면에 화려하게 기록되지 않았지만 숭고한 발자취를 남긴 헨리 마틴과 그의 이름 없는 친구들의 일화는 잔잔한 여운을 준다.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라 해도 결국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헌신과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삶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외부의 자극이나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법을 가르쳐준다.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인격과 주체성을 회복하라는 저자의 준엄한 외침은, 오늘날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할 치유의 메시지다.

#스스로돕는다는것 #새뮤얼스마일즈 #여린풀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자조론 #인생태도 #자기계발 #주체적인삶 #인격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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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나로 살지 못할 뻔했다 - 불안을 밀어내지 않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
황양밍.장린린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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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눈부신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현대인들이 느끼
는 내면의 결핍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끊임없는 정보 과잉과 초연결 사회의 피로감으로 인해 전 연령대에 걸쳐 불안증과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며 생기는 상대적 박탈감과 무한 경쟁 체제 속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람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책은바로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따뜻한 안내서다. 불안을 밀어내지 않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라는 부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내면의 그림자를 억지로 부정하기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책은 감정, 선택, 성장, 직업, 관계라는 다섯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흥미로운 점은 선택이나 성장, 직업처럼 본래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 뒤에 저자가 일관되게 불안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현대인들에게는 얼마나 큰 중압감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지 날카롭게 짚어내는 대목이다.

책 속에는 유독 마음을 붙잡고 깊은 사색을 이끌어내는 구절들이 많다. 저자는 감정이 안정된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고 말하며, 주의력을 분산시키거나 곤경 탈출 5단계를 활용해 부정적인 감정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선택의 순간마다 밀려오는 과거에 대한 후회를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연연하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현재의 선택에 집중하는 자기만족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맹목적인 열심에 갇혀 지내는 이들에게 던지는 문장들이 가슴을 친다. 낮은 수준의 행동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며, 이는 그저 노력한다는 착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명확한 목표를 확인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고찰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무기력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타인에 의해 억지로 하는 일에서 벗어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야 하며, 일상 속에서 에너지를 촉진하는 요소를 늘려 허무감을 상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습관적으로 남과 비교하며 자존감을 갉아먹는 태도를 버리고, 오직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라는 조언은 깊은 울림을 준다.

행복과 불안은 결국 종이 한 장 차이이자 시선의 문제다. 수많은 실용적이고 소소한 해결책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간극이 조금씩 좁혀지는 것을 느낀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지나친 고민을 내려놓은 채 현재에 만족할 때, 비로소 크고 작은 두려움과 작별하고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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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생각 수업 -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를 둘러싼 30가지 질문
주하오난 지음, 이지수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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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단순히 학업을 포기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담을 쌓는 이들을 우리는 수포자라 부른다. 최근 기사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본격화되어 고등학생에 이르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고 한다. 무조건적인 암기와 기계적인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 방식이 낳은 씁쓸한 단면이다. 수식을 외우고 답을 맞히는 것에만 급급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학창 시절을 끝으로 수학과 영영 이별하곤 한다.

미디어숲에서 출간된 주하오난의 수학자의 생각 수업은 그런 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책이다. 서점에서 처음 마주한 이 책은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육면체와 꺾은선그래프, 삼각형과 파이 기호가 감각적으로 배치된 일러스트는 딱딱한 학문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리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수학적 사고로 복잡한 세상의 원리를 파헤친다는 부제는 시험용 공식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수학의 쓸모를 예고하는 듯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학적 사고를 일깨우기 위한 내공을 다지는 과정을 치밀하게 담아냈다. 자칫 지나치게 방대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이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사고의 전개와 충돌 과정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다. 독자가 수동적으로 지식을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전개 방식이 돋보인다.

이를 위해 본문에는 수연, 송 선생님, 주 선생님이라는 세 명의 가상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세대와 시각을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세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와 치열한 논쟁을 따라가다 보면, 난해하게만 느껴지던 저자의 핵심 메시지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스며든다.

구성은 꽤나 명료하고 심플하다.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를 둘러싼 30가지의 질문이 곧 이 책의 목차이자 핵심 축이다. 방대한 질문들 속에서 유독 마음을 붙잡는 대목들이 있었다.

어떻게 문제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세계의 복잡한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수학이지만, 수학 역시 완벽할 수는 없다. 특히 인간이라는 가장 불확실하고 중요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수학적 예측에는 명확한 한계가 따른다. 그럼에도 세상을 향해 호기심을 품고 좋은 문제를 발견하려 애쓰는 과정 그 자체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모델의 최적화와 의사결정을 다룬 부분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어진 목표와 제약 조건 속에서 목적 함수의 극값을 구하는 행위는 삶의 수많은 선택지와 닮아 있다. 내외부의 균형을 잡고,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며, 제약 조건을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은 우리가 인생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겹쳐진다. 세상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최적화 모델로 바라보거나, 상황에 따라 국소적으로 구분해 내는 시선은 삶을 바라보는 지평을 넓혀준다.

과학자처럼 현상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중요하게 다뤄진다. 수학적 모델링은 기존의 공식을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지루한 작업이 아니다. 당면한 환경과 요구에 맞춰 창의적으로 학문적 관념을 동원하고 새로운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고도의 창조적 과정이다. 눈앞의 현상과 추상적인 이론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범부론적 관점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을 과학자의 눈으로 온전히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감성이 이성을 이끈다는 대목이다. 흔히 수학은 차가운 이성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감성과 이성 모두 진리를 담아내는 그릇이며, 감성이 수수께끼를 던지는 존재라면 이성은 그것을 풀어내는 존재라고 비유한다. 수학의 출발점에 결국 인간의 뜨거운 호기심과 감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단순히 답을 찾는 기술을 전수하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치열한 생각의 전 과정을 고스란히 복기한다. 수학을 배경으로 하기에 때로는 낯선 가설과 방법론, 복잡한 수식들이 가감 없이 등장하여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결코 녹록지는 않다. 그러나 조급함을 내려놓고 여러 번 되뇌어 읽으며 문장 이면의 의미를 곱씹다 보면, 어느새 정체되어 있던 우리의 사고 능력이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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