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쉽게 읽기 - 상식적이지만 비범한 우리의 법 이야기
김광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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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민 변호사는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변호사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헌법에 보장된 소수자의 인권에 유독 관심을 가진다.  [헌법 쉽게 읽기]는 오 마이 뉴스에서 그가 연재했던 글들을 한 권으로 모은 책이다. 법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사실 헌법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7월 17일이 제헌절이라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헌법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이 책을 읽어보니 헌법은 국가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이력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력서를 들여다보면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듯이, 국가의 헌법을 들여다보면 국가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뒤쪽에는 우리나라 헌법이 전부 실려 있는데 이 헌법을 읽다 보니 내가 우리나라에서 잘 몰랐던 헌법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장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4장 제69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고 평화 통일 정책을 추진한다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 즉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반도의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 애쓰는 것은 국민의 마땅한 의무이자 본질적 역할이다. 또한 대통령 역시 국가를 보위하고 대한민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게 그의 본질적 역할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통일에 관하여 헌법이 명확하게 대한민국의 방향성을 규정해 놓았는지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헌법에 따르면 북한 문제와 통일문제는 분단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언제나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해야 되는 문제였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남한의 사드 배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된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의 평화통일은 점점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으로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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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글, 뜻
권상호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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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한자를 기반으로 태어났다. 나와 같은 한글세대는 한자를 잘 모르지만, 실상 한글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한문을 잘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가끔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한문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게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처음 듣는 단어라도 대충 한문을 생각하여 뜻을 미루어 짐작하는데 외국인들은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양권에서는 라틴어를 아는 것이 언어 공부의 시작이라면, 동양권에서는 한자를 아는 것이 언어 공부의 시작이다. 

[말, 글, 뜻]의 저자 권상호 박사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한글과 한자의 의미를 비교적 쉽게 풀이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금 한자와 한글의 매력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한자는 상형문자다. 한자는 그 한자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세계관과 철학이 담겨있다. 그에 반해 한글은 표음문자다. 한글은 개별 문자 자체에 뜻이 있다기보다는 소리를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그런 점에서 한자와 한글은 서로 다르지만 상호보완적 관계처럼 보인다. 한문이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한글은 표현하고, 한글이 담을 수 없는 의미를 한문은 담는다. 따라서 누구라도 한글과 한문을 잘 아는 것은 복이다. 그는 누구보다 더 풍성하게 표현하고, 깊이 있게 의미를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에 갇혀 있는 존재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고, 한번 떠난 공간은 다시 찾아간다 한들 예전의 그 느낌을 다시 주지 못한다. 이 책에 담겨있는 인간, 시간, 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은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할지라도 인간은 역시 인문학을 통해 인간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나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깊어져 가는 가을에 인문학적 성찰이 돋보이는 수필집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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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메이커 - 개정증보판
박희아 지음 / 미디어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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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ogimukja.blog.me/221111725602오늘날 인기 있는 남녀 가수를 흔히 '아이돌'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있을 것이다. 요즘 청소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트와이스와 여자친구 그리고 김세정이 인기인 듯하다. 청소년들이 모였다 하면 연예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 역시도 자연스럽게 아이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오늘날 아이돌 그룹이 공급 과잉인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요구되고,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것은 바람직한 현상일까?


아이돌 그룹이 공급 과잉이 된 이유는 그 뒤에서 아이돌 그룹을 찍어내다시피 제작하는 아이돌 메이커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돌의 노래, 춤, 외모, 이미지를 관리하고 아이돌의 상품성을 극대화한다. 아이돌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획과 투자를 통해 아이돌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소비되고, 소모된다.  

[아이돌 메이커]는 아이돌을 탄생시킨 백스테이지 크리에이터들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명의 아이돌 그룹을 인기 그룹으로 만들기 위해 수고하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책 자체는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였지만, 나는 이 책이 아이돌 산업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조금 부족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객관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아이돌이 있고, 그리고 그들 중에 과연 몇 개의 그룹이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고, 아이돌 그룹의 과잉 공급으로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는 혹시 없는지 그런 아이돌에 관한 비판적 성찰이 이 책에서 부족하였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돌 그룹이 더 만들어져야 케이팝(K-Pop)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이돌 그룹의 양만큼 한국 음악의 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꼰대의 헛된 환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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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상처 입은 용
윤이상.루이제 린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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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모로 역사적인 책이다. 왜냐하면 윤이상 작곡가의 생애를 대담 형식으로 독일의 문학인 루이제 린저가 엮은 책이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한국인의 생애를 독일인이 독일어 책으로 만들고, 그 책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다. 그렇다면 왜 윤이상은 자기 스스로 한국어로 자서전을 쓰지 못했을까? 아마 그 이유는 '동백림 사건'으로 인하여 남한에 여전히 그를 '빨갱이 작곡가'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기에, 그가 자신의 모국어로 자신의 생애를 담은 책을 출판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루이제 린저라는 독일인에게 1917년부터 약 60여 년 동안 있었던 그의 삶을 담담하게 진술한다. 루이제 린저는 그의 삶을 음악적으로, 문학적으로 때로는 종교적으로 충실하게 재해석한다.


윤이상 작곡가는 한국음악과 세계 음악의 창조적 퓨전을 지향하였다. 그는 서양음악의 악기로 한국음악의 고유한 음색을 표현하려 했다. 이는 서양인들의 귀에 매우 이국적이며, 이색적인 음색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첼로를 가지고 해금의 음색을 표현하고, 오보에를 가지고 대금의 음색을 표현하였다면 이는 얼마나 신비로운 음악이 될 것인가? 

그러나 윤이상 작곡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동백림 사건'으로 인해 남한에서 오해 아닌 오해를 많이 받았다. '동백림 사건'은 유신정권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안기부를 동원하여 조작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윤이상이 그 조작의 가장 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남한 국민들 대다수는 한동안 윤이상을 독일에서 활동하는 '종북 음악인'으로 오해했다. 만약 '동백림 사건'과 윤이상과의 관계를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이정민 군이 쓴 석사 논문 '東伯林事件을 둘러싼 南韓政府와 西獨政府의 外交葛藤'(2011)을 찾아서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논문은 동백림 사건이 한국 정부와 서독 정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윤이상 작곡가가 석방되기까지 서독 정부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윤이상은 이 책에서 자기 자신이 그 누구의 음악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는 제2의 누군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음악을 공부했다.

언젠가 누가 나에게 대체 어떤 음악을 쓰는 거냐고, 동양적인지, 서양적인지, 아니면 또 무엇인지 물었을 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나의 음악을 쓰고 있는 거다"라고요. 나는 이런 질문은 아주 하찮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 음악에서 정신적으로는 동양의 원천에 서있고 한국 음의 이미지를 서양 현대 작곡 기법의 도움을 빌어 음악화하고 있는 겁니다. -95p.


인간은 모방을 통하여 성장하고, 창조를 통하여 성취한다. 모방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창조하지 않으면 성취할 수 없다. 윤이상 작곡가의 생애를 살펴보며, 한국 신학계가 얼마 전부터 표절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가 한국의 신학자들이 서양의 신학을 모방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에는 서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계의 윤이상이 등장하여야 한다. 서양 신학과 동양 신학의 조화와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신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그런 신학 말이다. 영광과 아픔이 공존하였던 윤이상의 생애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흡사한 부분이 많았다. 비록 그가 일평생 그리스도인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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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스비의 기도 세계기독교고전 55
오 할레스비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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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스비의 기도]는 노르웨이의 목회자 오 할레스비가 기도에 관하여 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생각이 났던 책은 E.M 바운즈가 썼던 [기도의 능력]이다. 할레스비와 바운즈는 언제나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사역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기도 없이 진행되는 사역은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이 부실하다. 그러나 기도하며 진행되는 사역은 더딘 것처럼 보이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간다. 목회자에게 기도는 언제나 최고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이 기도 사역은 모든 사역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역은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해야 하는 다른 모든 사역, 곧 말씀을 전하는 것과 목회 사역, 모임과 집회들, 사람들을 만나 교제하는 것, 여러 가지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것, 헌금을 모으는 일 같은 사역들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고 결코 빠드려서는 안되는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103p.

오늘날 목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간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소식에 목회자들은 눈과 귀를 열고 살아간다. 그러나 때론 목회자들인 하늘의 소식을 듣는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가 많다. 당장 눈에 보이는 사역이 너무나 중요하고, 급박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 성도들끼리 주로 사용하는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말과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젠가 술 한잔하자'라는 말이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날까? 기도가 삶으로 연결되지 않고, 인사치레로 끝나고 있는 우리의 삶과 성경 속에 나타나는 기도자들의 삶은 너무나 다르다. 바쁘고 복잡한 날들이 계속될수록 우리 모두에게 기도의 가치, 기도의 능력, 기도의 이유가 분명해져야 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주님과의 친밀한 기도를 회복하여 E,M 바운즈와 할레스비가 경험하였던 기도의 능력을 동일하게 체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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