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하는 여자들
조안나 러스 외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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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잘 들어. 애한테 젖을 물려야 하는 사람은 나야. 당신이 코를 골며 자빠져 자는 동안 두 시간마다 일어나 젖꼭지가 찢어지고 피가 날 때까지 빨리는 건 나라고. 당신은 그 빌어먹을 도와주는 시늉이랍시고 저 썩을 기저귀 한 번 갈아주러 밤 중에 일어난 적조차 없는데, 그래 내가 내 가슴으로 뭘 해야 하는지 나한테 말해 보시지그래. 분유 먹여도 아무 문제 없어. 나도 분유 먹고 컸어. 당신도 분유 먹고 컸어. 우리 세대 전부가 분유를 먹고 컸는데, 우리 다 멀쩡해. 그러니 그냥 입닥치지그래. 그냥 입 닥쳐. 이 일은 너랑 상관이 없으니까 말이야. 이건 내 문제야!”
“내가 젖을 먹일 수 있다면, 난 기꺼이 먹일 거야!” 그가 비난하듯 말한다. 담요를 홱 젖히더니 쿵쿵거리며 아기 침대로 걸어간다.
그리고 나는 웃는다. 저 멍청이가 큰 소리로 저 말을 했기 때문에 나는 웃는다.

p. 214-215, 히로미 고토 <가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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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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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직업이 아니지요. 사명도 절대로 아닙니다. 저주입니다.”
슬루커는 잠시 후 몸을 돌려 계속 말했다.
“물론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닙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것뿐입니다. 결혼하셨습니까?”
“네.”
“그러면 잘 알겠군요.”

p.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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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 1
아서 C. 클라크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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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스크린에 나타난 전자 신문의 기사 제목들을 훑어보다가 자주 하게 되는 생각이 또 하나 있었다. 통신 수단이 근사해질수록 거기에 실리는 내용은 더 사소하거나, 겉만 번지르르하거나, 더 우울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 사고, 범죄, 자연재해와 인간이 초래한 재난, 전쟁 위험, 우울한 사설들, 이런 것들이 지금도 허공에 뿌려진 수백만 단어들의 주된 내용인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전적으로 나쁘기만 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플로이드는 이미 오래전에 유토피아의 신문은 지독하게 지루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p. 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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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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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는 몸을 곧추세웠다. ‘경찰관에게 필요한 세 가지 중요한 덕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는 속다짐을 했다. ‘나는 끈질기고, 논리적이고, 완벽하게 냉정하다. 평정을 잃지 않으며, 어떤 사건에서든 전문가답게 행동한다. 역겹다, 끔찍하다, 야만적이다, 이런 단어들은 신문기사에나 쓰일 뿐 내 머릿속에는 없다. 살인범도 인간이다. 남들보다 좀더 불운하고 좀더 부적응적인 인간일 뿐이다.’ p.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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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 수상하지만 솔깃한 어둠 속 인생 상담
한동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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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점술이란 결국 덕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록 일회용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어려운 순간을 넘길 자신감을 주고, 간단하지 않은 갈등을 바라보도록 돕는다는 면에서.
어쩌면 점술자의 적중 능력이라는 것도 이러한 덕담적 가능성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한 부차적인 알리바이일 뿐, 그 자체가 핵심은 아닐지도 모른다.

p.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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