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스크린에 나타난 전자 신문의 기사 제목들을 훑어보다가 자주 하게 되는 생각이 또 하나 있었다. 통신 수단이 근사해질수록 거기에 실리는 내용은 더 사소하거나, 겉만 번지르르하거나, 더 우울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 사고, 범죄, 자연재해와 인간이 초래한 재난, 전쟁 위험, 우울한 사설들, 이런 것들이 지금도 허공에 뿌려진 수백만 단어들의 주된 내용인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전적으로 나쁘기만 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플로이드는 이미 오래전에 유토피아의 신문은 지독하게 지루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p. 9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