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아쉽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젊은 여성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들은 스스로에게도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요구당한다. 그래서 자꾸 ‘이만큼 했으면 됐지’와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두 마음 사이를 오간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을 도시 버전으로 옮겨 놓은 듯 하다.이야기를 읽어갈 수록, 이 작품이 도시가 아니라 이야기 하기와 이야기에 관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때때로 쿠빌라이 칸은 독자로, 마르코 폴로는 작가처럼 느껴진다. 둘 사이에 완벽한 소통은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문학은 가능해진다. 거기에는 무한히 많은 이야기와 단 하나의 이야기만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