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결코 성공 욕구를 초월한 상태와 거리가 멀다. 오히려 성공을 강렬히 열망한 나머지 패배와 실패에 대해 강하게 두려워 하는 게 느껴졌다. (특히 8번 챕터 ‘목표하지 않고 이루기’)(...)실패는 기본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인데, 노력하다 실패하면 추하기까지 하다는 걱정이 더해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목표에 초연하면 실패해도 실패한 게 아닌 게 된다. 최소한 체면은 유지되니까. 지나치게 성공에 집착하는 순간, 멋은 이미 사라진다. ‘흥! 난 아등바등하지 않았어!’ 마치 시험 전날 밤을 새가며 공부를 했으면서 당일날 하나도 공부를 안 한 척 하는 수험생의 초조함을 닮았다.저자는 이 불교 명상법 비슷한 것을 ‘프랑스적’인 것이라 자주 주장하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얼마나 멋에 목숨을 거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전문은 블로그로https://m.blog.naver.com/bouvard/222489647892)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제작기. 괴팍한 천재들의 기행들을 볼 때마다 웃음이 터진다. 책에서는 생략되어 있지만 스즈키가 두 천재의 작업에 기꺼이 자기 인생을 바친 이유를 가늠해 보게 된다. 천재와 함께 일한다는 것, 역사에 남을 작품을 같이 만든다는 것, 그것은 분명 인생을 바칠만한 일이다.
SF보다는 영화 이야기가 더 재밌고 깊이 있다. 마지막 인터뷰이가 슈워제네거인 이유도 이 책의 포인트가 어디있는지 잘 말해준다.(인터뷰 내내 슈워제너거는 SF에 대해 해맑은 백지 상태다) 가장 진지한 SF이야기가 과학자 킵 손과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놀란에게서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