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쪽. 주류 학설보다는 사파에 가깝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미스터리를 즐기면 그만.부록(?)으로 실린 이야기들은 훨씬 자극적이라 역사라기보다는 괴담에 가깝다.미스터리의 특징은 잘 모를 수록 신비해진다는 것이다. 많이 드러날 수록 시시해진다. 그래서 많은 사실이 밝혀진 소재는 인기가 시들해진다. 사람들은 명백해진 진실을 외면하고 새로운 미스터리를 만들어낸다. 역시 미스터리의 미덕은 상상력 자극에 있는 듯하다.우리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신비로워 한다.신비로움은 무지를 감추는 그럴듯한 휘장이다.
중국 사회 고발보다는 한 중국인의 자전적 에세이에 가깝다.그의 인생을 쫓아가다보면 간접적으로 중국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간접적‘이라는 게 장점이자 단점.저자는 희망 없는 중국에서 태어나, 기회를 잡기 위해 서구화되었지만, 예상치 않게 중국에서 역사적인 기회(2000년대 호황기)가 나타나자 중국에 머물다가, 그 기회가 사라지자 다시 중국 밖으로 나온 사람이다.한마디로 그는 생존자다. 숙청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는 마지막까지 (생존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승자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았기에 누구보다 강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내부고발 보다는 개인적인 승리의 기록으로 읽힌다. 그가 살아남은 비결은 그가 권력의 핵심이 아닌 주변부에 머물렀기 때문이었다. 버블의 가장자리에 있었기에 발을 빼기도 쉬웠다. 그는 귀족도 아니었고 권력자도 아니었다.그 말은, 권력이나 자본에 완전히 점령되고 싶었어도 그럴 수 없었다는 말이다. 그의 생존과 승리마저도 그의 공과로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