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갱은 셋 세라 ㅣ 명랑한 갱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총평: 명랑한 갱 시리즈 중에서 제일 완성도 높은 이야기. (2권에서도 3권에서도 주인공은 구온!)
(재미-중상, 난도-하)

원제 『陽気なギャングは三つ数えろ』. (‘명랑한 갱은 셋을 세어라‘라는 의미다.)
2003년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2006년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에 이어, 무려 9년 만에 발매된 ‘명랑한 갱 시리즈‘ 3번째 이야기.

(줄거리) 중학생이었던 유키코의 아들 신이치가 어느덧 대학생이 된 시점.
일행은 오랜만에 은행을 털었지만, 구온이 그만 경찰봉에 맞아 왼손을 다치고 만다.
구온은 왼손의 상처에 대해 의심을 받게 되는데, 하필 상대가 만만치 않다.
‘히지리‘라는 악질 기자가 손을 쓴 탓인지, 그들 주변에서 의심스럽고 위험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보다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악인 히지리와의 악연이 메인 스토리다.

(재미) 명랑한 갱 시리즈는 재미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개성 강한 4인조의 티키타카 대화를 기본으로, 결코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숨겨져 있던 진실과 계획, 그리고 복선과 회수는 이사카 고타로의 장기로, 말하면 입만 아프다.
몰입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설이다.

(비교) 갱 시리즈의 이전 2권과 비교해 봤을 때, 나는 이 책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완성도 측면에서도, 이야기를 끌어가는 추진력에서도, 복선과 회수에서도 3번째 소설이 가장 완전하다.
단편으로 쓰다가 장편으로 바꾼 2권은 말할 것도 없고, 이야기의 시작인 1권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작위적이라는 씁쓸한 맛이 아쉬웠다.
하지만 3권에서는 꼽으라면 꼽을 수는 있겠지만, 책을 덮었을 때도 딱히 작위적이라는 끝 맛이 남지는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결말 정도?)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특히 좋았다.
물론 갱 시리즈 3권 모두 책을 덮고 나면, ‘재미있었고 또 만나고 싶다‘라는 감상 외에 남는 게 딱히 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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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2024 이기적 ADsP 데이터분석 준전문가 기본서 - 기출 복원 문제 + 동영상 강의 무료 + CBT 온라인 문제집 제공
박길식 / 영진닷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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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누가 공짜로 주는 게 아니라면, 굳이 이 기본서로 공부할 필요는 하등 없다.
(유익-중, 오류-중상)

(공부법) ADsP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책.
하지만 노베이스인 나에게는 이 책으로만 공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책만 보면서 개념부터 공부하는 건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1, 2과목은 유튜브 강의를 보며 스피디하게 공부 후 암기하였고, 나오는 문제들이 한정적이라서 반복하면서 정리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3과목은 인터넷에 있는 요약본을 바탕으로 AI와 함께 학습했다.
˝내가 ADsP 과외를 하게 됐어. 무려 300만 원짜리. 근데 내가 가르쳐야 할 학생도 노베이스고, 사실 나도 노베이스야.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잘 가르쳐 줘야 해. 어려운 건 쉽게 풀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해서 가르쳐 줘. 만약 학생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 하면, 300만 원을 다 뱉어내야 해. 내가 인터넷에 있는 요약본 조금씩 잘라서 줄 테니까, 네가 이거 참고해서 나한테 알려주면 돼. 이해했지?˝
이런 식으로 프롬프트를 만들어서 AI와 공부하고 정리했는데, 꽤나 효과적이었다.
그러고 나서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면 좋다.

노베이스에 직장 병행 얼추 한 달 잡고 공부했다.
처음 2주는 1, 2과목을 여유 있게 공부했고, 3과목에서 방황하다가 1주 정도 잡고 공부 및 복습했고, 마지막 일주일 동안 기출문제를 풀었다.
3과목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처음에는 AI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한 후에, 기본서를 보면서 내용을 정리했다.

(51회 시험 후기) 극악의 난이도로 평이 자자했던 50회 시험.
나도 문어 cbt 사이트에서 풀어봤다. 3과목에서 듣도 보도 못한, 아니 노베이스는 과감히 날려야 할 계산 문제가 많았다.
다행히 51회 시험이 그렇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쉽지는 않았다. 확실히 50회를 기점으로 문제 출제 방식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과목은 무난했다.
2과목은 헷갈리는 선지들이 다소 있었다.
3과목도 확실하게 정답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문제가 15문제가 되지 않았다.
확률, 정밀도, 재현율, 특이도, 지니계수, 지지도, 신뢰도, 향상도 등의 간단한 수식만 알고 갔는데, 이걸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은 과감히 찍었다.
헷갈리는 문제들이 많아서 어렵긴 했는데, 합격은 할 것 같다.

(비추천) 책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보겠다.
기본 개념 설명은 나쁘지 않다. 딱 기본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하지만 문제 풀이가 부실한 편이다. 그래도 이제는 AI가 있으니까 사진으로 찍어서 물어보면 된다.
진짜 이 책을 비추천하는 이유는 틀린 답안과 해설과 오타가 꽤 있다.
문제집에서 이건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
개정판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2024년 버전은 비추천한다.
차라리 관련 앱이나 사이트에서 비용 지불하고 학습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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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정유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총평: 권태와 무의미 사이에서 고통을 매개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창녀 같은 어린 여자.
그녀를 통해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수위-상, 재미-중, 난도-하)

2003년 제27회 스바루 문학상, 2004년 제13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
놀랍게도 당시 20세에 불과했던 가네하라 히토미의 데뷔작이다.
2004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버전은 절판되었다가, 올해 동일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재간되었다.
작가는 지금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5번째 장편소설만 순서대로 출간된 이후로 깜깜무소식이다. (『뱀에게 피어싱』 - 『애시 베이비』 - 『아미빅』 - 『오토픽션』 - 『하이드라』)

(줄거리) 주인공이자 화자 루이는 스플릿 텅에 매력을 느껴 아마와 동거 연애한다.
둘은 서로의 진짜 이름과 나이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가다가, 루이는 아마의 지인 시바의 피어싱 샵에서 혀 피어싱을 하고, 아마는 루이를 희롱하는 깡패를 두들겨 패기도 한다.
루이, 아마, 시바의 일상을 다루는 짧은 소설이다.

(충격적) 무엇보다 일단, 소설이 꽤나 충격적이다.
스플릿 텅, 피어싱, 문신, SM과 같은 소재뿐만 아니라, 화자의 서술 방식이나 처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날 것의 비린내가 느껴진다. 독자에 따라 거부감을 느낀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나 역시 폭력에 대한 묘사나 루이의 이해할 수 없는 심리 묘사는 이야기 후반부에서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턱이 아파오도록 이를 악물었다. 갑자기 뚝, 하고 입 안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혀로 입 안을 더듬어보니 충치였던 어금니가 빠져 있었다. 나는 빠진 이빨을 씹어 으깨 그대로 삼켰다. (103쪽)

나는 현관 앞 수납장을 뒤져 망치로 부쉈다. 우두둑 우두둑 하는 둔탁한 소리에 가슴이 떨렸다. 이빨이 완전히 가루가 되자 나는 그것을 입에 털어넣고 맥주로 꿀꺽 삼켰다. 맥주 맛이 났다. 아마의 애정의 증표는 이렇게 내 몸에 녹아들어 내 일부가 되었다. (122쪽)

(삶의 의미) 일반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사회의 이방인과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낀 바가 있다.
처음에는 이들의 이야기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루이가 느끼는 삶에 대한 권태, 무료함, 무의미 등이 나의 삶과 공명하는 순간부터 이들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방황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극단에 있으면서, 사회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는 어린 주인공이 계획도 없이 되는대로 살아가는 이유를 이해할 것만 같았다.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과정에서, 고통과 아픔을 통해서라도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SM과 같은 고 자극 섹스 플레이에 집착하고, 피어싱이나 문신 같은 반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찾게 되는 것 아닐까?
‘하루하루 아등바등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사회에서 주어지는 과업에 매몰된 사람들보다, 어쩌면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더 진지한 태도로 삶을 대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여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 역시도 독서 리뷰를 남긴 지 10년이 넘었다.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정한 행위의 동기는 모르겠다.
삶의 목적과 가치를 찾지 못해서,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독서와 리뷰, 그리고 블로그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연인, 자녀, 사업, 운동, 외모 등이 되겠지.)

(총평) 쉽지 않은 소설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있는 소설이지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할 것 같다. 갑작스러운 결말 역시 평이 갈릴 것이다.
나 역시도 갑자기 바뀐 분위기의 마무리에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루이의 씁쓸하고 자포자기한 듯한 분위기에 압도당해 물들어버린 탓일까, 평소와 달리 결말의 완성도에 개의치 않았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성을 고려한다면, 이 소설은 아쿠타가와상에 딱 들어맞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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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이마무라 나쓰코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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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약간 찝찝하고 불결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재미-중, 난도-하)

원제 『むらさきのスカ-トの女』.
작가 ‘이마무라 나쓰코‘의 이력은 드라마틱 하다.
그녀는 1980년 생으로, 2009년까지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해고 통고를 받은 직후,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듬해 2010년에 첫 작품 『여기는 아미코』로 제26회 다자이 오사무상과 제24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한다. 뜸하게 활동하다가 2016년에는 『오리』로 제5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을, 2017년에는 『별의 아이』로 제39회 노마문예신인상을, 그리고 2019년에 해당 작품으로 제161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다.
갑작스러운 해고가 작가 인생의 출발점이 되었고, 그 길로 문학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에는 해당 작품 외에 데뷔작 『여기는 아미코』만 번역 출간되어 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줄거리) 작가가 실제로 29세까지 호텔 청소원 일을 했다는데, 그때의 경험을 책 속에 녹였다.
화자는 일명 ‘보라색 치마‘라는 여자에 대해 비정상적인 관심을 보인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스토킹하다가, 그녀의 무직 기간이 길어지자 알아차리지 못할 방식으로 구직을 돕기도 한다.
결국 둘은 같은 직장에서 호텔 청소 일을 하게 된다. 보라색 치마는 잘 적응하여 고속 승진하다가, 유별난 언행과 소문 때문에 동료들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
화자는 철저히 관찰자 및 조력자(?) 역할을 하다가, 보라색 치마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위기의 순간에 그녀의 앞에 등장하여, 작중에서는 처음으로 대화를 하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화자) 화자는 줄곧 보라색 치마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관찰하는 이상한 여자다.
왜 그렇게 보라색 치마에게 집착하는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헤어진 언니, 어릴 적 친구 등을 언급하지만 핑계로 보일 뿐이다. 아무튼 집착하고 스토킹한다.
그리고 그 방식은 전혀 정상적이지 않다.

몇 분 후, 인적 없는 공원에 오렌지가 하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나는 전용석 밑에 떨어진 그것을 주워 그 자리에서 껍질째 베어물었다. 덥석, 덥석. 아까 그 사과처럼. 첫입은 과육까지 닿지 않았지만, 점차 새큼달큼한 과즙이 입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먹었다. 구경만 했을 뿐인데 몹시 갈증이 났다.
(p.48 - 보라색 치마의 사과 먹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녀가 떨어뜨리고 간 오렌지를 주워 먹는 상황)

(하이라이트) 보라색 치마가 사람을 죽인 건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화자는 드디어 그녀의 앞에 나타난다.
미리 준비해둔 도망갈 수 있는 루트를 알려주고 뒤따라 가겠다고 하지만, 결국 그녀를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그리고 보라색 치마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난다.
결말은 다소 섬뜩하고 기묘하다. 사라진 보라색 치마를 찾기를 포기한 화자는 보라색 치마처럼 살아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전용 공원 벤치에 앉아서 그녀가 좋아하는 빵을 사먹는다. 아이들이 과거에 보라색 치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벌칙으로 어깨를 탁 치고 도망가는 행동을 화자에게도 한다.
이야기 말미에 다가오는 이 기묘한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찝찝하고 불결한 이 감정 말이다.
화자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보라색 치마와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실패하고, 결국 본인이 보라색 치마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기로 한 것일까? (스토킹의 최종 진화형인가.)

(총평)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이전에 작성했던 리뷰를 봤는데, 결말이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아 재독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호기심은 해결되었다. 딱 그 정도의 감상이 남을만한, 스무스한 독서였다.
사회현상 중 무언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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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ㅣ 명랑한 갱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총평: 엉성하게 얼키설키 엮은 게 오히려 독.
티키타카 실없는 대화만으로 끌어가기에는 무리.
(재미-중, 난도-하)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 시리즈의 2번째 소설.
전작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2003) 출간 3년 후 공개되었다.
4명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스토리 라인이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이 책을 먼저 읽어도 괜찮다.
물론 전작을 읽으면, 이야기를 좀 더 즐길 수 있다.

(구성) 4개의 단편과 하나의 큰 이야기로 된 구조이다.
4개의 단편에서는 갱 4인조가 각각 등장하여 이야기를 주도한다.
① 「거인 위에 올라타면 거인보다 멀리 볼 수 있다」
나루세는 직장 후배와 함께 출장을 갔다가, 민원인이 인질극에 휘말리는 사건을 목도하게 된다.
② 「유리 집에 사는 사람은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자고 있는 사이 어떤 여자가 쪽지를 남기고 갔다는, 카페 손님의 미스터리를 들은 교노가 이를 함께 추적한다.
③ 「계란을 깨지 않으면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
직장동료가 의문의 공연 티켓을 받게 되고, 유키코가 조언하고 돕는다.
④ 「털 깎인 양은 신도 미풍으로 감싼다」
구온은 늦은 밤 공원에서 폭행당하는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가 카지노에 빚진 사실을 알게 된다.
- 이후 4인조는 은행을 털게 되는데, 은행에서 위협당하고 있는 여자를 보게 되고, 그녀를 돕기로 결정한다.

(팬 서비스) 4개의 단편은 전작을 읽은 독자들을 위한 팬 서비스이기도 하다.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4명의 주인공들이 각각의 특기를 살려 사소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는, 말 그대로 일상을 보여주는 단편들이다.
특히 나루세의 이야기에서는 이사카 고타로의 장기인 ‘복선과 회수‘가 잘 드러난다.

(작위적) 단편은 아무래도 괜찮다. 각자 독립된 이야기 자체의 아쉬움은 차치하더라도, 완성도는 괜찮다.
하지만 이 4개의 단편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 장편으로 엮어내려 한 탓일까,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리는 단계에서는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어울리지 않는 소재의 접합과 다소 억지스러운 문제 해결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보다, 마지못해서라도, 찝찝하게라도 결말을 납득해야 할 것만 같다.
(「작가의 말」에서 원래는 8개의 단편으로 연재하려고 했다가, 4개의 단편을 쓴 이후 장편으로 엮었다고 밝힌다.)
넷이서 시끌벅적 떠들면서 소동에 휘말리는 게 이 은행 강도들의 본질 같았고, 짧은 이야기 속에서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401쪽)

(그래도) 스토리가 어떻든 간에, 이 책의 장기는 등장인물들 간의 티키타카 대화다.
물끄러미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몇 차례 육성으로 웃음을 흘리기도 했다. (그럼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독서 갤러리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코타로 명랑한 시리즈 봤는데 농담 따 먹기밖에 없음 ㅋㅋ‘
동의한다. 특히 이 책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갱 시리즈는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중에서도 정말 재미만을 위한 소설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성싶다.

˝당신들 대체 뭐야? 일단 그 칼 좀 넣어요.˝ 구온이 애걸하다가 큰 소리로 법석을 떨었다. ˝무서워! 무서워!˝ 누가 봐도 연극 같은 행동이었다.
˝입 닥쳐!˝ 남자가 윽박질렀지만 구온은 계속 외쳐 댔다. ˝살려 줘요, 살려 줘요! 복싱할 줄 아는 사람! 복싱이 특기인 카페 사장님!˝
장난도 도가 지나치다. 교노는 벽 뒤에 숨어 쓴웃음을 흘렸다. (225쪽)

(에피소드) 보너스로 수록된 에피소드는 이야기는 또 다른 팬 서비스다.
은행을 터는 나쁜 갱이면서도, 남을 도울 줄 아는 선량한 사람들임을 보여준다.
어느덧 정들고 익숙해진 주인공들이 카페에 손님으로 온 두 사람을 돕는 훈훈하고 따뜻한 활약으로 책의 끝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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