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양장) 기담문학 고딕총서 1
라프카디오 헌 지음, 심정명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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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민담과 설화 등을 정리, 편집, 각색하여 엮은 책이다.
특이한 점은 그 주체가 영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일본의 전통스러운 특유의 분위기가 이야기마다 녹아있다.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일본스러운 느낌.. 고요하면서 은근히 싸릅하고 으스르르한...
170페이지에 19개의 짤막한 단편들이 모여있어서, 분위기를 느끼면서 간편하게 읽기에 좋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물론, 요괴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일본하면 역시 다양한 요괴들 아니겠나!
그 중에서도 ‘귀 없는 호이치‘와 ‘설녀‘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귀 없는 호이치‘는 마음을 졸여가며 읽었다.

근대 일본에 온 영국인이 일본과 사랑에 빠져 일본의 옛날 이야기를 모아서 이렇게 책을 만들었다.
조선과 사랑에 빠져 조선의 민담과 설화를 엮은 외국인은 있었을까? 없었겠지? 문득 궁금해진다.

일본의 민담과 설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색 있는 이 책을 일독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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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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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구치 안고 단편집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사카구치 안고 지음, 유은경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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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만화로 간단하게 읽어봤던 사카구치 안고를 이번에 각 잡고 읽어보았다.
5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백치>
전쟁 중의 일본 본토. 기자 ‘이자와‘가 얹혀살고 있는 집으로 이웃집에 살던 백치 ‘사요‘가 숨어들어서 함께 살게 된다. 이자와는 육체적 쾌락밖에 모르는 여자와 함께 살면서, 본인의 궁핍한 현실에 대한 고뇌를 차츰 잊어간다. 그런 와중에 미군의 공습으로 동네는 불타고 사람들은 피난을 간다. 이자와와 백치 여인 역시 피난을 간다.
- 돈 때문에 의무적으로 일을 하는 이자와가 굴러들어온 여자의 육체에서 위안을 찾는 한편, 사고 수준이 극히 낮은 이 여자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태도가 마치 지금의 현실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공포에 정신줄을 놓아버린, 옷장 속의 사요의 묘사는 강렬하다. (더군다나 만화에서 본 그 이미지는 지금도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피난을 갈 때, 이자와의 말에 사요가 처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보이는 모습은 은근 감동적이다.

<외투와 푸른 하늘>
삼류 작가 ‘오치아이 다이헤이‘는 기원에서 알게 된 ‘우부카타 쇼키치‘라는 사람과 친해지고, 그의 모임에 함께하게 된다. 그는 게이샤 출신인 쇼키치의 아내 ‘기미코‘와 불륜을 저지른다. 그럴수록 성욕에 지배당한다.
- 제목은 다이헤이가 기미코를 떠올리게 하는 소재이다. 외투를 입은 기미코와 관계를 가지기 시작했고, 쇼키치를 떠나 푸른 하늘 아래 야외에서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

<돌의 생각>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 13남매 중 12번째, 막내아들인 ‘나‘는 연이 없다시피한 냉정한 아버지와 서로 증오하던 어머니 아래에서 막 살았다. 가슴속의 슬픔(애달픔)과 불쌍하게 죽은 백치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벚꽃이 만발한 벚나무 숲 아래>
아름다움이 아닌 공포의 존재인 벚꽃. 과거에는 그랬다며 시작하는 설화 소설이다.
벚꽃을 제외하고는 무적인 산적이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하면서 삶이 바뀐다. 여자를 위해 헌신하면서, 결국 산을 떠나 도읍지로 간다. 여자의 요구에 따라 사람들의 머리통을 따서 여자에게 주고, 여자는 머리통을 가지고 논다. 이런 일상에 지친 남자는 산으로 되돌아갈 것을 요구하는데 의외로 여자가 수긍한다. 산속 벚나무 숲 아래서 여자를 업은 남자는 여자를 귀신으로 느껴 여자를 죽인다. 이후 벚꽃에서 느끼던 두려움과 불안은 없어진다. 본인도 없어진다.
- 불교 괴담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 독특하고 단순한 플롯이다. 이야기 전개에 막힘이 없다.

<파란 도깨비의 훈도시를 빠는 여자>
특이하고 단순한 ‘사치코‘라는 여자의 사고를 따라 쓰인 인생 이야기이다. 순결을 강조하던 어머니가 공습으로 죽고, ‘구스미‘라는 회사 전무의 첩으로 살아간다.
사치코는 굉장히 단순 명료한 캐릭터이다. 해설에서 작가가 42살에 만난 ‘가지 미치요‘라는 여자를 형상화한 소설이라고 한다. 뭐라고 확실하게 표현을 하지는 못하겠는데, 무심하면서 나름 주관은 있는..
이야기의 말미에 제목의 의미가 은연히 드러난다. (도깨비 : 구스미, 다른 남자들?)

사카구치 안고의 글을 요설체라고 한단다. 글을 막힘없이 술술 쓴 느낌이며 잘 읽힌다.
이야기들이 깔끔한 뒷맛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특히 <파란~여자>는 감탄스러웠다.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볼 의향이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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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과학 안내서 - 과학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곽재식 지음 / 우리학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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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괴물에 과학을 첨가한 책이라니. 관심이 생겨서 빌려 읽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나의 기대를 충족해 주었다.
13가지 괴물 이야기를 하면서 괴물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데, 웃기다. 으스스하고 신기한 괴물들의 존재와 특성에서 비현실성이 드러난다. 현실과 비교하며 여러 가지 가정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또 책이 굉장히 친절하다. 과학을 잘 모르는 나의 눈높이에도 적절하게 설명을 해줘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덮은 지금 책 내용이 명확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지는 않지만, 기록하는 겸 괴물마다 한 문장씩 코멘트해보겠다.

흡혈귀 - 흡혈귀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피의 양은 어마 무시하게 많으므로, 잠깐 피를 빠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용 - 용이 불을 내뿜기 위해서는 뱃속에 특정 미생물들이 필요하다.
오공원 - 엄청나게 큰 지네는 산소 공급 측면에서 힘들다.
불가살이 - 철을 먹고 소화하기 위해서는 철 산화 세균이 필요하다.
늑대 인간 - 광견병(공수병) 참 특이하네..
개구리 왕자 - 인간의 뇌가 개구리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요정 - 박쥐의 텔로미어!
도깨비 - 허공에서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령 - 무게가 없는 유령은 시속 수십만 킬로미터로 움직이는 지구를 따라다녀야 한다.
미라 - 절대 온도는 섭씨 영하 273도!
불사조 - 혹시 줄기세포로 500년마다 부활하는 것인가요..?
흰여우 - 왜 하필 100살인데! (10진법)
거인 - 길이 : 겉넓이 : 부피 = 1 : 2 : 4

이런 ‘a + 과학‘ 구조의 책이라면 환영이다!
나 같은 문돌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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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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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예전에 읽었을 때 극찬했던 책.
크리스마스이브 기념으로 따뜻한 소설을 읽고 싶어서 다시 집어 들었다.

22살의 대학 졸업반의 ‘우에하라 사토시‘는 우연한 기회에 천국의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사토시는 점장 대리라는 직함으로 책방에서 낭독을 하기도 하는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게 된다. 낭독과 함께 카운터 담당 녹색 눈동자 ‘유이‘의 이야기도 풀려가고, 자신이 천국의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도 밝혀진다.

사토시가 책을 낭독할 때의 묘사와 분위기가 평화롭고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여러 가지 책들이 소개되는데, 그중 유이와도 추억이 있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다시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와 읽었을 때와의 감상이 사뭇 다르다. 내가 책을 보는 눈이 좀 달라졌나 싶다.
라이트 노벨과 일반 소설의 경계선에 있는 소설 같다고 느꼈다. 라노벨 특유의 그 오글거림은 없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비슷하다.
또 예전에는 책의 엔딩과 동시에 책의 첫 장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책의 말미에 40대가 된 사토시의 책방에 나타나서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소녀의 존재를 생각해 보다가 정체를 유추하고 감탄했다.

이야기가 순하고 깔끔하다. 게다가 짧아서 앉은 자리에서 마음 놓고 읽을 수 있다.
이야기가 다소 단조롭다고 느끼긴 했다.
무난한 해피엔딩이다! 크리스마스이브의 분위기에 읽기 참 괜찮았다.

아쉬운 점은 2000년 대 출간된 작품이라 그런지, 사토시의 생각 묘사에서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다. 특히 여성 독자가 사토시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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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뽀니아 닛뽄
아베 가즈시게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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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포 있습니다★★

<줄거리>
고향에서 쫓겨난 남자 고등학생 ‘도야 하루오‘는 도쿄에서 혼자 지내게 된다. 본인의 성에 따오기를 뜻하는 한자鵇가 있음을 계기로 따오기에 관심을 가지고 동일시하다가 본인의 인생을 뒤집기로 결심하게 된다. 사도가 섬에 있는 따오기 사육, 해방, 말살 중 하나를 실행하는 ‘닛뽀니아·닛뽄 프로젝트‘를 위해, 면허도 따고 호신용 무기도 구매하고 운동도 하는 등 준비를 한다. 사도가 섬으로 가는 도중 ‘세가와 후미오‘라는 여중생을 만나기도 하지만, 결국 본인의 계획을 실행한다.

주인공인 도야 하루오는 미친놈이다. 유쾌한 내용일 줄 알고 책을 선택한 나의 기대를 처참히 부셨다. 중학생 시절부터 짝사랑하던 ‘모토키 사쿠라‘에 대한 지나친 집착&스토킹과 본인의 부모에 대한 패륜적인 태도와 행동, 노숙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호신용 무기의 효과를 시험하는 모습에서 경악했다.
음침하며 본인의 좁은 세상에 갇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의 심리를 따라가는 서술이라 그런지 은근히 불안하며 (조금) 불쾌했다. (하루오의 합리화하는 사고방식에 좀 찔리긴 했다.)

따오기의 학명이 ‘닛뽀니아·닛뽄‘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메타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성이 대단하다. 책 말미의 작가 인터뷰를 읽으며, 이를 일본의 천황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감탄스러웠다.
일본의 상징을 나타내는 천연기념물이지만 사육장에서 사육되는 따오기를 천황에 대입해보고, ‘도야 하루오‘가 따오기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사육장에서 탈출하는 따오기를 떠올려보라. 은유적으로 천황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을 아끼겠다.)

세가와 후미오가 사이노가와라에서 파도가 몰아쳐 옷이 젖는데도 불구하고 피카추 인형을 놓고 죽은 남동생을 위해 공양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 후 돌아가는 차 안에서 도야 하루오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기억난다.

소년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왠지 모를 애매함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순문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이라 그런 건지.. 이것 참.. 애매하다.

아베 가즈시게의 단독 작품은 이것으로 두 번째인데, 나쁘지는 않은데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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