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에피소드로 보는 도쿠가와 3대
이언숙 옮김, 오다와 데쓰오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총평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생과 에도 막부의 초창기 흐름을 간단하게 알아보기에 괜찮다.

<도쿠가와 프로젝트> 2번째 선정 도서.

에도 막부의 초대 3대 쇼군(이에야스, 히데타다, 이에미쓰)에 대한 에피소드와 사건을 1장(2쪽)에 하나씩 사진 또는 그림과 함께 나열하여 시간 순으로 보여준다. 이 세 인물에 대한 인생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이에야스의 일생과 에도 막부의 초반 흐름을 간단하게나마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유명사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여, 배경지식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구니누케, 오오쿠 등)

이에야스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이때까지 그를 과소평가했을까... (노부나가와 히데요시보다 한 수 아래로 생각해왔었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범상한 인물이 아니다. 인내를 바탕으로 실력을 쌓아 올려 일본 통일의 마침표를 찍은 이에야스. 에도 막부 완성의 8할은 이에야스 덕분이 아닐까. 적절한 시기에 히데타다에게 쇼군직을 물려주고 본인은 오고쇼로 물러나지만, 죽을 때까지 도쿠가와 가문과 에도 막부의 기반을 다졌다.
물론 노부나가와 히데요시가 쌓아 올려왔던 통일 사업이 없었더라면, 이에야스가 천하 통일에 마침표를 찍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노부나가의 추진력과 파괴력, 히데요시의 재치와 수완이 이에야스에게는 없으니까..

히데타다는 아버지 이에야스가 바라던 모습대로 에도 막부의 2대 쇼군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에미쓰는 에도 막부의 정통성과 기반을 충분히 잘 굳힌 것 같다. (+쇄국령)
에도 막부의 나머지 쇼군 13명도 1쪽씩 할애하여 간단히 소개해 주는데, 초대 쇼군 이에야스만 한 인물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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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칼 - 100년의 잔혹시대를 끝낸 도쿠가와 이에야스
야마모토 시치헤이 지음, 박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총평 :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세세하게 알아보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생을 말하는 650쪽 짜리 평전.
강항의 간양록을 비롯한 각종 사료를 참고하여 이에야스에게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에야스는 ‘속이 시커먼 너구리 영감‘이 절대 아니며, 당시 이에야스만큼 성실하게 정도正道를 걷는 상식적인 인간은 없었다고 말한다. 이에야스에 대한 옹호적인 서술에 설득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 수긍이 되지만, 조금은 과한 감이 없잖아 있다.

노부나가와 히데요시 같은 천재성과 인기는 없지만,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전진하는 이에야스의 농부 같은 성실함이 기억에 남는다. 이때까지 읽어왔던 전국시대 소설과는 달리, 권모술수에 능한 너구리 영감의 이미지도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세키가하라 전투야 그렇다 해도, 오사카 전투는 요도기미가 워낙 병크를 터뜨리니 도요토미 가문을 이에야스 막부 휘하의 일개 가문으로 존속시키려고 해도, 쉽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히데요시의 천하통일 이후,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이제껏 지켜왔고 개발해왔던 영지를 버리고 당시에는 개발되지 않은 척박한 간토로 기꺼이, 그리고 매우 신속하게 이동했다는 사실은 감탄스러웠다. 이에야스의 큰 그릇과 범상치 않은 인내심을 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 척박지를 개발하여 현재의 일본의 수도 도쿄와 주변 일대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작가 아들의 후기마따나, 이에야스와 같은 인물이 현대 사회에 나타난다면,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에야스 자체도 인기가 없었으니 만큼, 민주주의 사회인 현대 시대에는 이에야스 같은 인물이 한 나라 수장의 후보로 올라가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또라이 지도자들만 가득한 가운데, 이에야스와 같은 지극히 상식적인 인물이 하나 나타나준다면...

<도쿠가와 프로젝트>의 첫 책인만큼, 이에야스로부터 배울 점을 찾아보자면, 순간의 감정으로 사태를 판단하거나 선택하지 않고, 대개 중심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 정도가 되겠다.
경제적으로 한탕을 노리다가 실패한 나에게 이에야스의 모습은 귀감이 된다. 미쓰나리에게 감정이입하여 이에야스를 싫어했던 어렸을 때와 다르게, 이제는 그에 대한 반감은 없다.

전문성이 강한 책이라서, 센고쿠 시대 혹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읽기 힘들 것이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나조차도 이에야스의 대외정책과 오사카 전투 부분에서 흐름을 살짝 놓쳤다.
나의 역량 부족으로 책 내용을 100퍼센트 흡수하지 못한 것 같아서, 이번 독서가 조금은 아쉽긴 하다.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모리 가문과 시마즈 가문의 후처리와 오사카 전투 당시 오사카의 처참한 지도력 수준 등도 알 수 있었다. 센고쿠 시대 지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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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쁜 일 오늘의 젊은 작가 37
김보현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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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가독성은 좋은데, 다 읽고 나서 남는 게 딱히 없다.

동생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읽은 소설. 그래서 다른 책들을 읽던 와중에 이 책을 먼저 읽어봤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 추리/미스터리 요소가 소량 섞인 스릴러 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다소 헷갈릴 수 있다.) 이야기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어둡다. 어린 아들을 잃은 후 자살 시도에도 실패하고 겨우 살아있는 ‘이정희‘가 의문을 남긴 채 죽어버린 남편 ‘김성훈‘을 추적하는 스토리 구성이다.

동생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이 소설은 그저 그랬다.
가독성은 훌륭하지만, 감탄할 정도로 문장력이 뛰어나지는 않다. 무난하다.
읽고 나서 남는 게 딱히 없다. 마음이 가는 캐릭터도, 기억에 남는 구절도, 와닿는 메시지나 사건도.
소설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에서 딱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왜‘라는 의문사에 초점을 맞추며, 등장인물들의 행동의 동기에 초점을 맞추며 읽어서 그랬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아래에는 스포 있습니다★★

책 제목은 왜 ‘가장 나쁜 일‘일까?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 이정희의 남편 김성훈과 표철식의 아내 성록혜가 죽었다는 사실이 가장 나쁜 일이 아닐까? 그 이후에 여차 저차한 진실들은 그들의 마음을 녹여주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해주는 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가장 나쁜 놈‘은 김성훈의 쌍둥이 여동생(실제로는 이복 여동생) 이지애의 남편 김영호(찰리 킴)이다. 소설의 중반부부터 그의 악한 내면이 직접적으로 서술된다. 사이코패스 찰리 킴이 흑막의 주인이다!
그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정리하려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 돈과 쾌락이 살인의 동기였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임신한 아내에게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기 전에, 잠재적 위험성을 내포한 주변 인물들을 정리하기 위함인 것이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왜 표철식을 그냥 내버려 두냐는 거다. 본인이 직접 자백했고 확실한 증언까지 있는데, 왜 김성훈 살인 미수를 그냥 내버려 두는 거지? 왜 자유로운데, 도대체 왜!

‘가장 불쌍한 놈‘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독서하고 내일 엄마 아빠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자취방으로 향할 나...는 농담이고, 찰리 킴의 아내 이지애다.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선하고 다정했던 김영호의 실체가 까발려지고, 그 역시 죽어버리면서, 출산을 2주 앞둔 이지애만 불쌍해졌다. 태어날 새 생명에게도 아버지의 꼬리표가 따라붙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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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신어 2 만화중국고전 30
채지충 지음 / 대현출판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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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생각 없이 가볍게 읽기에 나쁘지 않은 중국의 옛이야기

채지충의 세설신어 2권.
내용은 1권보다 가볍다. 특별한 내용이랄 것은 없다. 고대 중국의 인물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열한다. 술에 대한 내용이 많다는 것이 1권과의 차이점이랄까.

채지충의 그림체는 진짜 맛깔난다. 그 특유의 그림체와 중국의 옛이야기들이 잘 어울린다.
(그의 그림을 따라 그리며, 내 그림체에도 적용하고 싶다.)

장례식장에서 나귀 웃음소리를 내는 에피소드와 ‘돌돌괴사‘라는 사자성어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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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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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오버스럽고 작위적이기도 하지만, 단점을 커버할 만큼 재밌게 잘 읽히는 사변 소설.

테드 창의 SF 걸작에 이어, 또 다른 SF 소설을 읽었다.
테드 창과 같이 중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사회에서 엄청 잘나가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시대 SF계를 호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소설의 주제나 내용 등의 큰 부분에서 차이점을 보여준다.
테드 창은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켄 리우는 중국 문화를 소재로 사용하거나 민감한 과거 역사를 적극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테드 창의 소설은 사유적이고, 켄 리우의 소설은 사회참여적이다.

총 14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원작 단편집에는 15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분량 상의 문제인지 1편은 제외했다고 한다. (재밌고 가독성 좋은데, 그냥 다 넣지...)

★★아래에는 스포 있습니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시뮬라크럼>이다.
특정 인물의 대화/행동 방식을 바탕으로 홀로그램 영상물을 만들어서 프로젝터로 실행할 수 있다. 해당 영상 속의 홀로그램 인물은 사용자에게 능동적으로 반응한다. (엄청 발달한 3D 버전 심심이, 이루다로 생각해도 될 듯하다.)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의 구성과 완성도도 굉장히 훌륭하다. 테드 창 소설 같았다! (극찬)
독서모임에서 난 시뮬라크럼이 실제로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다른 한 사람은 이에 반대했다.
- 반대 의견 : 현실과의 경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딸과의 관계가 틀어진 아빠가 현실 속의 딸과 적극적으로 화해를 하거나 대화를 시도하지 않고, 7살 딸의 홀로그램 영상을 하루 종일 반복 재생하여 대화한다는 점이 싫다고 했다. 작중에서도 이런 아빠의 모습을 알게 된 딸이 아빠에 혐오감을 나타냈다.
- 내 의견 : 안 그래도 1인 가구가 늘어가는데, 시뮬라크럼이 있다면 특히 독거노인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돌을 시뮬라크럼으로 만들어서 판다면...? 상상만 해도 좋다. 카리나가 내 말동무를 해준다고? 그것도 능동적으로? (물론 가동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리셋되면 내가 한 이야기들을 까먹겠지만..)

<송사와 원숭이 왕>도 좋았다. ‘손오공‘과 ‘양주십일‘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양주 대학살의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SF 3개 상을 받은 최초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의 깊이를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미국 사회에서 중국인으로 받는 차별과 슬픔을 말한다. 작위적이고 직접적인 표현법이 아쉬웠다.

작위적이고 오버한다고 느꼈던 단편이 더 있다.
<즐거운 사냥하길> Good Hunting. 중국 특유의 요괴 관련 문화로 시작하여, 근대사회로 넘어간다. 존경받던 옛것이 근대화로 인해 잊히고, 그 자리를 기계가 대신한다는 구성을 참 잘 만들었다. 근데, 무슨 트랜스포머냐,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이냐. 마지막에 왜...ㅋㅋㅋㅋ
<파자 점술사> 단어를 풀어서 점을 봐주는데,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공산당을 때려잡는다고 무고한 사람까지 죽이는 대만의 역사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잘 보여준다. (주인공의 아빠에 의해 주인공의 절친들이 죽게 된다.)
<파> ‘세포 열화 방지 및 노화 중지‘가 가능해진 우주선, 그리고 더 먼 미래의 이야기. 영생을 얻고 인간이 기계화되는 것까지는 이해했는데, 그 이상으로 나아가는 건 다소 억지스러웠다..

AI가 인간 사회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AI 회사의 불순한 의도를 파악한 사람들의 이야기 <천생연분>, 영혼이 물체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상태 변화>, 이퀼리브리엄이 생각나던 <레귤러>, 소행성 충돌 전 일본과 우주선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모노노아와레>, 대체 역사 + 중일미를 잇는 지하 통로를 소재로 제국주의 시대 역사를 건드리는 <태평양 횡단 터널 열차>, 과거를 볼 수 있는 기계로 일본제국의 731부대의 만행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면서 논쟁하는 소설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등의 좋은 단편들이 많다.

켄 리우의 작품을 좀 더 찾아볼 것 같다!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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