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취협 1 만화중국고전 21
채지충 글, 그림 / 대현출판사 / 1997년 8월
평점 :
절판


만화 중국 고전의 21번째 책...인데 이건 고전은 아니다.
채지충 만화가가 창작한 이야기이다. 근데 이야기라고 하기도 뭣한 것이, 스토리가 딱히 이어지지 않는다. 그냥 시답잖은 유머 정도랄까. 당시에는 재밌었는지 몰라도, 1차원적인 유머라서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재밌지 않다. 어린아이들이라면 재미있어할지도 모르겠다만, 중간중간에 아이들이 봐도 괜찮을까? 싶은 장면이 있어서... 애매하다.
채지충의 만화체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개성 있지만, 캐릭터만 공유하는 스토리가 없는 만화 구성은 별로다.

만화와 별개로, 줄글로도 유머가 있는데, 그건 더 재미없다. 건질 게 없다.
특히 한자를 이용한 유머는 대만/중국인들 또는 한문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한자를 거의 모르는 나에게는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그나마 새로 얻은 지식이라면, 높은 사람 또는 타인의 이름을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중국의 관습 정도이다.
(예를 들어, ‘배추‘라는 사람과 동석해있을 때, 배추김치를 배추김치라고 하지 않고, 상추와 비슷한 채소로 만든 김치라고 한달까..)

2권도 읽긴 읽을 건데... 참 재미없다.
1권은 만화든 줄글이든 나오는 대로 읽었는데, 2권은 만화부터 몰아서 읽고 줄글만 따로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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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1
엔도 슈사쿠 지음, 조양욱 옮김 / 포북(for book)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면종복배.
몇 주 전의 나의 상황과 들어맞는 이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이 사자성어를 알게 해준 소설을 재독하기로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육성한 다이묘이자 임진왜란의 두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를 다룬 소설이다. 둘은 성격부터 출신, 능력, 그리고 종교마저 달라 히데요시의 근시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기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경쟁을 통해 근시들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히데요시의 육성 방법 때문에, 둘은 친해지려야 친해질 수 없었다.

작가 엔도 슈사쿠가 가톨릭 신자인 만큼, 기리시탄 다이묘인 유키나가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진행된다.
유키나가도 여느 기리시탄처럼 사카이 상인 집안 출신이라 남만인(서양인)들과의 무역과 생계를 위해 종교를 가졌다. 하지만 전국통일을 앞둔 히데요시가 가신들에 한해 가톨릭을 금지하고, 남만인들을 추방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가톨릭을 버릴 수 없었던 유키나가는 이미 기요마사와의 표면적인 갈등을 겪고 있었지만, 이 순간부터 히데요시를 속이는 면종복배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앞에서는 복종하는 척하지만, 뒤로는 배신과 다른 꿍꿍이를 생각하는 고니시 유키나가.
히데요시에게 자신의 속내를 들키는 순간, 자신뿐만 아니라 일가족이 몰살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하지만 종교를 버릴 수는 없는 상황 속에서 다른 기리시탄 다이묘들과 해결책을 강구하는 유키나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불안한 마음.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히데요시는 고니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유키나가에게 이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모른 척 넘어가고 있는 것일 뿐. 그 와중에 몰래 고군분투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유키나가를 보노라면, 안쓰러우면서도 불안할 따름이다.

한편 고니시를 비롯한 다른 기리시탄 다이묘들과는 달리, 히데요시의 가톨릭 금지 명령에 종교를 온전히 지키는 다카야마 우콘의 모습은 감동을 자아낸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이제껏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하는 우콘의 독실한 모습이 유키나가의 그것과 대비된다. (물론 역설적으로 고니시 유키나가가 기리시탄들의 가장 큰 의지처가 되긴 한다만..)

가토 기요마사는 불교 일련종의 독실한 신자로, 히데요시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곧은 사나이이다.
한국에서는 히데요시와 더불어 악의 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강직하고 충성스러운 사람이 부하로는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1권의 말미에서는 유키나가가 조선군과 무언가(화의)를 꾸민다는 낌새를 느끼자, 히데요시에 대한 충성심으로 독단적으로 조선군을 야습한다.)

종교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가톨릭이 계속 언급되지만, 그보다는 유키나가의 두 얼굴과 갈등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임진왜란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일독할만하다.

그럼 난 2권을 마저 읽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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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만화중국고전 20
채지충 지음 / 대현출판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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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를 채지충 선생을 통해 처음 만나본다!
사마천의 일생과 전국사군자(사공자)를 만화로 보여준다. 하긴 그 많은 <사기>를 200쪽이 안 되는 책에 다 풀어낼 수는 없으니... <사기> 맛보기랄까.

사마천의 일생을 보며, 참 스펙타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에게 직언을 하여 사형을 선고받은 사마천이 아버지의 유명을 이루기 위해 궁형을 선택하여, 그렇게 길이 남을 역작 <사기>를 집필했다. 역경을 극복하고 기록을 남긴 다른 위인들을 언급하며 자신의 뜻을 다잡는데, 그 장면이 웅장하고 뭉클하다.

인생은 뜻한 바와 달리 안되는 일이 열에 아홉이라, 역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불행을 극복하고 불후의 명작을 이루어내지 않았던가?
옛날 문왕은 유리에 갇혀서도 『주역』을 해석하고,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갇혀서도 『춘추』를 짓지 않았던가? 굴원은 강남으로 추방되어서도 『이소』를 지었고, 좌구명은 장님이 된 후에도 『국어』를 편찬했으며, 손빈은 양다리를 잘리고서도 병법을 지었고, 여불위는 촉나라에 유배되어서도 『여씨춘추』를 지었다. 한비자는 진나라에 감금된 채, 「세난」 · 「고분」 등의 유명한 저술을 남기지 않았던가?
이런 위인들은 가슴에 쌓인 울분을 풀 길이 없었기에, 지나온 일을 서술하여 후세들에게 알리려는 의도에서 저술활동을 한 것이 아니었던가?
(만화와 함께 이 장면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현재 내가 겪는 고통과 불편함은 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제의 맹상군, 조의 평원군, 위의 신릉군, 초의 춘신군.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4명 중 인격적으로 가장 훌륭한 신릉군에 관심이 가장 많이 간다. 모국으로 돌아가 5개 국가를 연합하여 진나라 군을 압도한다. 그 만화 컷을 일일이 보여주지 못하는 게 참 아쉽다. 역동적이고 맛깔나는 만화와 함께 보면, 역사 드라마가 따로 없는데..

만화 중국 고전 20편 <사기>는 채지충의 만화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너무 흥미롭고 재밌게 잘 읽었다. <사기> 전체를 줄글로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으니까 말이다.
아예 <사기> 전체를 채지충의 만화로 출간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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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경 만화중국고전 19
채지충 지음 / 대현출판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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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만의 완독. 취업하고 나니까 독서하기가 쉽지 않다. 좀 안정되면 퇴근 후 독서시간을 확실히 확보하겠다.

효경. 공자의 제자 증자가 편찬했다.
총 22장으로 이루어진 ‘효孝 타령‘이다. 신분과 직위에 따라 효를 행하는 방법과 효가 모든 것의 기본이 되니까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작가와 번역가가 각각의 장에 어울리는 예화를 삽입해서 이해도를 높인다. (조선시대 인물들의 사례가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효와 관련된 논어의 구절을 보여준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대 시대와는 차이점이 많다.
효가 모든 것의 베이스가 되고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인 건 동의한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다른 웃어른도 존중하고 존경하면, 사회 전체에 질서가 잡힐 것이다.
하지만 예화를 보면 다소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효만 언급하는 걸 보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약 2500년 전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봐도...

책의 화자는 주야장천 부모에게 순종/복종하라고 한다. 대부분 그런 뉘앙스라서, 그럼 부모가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한다면?이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20장 간쟁장에서 가려운 부분을 (그나마) 긁어주는 부분이 나온다.

˝그러므로 부모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점이 있으면, 자식은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에게 간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군주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점이 있으면, 신하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군주에게 간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부모에게 불의의 행위가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간언하여 다투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기만 하는 것을 어찌 효라 할 수 있겠는가?˝ (공자가 증자에게)

하지만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 때문일까. 부모가 틀렸을 때 간언할 수는 있겠지만, 그 역시도 굉장히 조심스러우며 자식의 간언에도 부모가 변하지 않는다면 달리 방법이 없고 그저 가슴 아파할 수밖에 없다.
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대하면, 그 지극한 효심에 감동한 부모가 뉘우치고 변한다는 예화를 수차례 언급하는데, 쉽사리 동의하지 못하겠다. 복종과 순종을 베이스로 한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비교적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고 공존하는 관계가 많아지고 있으니까 더 그렇달까.

<만화 중국 고전>이라는 타이틀과 다르게 이 책에도 만화가 없다.
효에 대한 다소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다.
˝아 중요하죠. 효! 효 중요한데.. 1절만.. 1절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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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만화중국고전 18
채지충 지음 / 대현출판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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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채지충의 만화 중국 고전. 18권 중용이다.
유가의 고전 <중용中庸>을 간단하게 맛볼 수 있다. 이미 중용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책만을 통해 큰 배움을 얻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그림을 통해서 좀 더 가볍고 접근성 있게 보는 정도랄까.
그래도 고전은 고전일까. 울림을 주거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부분도 몇 있다.

나름대로 ‘중용‘을 느낌대로 해석해 보자면,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나대지 말고 묵묵히 노력하고 정진하라. 겸손하라. 극단에 머물지 말고 인격자가 되도록 내면과 행실을 갈고닦으라.

그래서 군자는 남이 안 보는 곳에서 더욱 삼가고,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언제나 두려운 마음을 가진다.
어둡고 은밀한 곳보다 더 두드러진 곳은 없으며, 세밀한 곳보다 더 잘 나타나는 곳도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 각별히 근신해야 한다.
- 이런 사람은 종교인이 아니면 거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신의 존재를 믿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나 무슬림 소수만...

˝어떤 곳이라도 그곳이 가장 좋은 곳이고, 어떤 시간이라도 그 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군자는 언제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평안하고 자득(自得)하며, 그 본분에 맞는 일을 행한다.˝
- 감탄했던 부분. 현재의 나에게 필요한 글이다. 특정 상황 속에서 불평불만을 찾아내기보다는 그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마땅한 일을 하는 것.

가볍게 독서한 기분이다.
특별한 해설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좀 어려운, 좋은 문장 모음집 겸 지침서를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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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2022-05-1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성석 2022-05-1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할 거까지야... 다 지웠습니다!

Vanessa 2022-05-15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Vanessa 2022-05-15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