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만화중국고전 20
채지충 지음 / 대현출판사 / 1998년 3월
평점 :
절판


사마천의 <사기>를 채지충 선생을 통해 처음 만나본다!
사마천의 일생과 전국사군자(사공자)를 만화로 보여준다. 하긴 그 많은 <사기>를 200쪽이 안 되는 책에 다 풀어낼 수는 없으니... <사기> 맛보기랄까.

사마천의 일생을 보며, 참 스펙타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에게 직언을 하여 사형을 선고받은 사마천이 아버지의 유명을 이루기 위해 궁형을 선택하여, 그렇게 길이 남을 역작 <사기>를 집필했다. 역경을 극복하고 기록을 남긴 다른 위인들을 언급하며 자신의 뜻을 다잡는데, 그 장면이 웅장하고 뭉클하다.

인생은 뜻한 바와 달리 안되는 일이 열에 아홉이라, 역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불행을 극복하고 불후의 명작을 이루어내지 않았던가?
옛날 문왕은 유리에 갇혀서도 『주역』을 해석하고,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갇혀서도 『춘추』를 짓지 않았던가? 굴원은 강남으로 추방되어서도 『이소』를 지었고, 좌구명은 장님이 된 후에도 『국어』를 편찬했으며, 손빈은 양다리를 잘리고서도 병법을 지었고, 여불위는 촉나라에 유배되어서도 『여씨춘추』를 지었다. 한비자는 진나라에 감금된 채, 「세난」 · 「고분」 등의 유명한 저술을 남기지 않았던가?
이런 위인들은 가슴에 쌓인 울분을 풀 길이 없었기에, 지나온 일을 서술하여 후세들에게 알리려는 의도에서 저술활동을 한 것이 아니었던가?
(만화와 함께 이 장면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현재 내가 겪는 고통과 불편함은 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제의 맹상군, 조의 평원군, 위의 신릉군, 초의 춘신군.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4명 중 인격적으로 가장 훌륭한 신릉군에 관심이 가장 많이 간다. 모국으로 돌아가 5개 국가를 연합하여 진나라 군을 압도한다. 그 만화 컷을 일일이 보여주지 못하는 게 참 아쉽다. 역동적이고 맛깔나는 만화와 함께 보면, 역사 드라마가 따로 없는데..

만화 중국 고전 20편 <사기>는 채지충의 만화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너무 흥미롭고 재밌게 잘 읽었다. <사기> 전체를 줄글로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으니까 말이다.
아예 <사기> 전체를 채지충의 만화로 출간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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