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무대 위의 문학 1
하타사와 세이고.구도 치나쓰 지음, 추지나 옮김 / 다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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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조금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호기심 가는 제목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다.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주제로 한 약 150페이지 정도의 짧은 소설이다.
사립 여자중학교에서 한 아이가 자살한 날, 아이가 남긴 유서에 적힌 아이 5명의 부모들이 학교에 온다.
가해자 아이의 부모들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점차 따돌림의 윤곽과 숨겨져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작중 가해자의 부모들과 담임 교사의 모습은 대비된다.
가해자의 부모들도 제각각이지만, 일부는 참으로 양심 없게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거나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 물론 부성애와 모성애로 볼 수도 있겠지만, 참으로 비뚤어지고 이기적이다.
하지만 마냥 쉽게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 ‘만약 나에게 딸이 있는데, 딸이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로, 다른 아이가 자살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면?‘이라는 가정을 하면, 쉽지가 않다.
그래도 책 속의 몇몇 부모의 무조건적인 옹호와 변명은 용납하기 어렵다.
반면 자살한 아이의 담임 ‘도다 나쓰키‘는 시종일관 조용히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부모들에게 한 마디하고 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안쓰럽고 씁쓸하다. (이후의 교사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그 아이들을 가장 죽이고 싶은 사람은 미치코 어머니가 아니에요. 바로 저예요.˝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부모들과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각자의 아이에게 찾아가는 부모들의 모습을 비추며 끝이 난다. 아이들이 반성을 하거나 가해자 부모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어쩌면 작은 소동이 있었다는 듯이, 아이들이 그대로 학교를 다닐지도 모르는 일이다.
속 시원한 결말은 아니지만, 아쉽지 않다. 오히려 생각할 여지를 준다.

학교폭력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책이었다.
‘쿡‘하고 웃으며 선택한 책의 제목에서 뜻밖의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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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렘스 롯 - 하 스티븐 킹 걸작선 12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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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마을은 점차, 하지만 빠르게 흡혈귀화되어간다.
벤과 수잔과 매튜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법을 궁리한다.
한편, 살렘스 롯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괴물 마니아이자 냉철한 초등학생 ‘마크 페트리‘는 자신의 방으로 찾아온 흡혈귀가 된 ‘대니 글릭‘을 쫓아내며, 흡혈귀의 존재를 스스로 알아차린다.
다음 날, 독단적으로 마스튼 저택으로 향하는 수잔과 마크는 우연히 만나게 되어 함께 그곳으로 향하지만.. 수잔이 당하고 만다.
마크는 에바 밀러의 하숙집으로 가서 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주치의 ‘지미 코리‘와 신부 ‘캘러한‘과 함께 흡혈귀를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글의 말미에 몰아 적겠다.)

상 권에서의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빌드 업을 착착착 잘 이어간다.
주요 인물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흡혈귀에 대해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을이 황폐화되는 과정을 조망하며 읽으면, 책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더 와닿는다. 그런 이유로 킹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뭐 그렇다고, 마을 사람 하나하나를 정리하며 기억해야 할 필요는 없다.)
킹의 데뷔작 <캐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맛으로 마을이 죽음화되는 느낌이다. (캐리는 마을이 붕괴되는 느낌.)

하 권에서는, 흡혈귀들과 이들의 존재를 알아채고 맞서는 사람들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다루어진다.
킹의 글솜씨는 이런 급박한 순간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수많은 대결 장면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베스트는 다음과 같다.

마스튼 저택에서 결박당한 마크가 엄청난 기지를 발휘해 결박을 풂에 이어 스트레이커의 대머리를 깨부수는 장면. - 초등학생 고학년인 마크 페트리의 활약상은 은근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전 애인이자 현 흡혈귀인 수잔의 심장에 말뚝을 박아 넣는 벤 미어스. - ㅠㅠㅠㅠ이후로 로맨스는 없다...
촉박한 시간 속에서 발로우가 깨어나기 전에 그를 처치하기 위해 애쓰는 벤과 마크의 처절한 모습. - 제일 긴박하고 승리를 바라게 되는 순간이었다.

흡혈귀라는 소재로 글을 잘 썼다. 흡혈귀의 약점과 강점은 우리가 으레 아는 것과 다름없이 묘사되는데, 그 점을 잘 살려 이야기를 썼다. 특히 해의 유무에 따른 힘의 기울기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해가 떠있을 때는 힘을 못쓰는 흡혈귀를 말한다.)
웰메이드 킬링타임용 소설이다!

아래에서 주요 등장인물의 활약상에 대해 기록한다.

----★★강력 스포★★----
매튜 버크 : 老 고등학교 교사.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다른 일원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준다. 하지만 건강 악화로 자연사한다.
수잔 노튼 : 순간적인 감정으로 마스튼 저택으로 홀로 향하다가 마크와 함께 하게 되지만... 흡혈귀가 되고 만다.
지미 코리 : 마을의 주치의. 매튜의 요청에 따라 벤과 함께 시신을 확인하다가 흡혈귀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발로우의 위치를 알아내지만, 함정에 빠져 죽는다.
캘러한 신부 : 매튜의 요청으로 이들과 함께 한다. 함께 마스튼 저택을 방문한 후에, 마크의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마크네 집으로 간다. 발로우가 등장하여 마크네 부모를 죽이고 마크를 붙잡는데, 마크를 풀려나게 하는 대신, 본인은 당하고 만다. (흡혈귀는 아니지만, 스트레이커와 같은 발로우의 하수인이 되는 듯하다.) 이후 스스로 마을을 떠난다.
벤 미어스와 마크 페트리 : 끝까지 생존한다. 둘의 활약상은 위에서 적었으므로 생략한다. 마을을 떠나고 1년 후, 흡혈귀의 도시가 된 살렘스 롯에 다시 찾아와 마을을 불태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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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 이야기 계명교양총서 5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조미경 옮김 / 계명대학교출판부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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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작가 푸시킨의 단편 6편이 수록되어 있다.
‘벨킨‘이라는 작가가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소설화한 글 5편을, 푸시킨이 다시 엮은 ‘액자 속의 액자 속의 글‘ 설정이다.(=벨킨 이야기) 그리고 따로 단편 1편이 있다.

당시 러시아 백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순한 편이다.
읽기 쉽고 내용도 무난하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결투>와 <말괄량이 귀족아가씨>이다.

★★아래부터 스포라고 느낄 수 있음★★

[벨킨 이야기]
<결투>
장교들의 모임에서 ‘실비오‘라는 남자는 미스터리하다. 실비오는 모욕을 당하고도 결투를 신청하지 않아 신망을 잠깐 잃기도 한다. 어느 날, ‘나‘는 갑작스럽게 마을을 떠나는 실비오에게 그의 과거사(결투)를 듣게 되고, 훗날 결투의 결말을 알게 된다.
- 지금은 이해하기 힘든, 당시 러시아의 ‘결투‘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번갈아가며 총을 한 방씩 쏘는 ‘결투‘가 미련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아등바등 사는 현대인의 인생도 어느 시대의 누군가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까?)
문제의 백작과의 ‘결투‘에 인생을 걸었다고 할 수 있는 실비오의 행동이 미련해 보이지만 멋있기도 하다. 특히 두 번째 결투에서의 모습은 감탄스럽다!
물리적으로 누군가를 박살 내는 게 아닌, 절대로 자신을 잊지 못하도록 각인시켜버리는 그 모습!

<눈보라>
집안의 반대에도 연애하던 젊은 연인은 결혼하기 위해 야반도주를 감행하는데, 마침 눈보라가 몰아친다.
눈보라로 인해 꼬여버린 혼례식. 남자는 입대해버리고, 여자는 말 못 할 비밀을 안고 살아가다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고백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는데..
- 소설 속의 ‘눈보라‘라는 존재가 우리네 인생에도 몰아칠 때가 있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의 ‘눈보라‘는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장의사>
외국인이 많은 곳으로 이사를 간 장의사는 어느 이웃의 은혼식의 초대에 응한다. 거기서 어느 제빵사에게 모욕적인 말을 듣고 집에 와서 푸념을 하는데, 그 일이 현실이 된다..?!
˝어떻소, 형씨? 당신 고객인 망자들의 건강을 위해 한잔하는 거 말이오.˝
- 음... 내용적으로는 재미있었는데... 뚝! 끝나버리는 이야기가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

<역참지기>
애매하게 낮은 신분의 역참지기는 딸 ‘두냐‘ 덕분에 수월하게 일을 한다.
어느 날 나타난 기병 대위에게 깜빡 속아버린 역참지기는 딸을 반납치(?) 당해버리고, 딸을 찾기 위해 역참을 떠난다.
- 채찍을 꺼내드는 기병 대위에 놀랐고, 그런 모습을 보인 기병 대위에게 호감을 가지는 역참지기에 다시 놀랐다.
부성애와 딸에 대한 소유욕, 순간적인 감정 등을 보여주는 역참지기와 비루비루한 처지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으려면 아버지를 떠나야 하는 딸의 입장 차이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말괄량이 귀족아가씨>
사이가 좋지 않은 두 가문.
한 가문의 아들 ‘알렉세이‘에 대한 소문을 듣고, 다른 가문의 딸 ‘리자‘는 시골 처녀 ‘아쿨리나‘로 분장한 그와 만나고, 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가문의 아버지들은 우연한 기회로 점점 가까워지게 되고, 서로의 자식들을 혼인시키기로 한다. 하지만 리자의 정체를 모르고 있던 알렉세이는 아버지의 뜻에 반대하며, 확실히 담판을 짓기 위해 상대 가문으로 찾아가는데...
- 장난기 많은 리자와 은근히 젠틀맨인 알렉세이의 귀여운 연애담을 보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해피오픈엔딩이라니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은 단편이다.

[스페이드의 여왕]
노름판에서 톰스키는 자신의 할머니의 노름 이야기를 한다. 근검절약하며 살던 게르만은 톰스키의 이야기에 꽂혀버리고, 톰스키의 할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기로 결심한다. 노파의 양녀인 리자베타에게 접근하여 환심을 사서, 직접 노파를 만나지만 비법을 알려주지 않자 권총으로 협박을 하는데, 노파가 저세상으로 가버리고 만다...;;
이후 할머니의 환영을 통해 비법을 전수받은 그는 큰 판에 뛰어드는데..
- 근검절약하며 살다가 큰 한 방에 꽂혀서 인생역전을 해보려는 그의 모습에서 왜 내가 보이는 걸까... 아니, 나뿐만 아니라 요즈음의 주식과 코인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은근히 유쾌하게 바꾸는 글은 인상 깊다. (눈을 찡긋하더니 비웃는 노파와 스페이드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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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렘스 롯 - 상 스티븐 킹 걸작선 11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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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1975년 메인주 컴벌랜드군 예루살렘스 롯.
32살 소설가 ‘벤 미어스‘가 어릴 적 4년 동안 살았던 시골 마을로 돌아온다. 이 마을과 마을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위치한 폐가 ‘마스튼 저택‘을 소재로 글을 쓰기 위해서.. 벤은 마스튼 저택을 빌리려고 했으나, 이미 1년 전에 이 폐가는 팔린 상태이다. 벤은 하숙집에서 지내며 ‘수잔 노튼‘이라는 여자와 연애도 하며 글을 쓴다.
이 즈음에 비어있던 마스튼 저택에도 새로운 사람이 입주하는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마을 주민의 개가 공동묘지 정문에 매달려 죽어있고, 9살 ‘랠피 글릭‘은 실종되고, 랠피의 형 ‘대니‘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대니를 묻는 날, 묘지 관리인인 ‘마이크 라이어슨‘은 이상한 경험을 하고 앓더니 죽는다.
이상함을 느낀 벤과 마을 고등학교 老 영어교사 ‘매튜 버크‘는 마스튼 저택으로 직접 찾아가 보기로 결심하지만, 그 당일 벤은 수잔의 전 애인의 급습으로 입원하게 되고, 매튜는 집에서 죽은 ‘마이크‘가 다시 나타난 모습을 보고 쓰러진다. ‘흡혈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현재 벤, 매튜, 그리고 수잔뿐이다.

아직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이제 막 마을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소수만이 그런 낌새를 느낀 참이다.
그래서 특별하달 게 없다. 조금 조금씩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확실한 흡혈귀의 존재도 1권의 끝부분에 잠깐 나왔다. (송곳니!)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묘사된다.
불륜, 아동 폭행, 딸의 연애에 반대하는 어머니와 독립하겠다는 딸, 술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젊은이들의 탈선(음주, 마약 등)을 걱정하는 어른들, 마냥 곱지만은 않은 벤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시선...
(여러 인물들의 삶을 간략하게나마 훑기도 한다.)

책의 분위기 역시 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두컴컴하지도 않다.
사람들의 흡혈귀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과 공포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묘사가 조금 으스스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직까지는 딱히..

스티븐 킹의 유머에 코웃음ㅎㅎ이 나기도 했고, 공포에 대한 묘사는 꽤 괜찮았다.
내용적으로 아직은 밋밋하여 아쉽긴 하지만, 아직 1권이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2권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는 스토리를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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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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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들 중 유독 가벼운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등장인물은 겹치지만 딱히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다.
(‘바이바이, 블랙버드‘와 굉장히 유사한 구조이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 두 사람, 오카다와 미조구치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악행의 하청, 범죄의 파견 사원 같은 일로 칭찬받을 만한 직업은 아니다. - 38p.
책 속에서는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서 상대를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는 종류의 일을 한다.

오카다는 정말 책 제목 같은 남자로, 호감이 가는 캐릭터이다.
그의 행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정말 휴가처럼 살아가는 모습과 이것저것 재지 않고 담백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번 한 번으로 더 이상 이사카 코타로의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은 캐릭터이다.
(미조구치는 단순무식한 캐릭터이다.)

읽고 나서 조금 허무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그 엉뚱한 유머와 탄탄한 떡밥 회수 방법은 언제 봐도 만족스럽다.
가볍게 읽기에 참 괜찮은 책이었다.

책을 다 읽고 제목을 보니 괜히 부러워진다.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내 인생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라는 마음가짐으로 살면 어떤 느낌일까?
오카다처럼.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아버지의 바람으로 이혼하게 된 하야사카 집안.
오카다가 이 일을 그만두는 조건으로 랜덤 문자로 친구를 만들라는 이상한 조건을 거는 미조구치.
오카다의 문자가 하야사카에게 가면서 이들은 급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하지만 담담하고 명랑한 아내의 태도가 인상적이었고, 남편 하야사카의 후회에 대한 묘사가 이상하게도 안쓰러웠던 단편이다.
˝바람피우고 이혼하니 기분이 어떠신가요?˝ 딱히 짓궂게 굴려는 생각은 없었다.
˝후회막급.˝
˝차에서도 말씀하셨죠.˝ 나는 떠올렸다. ˝미련이 남고 그런가요?˝
˝미련이 뚝뚝 흐릅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하야사카 씨의 얼굴과 몸 안쪽에서 미련의 물방울이 끊이지 않고 뚝뚝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어른의 성가신 오지랖>
미조구치와 오카다가 우연히 한 아이가 학대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오카다는 이 아이를 위해 일을 꾸미는데...
-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이다.
한 소년을 위해 엉뚱하지만 세심하게 차곡차곡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오카다와 조력자의 모습이 귀엽다.

<불길한 횡재>
오카다가 일을 그만두고 난 후, 오타와 일하게 된 미조구치.
의뢰를 받고 한 여자를 납치하는데, 경찰 검문이 있다.
차 트렁크에 지폐다발이 든 가방이 있었는데, 그냥 넘어간다...?

<작은 병정들의 비밀 작전>
오카다가 4학년인 시점의 이야기.
오카다의 동급생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오카다와 유미코 선생님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해외출장 간 아빠.
무슨 의미일까?
- 오카다의 과거를 볼 수 있는 단편.

<날아가면 8분, 걸어가면 10분>
의뢰도 없는데 일을 벌이려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미조구치.
오타가 그만둔 후, 미조구치와 일한 지 1년 된 다카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미조구치가 입원한 병원에서 그들의 보스인 부스지마가 습격을 피해 와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 이전의 단편 4개를 작게나마 싹 합쳐주는 마지막 단편. 미조구치의 색다른 모습에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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