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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에스더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총평 : 충분히 공감하며 읽었다. 10여 년 전의 한국과 비교하는 의외의 재미가 있음.
(공감-상, 난도-하)
한국의 교육제도에 지쳐있던 고등학생 때, 한국을 벗어나고 싶어 하던 막연한 마음을 가지고 샀던 책을 이제야 펼쳐들었다. (사놓고 귀찮아서 안 읽다가, 가볍게 읽어볼 책을 찾다가 집어 들었다.)
저자가 느끼고 생각해오던 한국의 문제점, 불합리함 등을 저자의 생각과 함께 보여준다.
2012년에 출간된 책으로 10년도 더 지난 2023년에, 다수의 파트에서 공감하며 읽었다. 물론 시간이 흐른 만큼, 더 개방적&수평적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2023년의 내가 수긍하고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건, 과거의 경험과 작금의 사회생활에서 핵심적인 긍정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총 다섯 파트에서 한국의 권위주의 사회, 무한경쟁 서열주의 사회, 집단주의,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성sex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실사례를 중심으로,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의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한다.
개중 두 번째 파트 <장미는 백합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뼈저리게 공감하며 읽느라 지쳐버렸다.
그나마 패션, 학력 등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과거를, 요 근래에 들어 후회하고 자책했던 나에게, 한국의 무한경쟁과 서열주의, 줄 세우기, 비교, 배타주의에 관한 글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현재, 2012년에 비해 제도적으로는 문제점을 보완했더라도, 여전히 사회문화적으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실감했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이기주의로 뭉친 배타주의에 대한 글이 특히 그랬다.
(그 외에도 보여주기식 의전, 여전히 두문불출하는 장애인 등도 10여 년 전에 비해서 크게 바뀐 것 같지 않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과 해결책은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정공법에 가깝다.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책의 취지가 방법 제시가 아니기 때문에, 각 파트의 맺음으로 적절하다.
과연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당시 따끈따끈하던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의 분위기와 공감대는 어땠을까? 궁금하다.
10여 년 전에도 비슷했던 한국 사회의 여전한 장애와 엉켜있는 문제를 되돌아본 기분이다. 그래도 각종 계층 간의 극심한 갈등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조금이나마 개선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 2011년 출산율 1.23명에서 2023년 반기 기준 0.7명이 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