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우야 뭐하니
아리엔 / 쁘띠벨벳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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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호선에게서 백 살 때부터 연서를 받아 온 백육십 살 구미호 아랑은 둘째 언니 미랑에게 '나도 언니들처럼 남자를 홀리는 훌륭한 구미호가 되겠다'고 당차게 선포한다. 팔백 살 미랑의 눈에는 어려 보이기만 하여 반대하지만, 명나라 황제의 후궁이 되어 정사를 쥐락펴락하는 첫째 주랑은 아랑을 보내고 '아무 생각 없이 아랑이를 보내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도성 최고 기방 여화루로 간 아랑은 자신이 구미호임을 알아보고도 첫눈에 반했다 말하는 남자, 자운을 만나 그를 첫 교합의 상대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단편임을 감안하면 짧은 분량 안에서 아랑의 귀여움이 잘 나타나고 스토리도 깔끔하게 끝나는 작품입니다. 여우야 뭐하니 하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이미지 그대로, 여주 아랑은 구미호이긴 하지만 살생을 하지 않는 요선으로 도사가 등장하긴 하지만 딱히 심각한 전개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랑과 자운이 투닥투닥 하는 모습이 귀엽고 재미있어요. 길어도 좋았겠지만 여기서 끝인가 싶은 정도는 아닌, 딱 적당한 단편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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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 사람의 욕망
YUN짱 / ㈜조은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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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세 사람이 나옵니다. 평범한 변호사 최동주, 치과 의사 김현민, 평범한 사무원 강아진.


나의 미친 짓은 이제부터 확실한 시작이었다. 모든 사람이 모였다.

여전히 두렵지만, 이 끝에 행복이 있길 바랐다.

하지만 누구의 행복일지는 모른다.


강아진은 어느 날, 최동주와 김현민에게 각각 접근하여 쓰리섬을 제안합니다. 그 전까지는 업무를 보는 회사의 변호사와 사무원, 의사와 환자였던 이들은 이 관계를 고집하는 아진에게 이끌려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로의 의견을 내어가며 더듬더듬 셋이 함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진이 어째서 이런 관계를 원했는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가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로맨스 장르의 키워드의 하나로서 두 명 이상의 남자와 한 여자가 등장하는 소설을 여러 권 읽어왔는데 이 소설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른바 역하렘물이 아닙니다. 두 남자가 등장하지만 두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여주의 성장 장치, 트라우마 극복으로 행해진 것입니다.

사실 역하렘 키워드는(이건 역하렘이라기에는 과거도 현재도 좀 다른 느낌입니다만 어디까지나 비슷한 키워드를 찾아 표현하자면...) 어디까지나 소설 속에서 다루어지면서 여주가 주도권을 잡는 성향이 있어서 지금까지 딱히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현대 배경으로 이렇게 등장하니까 좀 무겁네요. 소재가 무거운데 글도 딱히 술술 읽히는 편이 아닙니다. '세 사람'이라는 제목을 보고 기대하셨다면 전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리고 몸정>맘정 키워드도 애매하고, 능력녀라기보다는 순진녀 인상이 강합니다. 색다르긴 한데 재밌지는 않았던, 애매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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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랑을 갈망하는 이형
야마노베 리리 지음, Ciel 그림 / 시크릿노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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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조부모님 댁을 방문한 블랑슈는 열너덧 살 소년 마티아스를 만나 자신의 외모를 싫어하고 웃지 않는 그에게 상상으로 미소 짓는 모습을 그려 건넸다. 그러나 이 멋진 추억은 며칠 뒤에 일어난 사고 때문에 완전히 잊혀지고 만다.

베아트릭스 자작 영애 블랑슈는 아홉 살 때 사고로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일 년 후 친어머니를 병으로 잃고,일 년도 지나지 않아 새어머니 엘리즈와 두 살 아래 이복여동생 마리에트가 들어온 후에는 사람과의 관계를 극도로 차단하며 제 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차기 몽포르 변경 백작 실뱅-훌륭한 집안이지만 괴짜에 내면과 마찬가지로 겉모습이 괴물처럼 추하다는 소문의-과의 결혼이 결정된다.

실뱅은 태어날 때부터 절세의 미녀인 친어머니가 밀통하여 생긴 아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아버지를 닮지 않고 후처가 낳은 이복남동생은 아버지 판박이라 사생아라는 소문마저 있지만 영지 운영이나 국경 분쟁 진압 등에서 활약한 우수한 후계자이다. 게다가 결혼식 날 만난 그는 소문과 다른 미청년이라며 마리에트는 크게 화를 낸다. 그러나 여전한 블랑슈의 눈에, 실뱅은 거대한 짐승으로 보이는데…


사람이 이형으로 보이는 여주와,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진 남주 이야기입니다. 사고 이후 모든 인간관계를 거절하며 계속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온 블랑슈가 결혼으로 집 바깥,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이건 딱히 스포라고 할 것도 아니고 읽으면 바로 아는 거라...) 마티아스=실뱅은 어린 시절의 만남으로 자신에게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었던 블랑슈에게, 이제는 자신이 새로운 세계가 됩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이형으로, 대부분 끔찍하거나 무서운 존재로 보이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요. '겉모습이나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을 보는 일'을 기대되지만, 블랑슈에겐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작중 서술이 있습니다. 인간의 겉모습에 휘둘리지 않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무려 이형의 겉모습을 무시하라니...정말이지 어려운 일이죠. 사고로 인해 상처를 입으며 생겨난 병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 병을 알리는 것도 조심스러운 입장에서 치료하기는 더 힘들어 보이는데, 과연 이 소설의 핵심 소재인 이 시선을 과연 어떻게 마무리할까 했는데 예상외(?)의 결말입니다. 에필로그 시점에서는 캐릭터들의 속내, 사연 등이 모두 밝혀지고 깔끔하게 끝납니다. 여주의 병을 안 남주의 반응까지 어느 의미 대단해서... TL 중에서는 단연 별 다섯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표지도 삽화도 미려해서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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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황태후의 화장담당관 1 황태후의 화장담당관 1
카시와 텐 지음, 유라 카이리 그림, 반기모 옮김 / 루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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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모의 친언니 란카를 아름답게 하는 기술을 익힌 끝에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된 평범한 외모의 스즈네는, 눈을 뜨니 메이크업박스를 든 채 중화풍 세계에 있었다. 말조차 통하지 않는 상태로 여휘에게 주워져 짧은 머리 때문에 남자로 오해받은 채 화취루에 맡겨져 잡일을 하게 된다.

화취루가 있는 곳은 영국이라는 나라의 수도 용원, 화취루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황제가 사는 자미성이 위치한다. 현재 자신을 성모신황이라 부르게 하는 황태후가 권력을 휘두르는 상태. 아직 말도 더듬거리는 스즈네가 기녀들의 화장을 고쳐주기 시작해 화취루 사람들이 아름다워지자 자연히 주위에선 그 비밀을 알아내려 한다. 달빛과 불빛에 의지해 책을 읽으려던 스즈네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글을 알려주는 흑요를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뺨에 상처를 지닌 궁녀 춘려의 인도로 황태후의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현대인 여주인공이 이세계로 떨어져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멋진 만남도 가진다는, 중화풍 이세계 판타지입니다. 유라 카이리님 일러스트를 좋아해서 표지를 보고 덥석 지른 소설입니다. 내지 삽화도 기대대로 멋졌고, 소설도 술술 읽혔습니다. 장르가 로맨스이긴 하지만, 라이트노벨 느낌이 강해요. 황태후와 황제가 대립하고 두 사람이 권력다툼을 하는 와중의 황궁이 등장하는데 딱히 정치적 느낌이 없습니다. 마지막 사건이 그나마 위기인데 풀리는 방법이 방법이라서 더더욱...

1권이 깔끔하게 끝나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원래 세계에 남겨두고 온 언니 란카의 이야기도 궁금하고(동생한테 온갖 양보는 받아놓고 평범한 여동생은 부끄럽다며 외면하고 코디며 메이크업을 다 부려먹어놓고... 스즈네 시점이라 이제 란카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살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지금까지 동생 부려먹은 란카는 고맙다는 인사는 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에필로그에서 '번영의 그림자에 한 명의 화장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자는 거의 없다'고 언급되는 스즈네는 대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되는 건지 궁금하네요. 1권만은 좀 가볍게 느껴지는데 2권에서 좋은 의미로 반전을 느낄 수 있을지 아닐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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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담벼락 헌책방 담벼락 헌책방 1
물빛항해 / 로코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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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는 할아버지로부터 헌책방을 맡은 담희. 첫 손님은 담희가 어릴 때 좋아하던 책, 첫사랑 캡틴 로이드를 사 간다. 이웃의 브런치 카페 사장의 동생으로, 책방 단골이라서인지 계속해서 마주치는 그 남자― 현채운. 그리고 직장 선배에게 소개받은 유도하. 건축사무소 설계팀에서 근무하는 그는 '기억을 오래 남길 수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담희의 말에 호기심을 가지고 소개를 부탁했고, 계속해서 그녀에게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담희는 채운이 신경쓰이고, 채운 역시 갑작스레 담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책을 소재로 한 이야기, 서점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같은 것을 좋아해서 거의 망설이지 않고 구입한 <담벼락 헌책방>.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매했습니다.

서점 주인 여주는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남조와, 어째서인지 계속 부딪치는 남주 가운데 남주 쪽에 마음이 기울어집니다. 남조를 거절하고 남주를 선택하는 게 대략 이야기의 절반쯤 온 시점인데, 남주 감정이 너무 빨리 변한다는 느낌입니다. 여주 시점에서 남주가 신경쓰이다 끌리게 되는 건 이해하는데, 남주가 까칠하다가 여주한테로 감정을 기울이게 되는 게 너무 갑작스러워요. 오히려 단정하게 호감을 보내오던 남조가 여지없이 차여버린 게 불쌍했습니다.

남주와 여주가 이어지고 나니, 이제 또 새로운 방해물이 등장합니다 초반부터 남주와 결혼할 여자라고 등장해있던 화란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헤어져라, 그것이 채운을 살리는 길이다' 라고 말하는 그녀. 그리고 채운의 충격적인 고백.

배경은 여전히 현대인데 갑자기 판타지 요소가 뛰어들어옵니다. 판타지적인 인물, 판타지적인 사건. 부분부분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이건... 이라는 생각이 드문드문 들었어요.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캐릭터들을 좀 더 깊게 조명하고 에피소드도 좀 추가되어 한 권짜리가 아니라 좀 더 긴 장편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목에 책방이 들어가고 여주가 책방을 운영하여 책방이 꽤 많이 등장하고 주연 두 커플 외의 등장인물들이 책방 손님인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고 리뷰를 쓰는 현재 이걸 책방 로맨스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책방이 나오긴 하는데 본격 책방 이야기는 아닌 듯한... 전체적으로, 초반부 분위기로 기대감이 커서 자연히 후반부 아쉬움도 커진 것 같습니다. 초독한 현 시점에선 무어라 딱 잘라 평가하기가 애매한 소설이이에요. 별점은 고민하다가 세 개에 가깝지만 요소요소가 좋았고 작가님의 첫작이시라 차기작을 기대하는 의미에서 넷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할아버지가 과거 이별을 고하며 건넸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찾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당신의 베르테르이지만 알베르트는 아니니, 당신의 알베르트를 찾기 바란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는. 찾아낸 책의 마지막 장에는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해 자살해 버린 베르테르도, 롯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결혼한 알베르트도 원하지 않으며, 그냥 당신을 원하며 영원히 기다리겠다'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책을 보내고 군대를 갔는데, 돌아와보니 책이 와 있어서 편지를 되돌려보내고 완전히 잊겠다는 뜻이겠거니 했는데 사실은 답장이 있었던 거죠. 교훈 : 책이 오갈 때는, 특히 그 속에 메시지를 적었다면 첫 장부터 끝 장까지 꼼꼼하게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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