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초역(2022) By MaedaAkihiko - Own work, CC BY-SA 4.0


'전라의 말들 - 이것을 읽어블믄 우리는 거시기여'(손정승)로부터 옮긴다. 아래 글 속 책거리 김승복 대표는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 이곳은 도쿄의 유일한 한국어 책방'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이 달의 신간이다.





‘솔찬히 힘들다’면서 끝까지 해내는 사람을 나도 한 명 안다. 도쿄 책거리 책방의 김승복 대표님이다. ‘책거리’는 진보초 한복판에서 한국 책을 파는 유일한 한국 서점이다. (중략) 대표님은 내가 태어난 해에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 문학의 황무지에 문학의 씨앗을 꾸준히 심었다. 책거리의 문을 열기 훨씬 전부터 일본에서 쿠온출판사를 운영하며 한강, 김연수, 최은영 등 내로라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 출간했고, 한일 문학 기행을 기획하고 번역 콩쿠르를 여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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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로부터 입수된 ymyphoto님의 이미지


악스트 50호 발표작인 백수린의 '호우'(2023)는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2025)에 실렸다.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순리 같았다. 결혼식은 여름날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결혼식이 다가왔을 때 하필이면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비 오는 날 결혼하면 잘 산대." 우울해진 기분을 떨치려고 결혼식 전날, 그녀는 카페에 앉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창밖을 보면서 말했다. "우린 잘 살 거지만 그런 건 미신인 거 알지? 그냥 위로하려고 지어낸 말일 뿐이야." 남자가 말했다.

그녀가 이 시간에 도서관에 가지 않은 건 폭우 탓이었다. 이상기후가 점점 심해진다더니, 닷새째 비가 계속 퍼부었고 바깥출입이 어려워졌다. 상습 침수 지역은 주의하라는 알림 메시지와 산사태 위기 경보가 수시로 도착했다. 빌린 책이 연체되도록 그녀가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은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규칙적으로 동네 도서관에 가는 건 그녀의 낙이었다. - 호우(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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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오늘의 포스트로부터 일부 가져왔다. 고 박완서 작가가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대목인데 출처는 '박완서 - 문학의 뿌리를 말하다'로서 강연을 활자화한 책이다.



cf. 위 작품을 그린 미국 화가 메리 커샛에 대한 책이 올해 번역출간되었다.





엄마가 딸한테도 시집가서 잘 사는 것 말고 따로 꿈을 가졌었다는 게 나중에도 생각할수록 신기한데, 그건 아마도 엄마가 옛날이지만 책을 참 많이 읽으신 분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시집올 때 필사한 책을 한 궤짝을 가져왔대요.

할아버지는 그것이 혼수는 아니었지만 아주 대견해하셨다고 해요. (중략) 우리 할아버지는 며느리가 다른 혼수는 어떻게 해 왔는지 상관 안 했지만, 그 책들은 자랑스러워하셨다고 해요. 동네 사람들이나 친구분들한테 "새애기는 자기가 베낀 책을 한 궤짝을 가져왔는데 그 필체가 구슬 같더라."고 자랑하셨다나 봐요. 엄마가 글씨를 유려하게 썼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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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히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2k1134a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한나 아렌트) 표지화는 키르히너의 작품이다.

Berlin Street Scene(1913) By Ernst Ludwig Kirchner - Scanned by uploader from the catalog: Deborah Wye, Kirchner and the Berlin Street, New York, MoMA, 2008. ISBN 9780870707414.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란 올해 4월의 신간을 발견했다.

Street, Berlin(1913) By Ernst Ludwig Kirchner - Kirchner and the Berlin Street MoMA


cf. '1913년 세기의 여름'에 화가 키르히너가 등장한다.





아렌트는 유럽의 ‘잃어버린’ 제1세대와 제2세대 사이에 해당하는 1906년에 태어났습니다.

이 책은 『라헬 파른하겐』과 더불어 아렌트의 삶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서전과 같은 성격을 다분히 띠고 있습니다. 아렌트는 자신의 삶과 사상을 직접 이야기하기보다 주로 20세기 어두운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정신세계를조명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어렴풋이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렌트의 유대인성과 유럽인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이 책은 아렌트의 정치사상을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그녀의 정신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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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오늘 영국 브라이튼 해변에 대해 포스팅했다고 북플이 알려준다. 그래서 더 찾아봤는데 미국의 역사학자들이 쓴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 중 '7장 포장된 환상: 기계화된 서커스, 전자화된 극장, 상업화된 볼거리의 공간, 놀이공원'으로부터 옮긴다.

사진: UnsplashRay Harrington


https://terms.naver.com/list.naver?cid=67006&categoryId=68081&so=st4.asc 영국 브라이튼 여행

Royal Pavilion in Brighton, UK. By Xgkkp,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cf. 희곡 '브라이튼 해변의 추억'(닐 사이몬)은 영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브라이튼 해변이다.





내륙에 스파가 있었다면 해변에는 스카버러Scarborough 같은 리조트가 있었다. 해변가의 리조트에서는 식음용 해수와 해수욕을 즐길 수 있었으며 그 물은 통풍 치료와 기생충 퇴치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 가운데 잉글랜드 남부 해변의 브라이튼Brighton은 다른 곳들에 비해 격식은 줄이고 재미는 더해, 1750년 이후 게으른 부자들이 찾는 사교 중심지로 발달했다. 특히 왕세자가 그곳을 즐겨찾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크게 번성했다. 브라이튼에서는 1896년 왕세자의 명으로 지어진 상징적이면서도 기묘한 로열 파빌리온Royal Pavilion〔모스크를 연상시키는 돔과 중국풍 실내 장식을 갖춘 궁전〕이매우 유명했다. 브라이튼 같은 영국의 해변 리조트들은 낮에는 산책을 하고 저녁에는 공연과 춤을 즐기는 곳이 됐으며, 예전에는 배가 정박하는 곳이었던 선착장에는 해변을 산책하고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여흥을 제공하기 위한 파빌리온들이 들어섰다. - 유원지와 놀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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