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오늘의 포스트로부터 일부 가져왔다. 고 박완서 작가가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대목인데 출처는 '박완서 - 문학의 뿌리를 말하다'로서 강연을 활자화한 책이다.

cf. 위 작품을 그린 미국 화가 메리 커샛에 대한 책이 올해 번역출간되었다.
엄마가 딸한테도 시집가서 잘 사는 것 말고 따로 꿈을 가졌었다는 게 나중에도 생각할수록 신기한데, 그건 아마도 엄마가 옛날이지만 책을 참 많이 읽으신 분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시집올 때 필사한 책을 한 궤짝을 가져왔대요.
할아버지는 그것이 혼수는 아니었지만 아주 대견해하셨다고 해요. (중략) 우리 할아버지는 며느리가 다른 혼수는 어떻게 해 왔는지 상관 안 했지만, 그 책들은 자랑스러워하셨다고 해요. 동네 사람들이나 친구분들한테 "새애기는 자기가 베낀 책을 한 궤짝을 가져왔는데 그 필체가 구슬 같더라."고 자랑하셨다나 봐요. 엄마가 글씨를 유려하게 썼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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