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스탄불(구 콘스탄티노플/비잔티움)에 관해 좀 읽었는지라 '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 지음)에 이스탄불이 보여 찾아 읽었다. 전에 내가 주로 본 책은 이스탄불에서 유학한 이희수 교수의 저서들이다. 이스탄불과 친근한 이 교수가 이 도시의 매력을 강조한다면, 유시민 작가의 입장은 달라서, 이스탄불을 "단색에 가려진 무지개"라고 부른다. 


현 튀르키예의 도시 이스탄불이 유럽 도시 기행인 이 책에 한 자리를 차지한 점이 인상적인데 이스탄불의 지리적-지정학적 위치와, 고대 그리스와 동로마였던 역사적 맥락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 튀르키예와 유럽연합의 관계에 대한 최신 뉴스(2023년9월16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75554&ref=A 

이스탄불 - 사진: UnsplashAndrea Leopardi(2021) * 튀르키예 작가 부르한 쇤메즈의 소설 '이스탄불,이스탄불'도 담아둔다. 

오랜 세월 경제적·문화적 번영을 누렸던 이 도시는 20세기에 터키공화국의 영토가 된 후 국제도시의 면모를 거의 다 잃고 말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 비잔틴제국의 역사와 문화는 실종되었고, 그때 만든 몇몇 건축물만 박제당한 공룡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을 껴안고 있다. 흑해의 물은 보스포루스해협, 마르마라해, 다르다넬스해협, 에게해를 차례로 지나 지중해로 가는데, 이스탄불은 가장 좁은 보스포루스해협의 양안(兩岸)을 끼고 형성되었다. 이 도시는 고대 그리스 세계의 일원이었다.

(이스탄불) 상주인구가 국민의 20%인 1천500만 명에 육박하는데, 셋 중 둘은 유럽 사이드에 거주하고 하나는 아시아 사이드에 산다.

무슬림이 아닌 극소수의 터키인과 외국인은 대부분 이스탄불에 산다.

인구를 기준으로 볼 경우, 이스탄불은 유럽 도시 중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도 5위권에 든다. 하지만 역사와 문화는 뉴욕, 베를린, 파리, 베이징보다 훨씬 깊고 넓다.

예전의 이스탄불이 지녔던 문화적·종교적·민족적 다양성은 거의 다 사라졌다. 터키공화국이라는 그릇은 1천500년 이어진 국제도시 이스탄불의 문화 자산을 담아낼 만큼 크지 않았던 듯하다. 이스탄불의 흠을 잡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이 도시의 오래된 건축물과 공간을 독해하려면 이런 변화를 고려해야 하기에 하는 말이다.

이스탄불이 단색의 도시로 변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오스만제국이 해체되어 제국의 수도 지위를 잃은 것, 둘째는 터키인이 아닌 주민들이 도시를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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