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살펴보면 입으로는 집단적 자유의 구현을 중시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장마저도, 실제로는 개인적 차원에서 자유를 구현하는 데 그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심지어 엘렌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존재를 자신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간주하고, 그러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자폐에 가까운 상태에 가두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그가 노동 운동에는 참여하되 자신이 개인적으로 상정한 노동 운동의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모든 정당과의 연계 활동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이 엘렌에게 느끼는 거부감은 한 여인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유아론적 세계를 고수하길 원하는 기만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러한 자신의 욕망의 실현 불가능성, 나아가 그것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있는 타인에 대해 느끼는 거부감을 형상화한다고 할 수 있겠다.]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910540 시몬 드 보부아르의 『타인의 피』 : 자기기만 개념에 대한 윤리적 재해석, 강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