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성을 ‘백인성’(whiteness)에의 추구로 읽고, 멜빌과 같은 동시 대 작가들이 탐구한 백인성-공포-죽음의 은유가 반점에서도 나타난다.
에일머가 아내의 반점을 볼 때 마다 온갖 상념에 잠기고 격한 감정으로 꿈에서조차 괴로워하는 이유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으되 강력하게 자리한 의심 탓이다.
호손이 소설을 집필하던 무렵의 독자들은 무엇보다 “눈처럼 흰” 피부 위에 돋 보이는 “진홍빛 얼룩”이 말 그대로 백인의 혈통에 스며든 ‘한 방울의 흑인 피’를 은유한다는 것을 쉽사리 알아차렸을 것이다.
당시 노예제 옹호론자들의 주장에 따라 인종 간 결 혼은 계급적으로 부적절한 처신임을 넘어서 생물학적으로 파멸과 재앙을 불러일으 키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조지아나의 진홍빛 반점은 마 치 오염원처럼 그려진다. 에일머의 시선에서 뺨 위의 작은 핏빛 얼룩은 순혈의 핏 줄을 더럽히고 백인이 아닌 혼혈 자손을 배태할 것을 암시한다.
모국의 땅을 여성의 몸으로 상상하는 방식에서 조지아나의 몸은 말 그대로 미국 국 가의 영토를 은유하며, 그녀의 뺨에 새겨진 반점은 미국에 거주하는 아프리칸 후 손을 나타낸다.
검은색으로 암시되는 흑인의 존재는 계속된 실험 속에서 도 뚜렷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며 쉽사리 제거될 수 없음을 암시한다.
에일머의 계속된 시도는 타자로서 흑인과 여성을 배제한 채 백인 남성성에만 의거한 미국성의 구축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기획임을 암시한다.] 출처: 호손의 「반점」에 나타난 인종, 젠더, 국가 (한우리)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720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