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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 사서삼경에서 건져 올린 천년의 내공
조윤제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나는 동양고전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뽑아 지혜를 전달해주는 조윤제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동양고전에 얼마나 통달해야 이런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을지 경이로움을 느낀다. 작가의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책에 담긴 그의 필력처럼 그의 인성이 느껴진다.
'난초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인품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멘트처럼 인품의 향기는 숨기지 않아도 드러나는 법이다. 나는 보험영업관리자이다. 지금은 40대 후반이지만 20대 후반부터 시작했다. 30대의 관리자로서 제일 이해가 안된 것이 '50을 넘긴 분들이 어떻게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였다. 지금은 나이와 인성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당시에는 나의 부모 연세였던 분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도 나는 한 사람을 빼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모시고 일을 한다. 많게는 70세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볼 때마다 인품은 나이와 상관없음을 느낀다. 인품은 나이와 전혀 상관이 없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평소 절제된 생활과 자기수련을 통해서 이룩하는 거룩한 업적이다.
유유상종.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똥에는 똥파리가 꼬이고, 꿀에는 벌이 꼬이는 법이다. 좋은 사람과 같이 있으면 그 사람을 닮고 싶어지고, 안 좋은 사람과 같이 있으면 그 자리가 불편해야 한다. 안 좋은 사람과 같이 있으면서 그 사람과 동화되어 간다면 본인도 안 좋은 사람이었다는 증거인 것이다. 공자는 선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난초향 그득한 방에 오래 있으면 그 향을 맡지 못하는 것처럼 동화된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동양문화권에서는 중국의 사서삼경을 기본 경전처럼 여겼다. 사서삼경에는 인생의 방향과 기준을 일러주는 좋은 말들이 많다. 사서삼경은 시경, 서경, 역경의 3경과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의 4서를 일컫는다.
<시경>에서는 인생을 살면서 인간으로서 당연히 행해야 하는 사람됨의 도리를 찾는다. <서경>에서는 오늘을 읽고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통찰력을 배우고, <역경>에서는 하늘의 뜻을 살펴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운명에 대처하는 법을 배운다.
<논어>에서는 사람답게 사는 바탕을 찾는 삶의 기본자세, 군자다움을 배운다. <맹자>에서는 혼란함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난세를 돌파하는 힘을 기르는 힘을 배운다. 요즘같은 비정상의 시대를 정상으로 만들 수 있는 지혜가 가득하다. <대학>에서는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세상을 다스리는 기본임을 깨닫고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법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중용>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고 균형을 찾아가는 법을 배운다.
사서삼경의 엄청난 분량을 이겨내고 찾아낸 천년의 내공 앞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인생을 사서삼경에서 찾아낸 일부의 지식만으로도 풍요롭게 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이렇게 정제된 내용을 읽으면 더 노력하고 정진해서 사서삼경을 각각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