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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권력의 기술자, 시대의 조롱꾼 ㅣ 문화 평전 심포지엄 4
폴커 라인하르트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마키아벨리 평전은 처음이다. 보통 마키아벨리는 그의 유명한 저서 '군주론'을 통해서 알게 된다. 이번에는 군주론이 아니라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기나긴 이야기다. 폴커 라인하르트의 눈에 비친 마키아벨리는 어떤 사람일까? 권력의 기술자로 불린 그는 왜 시대의 조롱꾼이라고 불렸을까?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약 45년 만에 비상계엄 선포라는 중대한 정치적 이슈를 겪었다. 최첨단을 달리는 세계 정상의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뿐 아니라 외국 사람들조차도 생소하게 생각한 정치 이벤트였다.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을 보면서 국회의원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는 말에 신뢰를 잃었다. 국회의원은 국민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에 의해 선출되어서, 국민들의 뜻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고, 의결을 해야 함에도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철저히 '당론'이라는 명목하에 국민들의 대표적인 의견은 묵살되었다. 국민들의 생활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대통령의 잘못을 가려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들의 대표하는 자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했다.
마키아 벨리는 이런 정치인들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완벽한 정치인은 파렴치할 줄 알아야 할뿐더러 속임수도 쓰고 계약도 파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들은 너무나 절묘하게 표현하지 않았는가? 정치인의 속성은 온 힘을 다해 속이는 것이다. 우정과 연대의 가면을 쓰고 접근해 목적을 이루고 배신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마키아 벨리는 국민들은 기만당하길 원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기만한다고 한다.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지지 않고, 때로는 사자처럼 때로는 여우처럼 행동한다. 오늘날의 정치인들을 보면, 내로남불은 당연하고 파렴치한 모습이 가관이 아니다.
파렴치하고 속임수에 능하고 자신이 내뱉은 말은 밥 먹듯이 어기는 정치인이 성공한다고 진단한다. 마키아 벨리가 사는 시대도 그렇지만 그의 진단은 21세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권력을 얻고 행사하는 법을 터득한 사람은 그 지식을 전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그의 말은 12.3 계엄선포를 정확하게 진단한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잘 모르는 정치인이다. 그는 법을 잘 아는 검사였고, 대통령이 되어서 정치 또한 검사정치를 하였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권력을 얻고 행사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그는 12월 3일에 헌법에 어긋나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2회 만에 국회의 표결에 따라 가결된다. 대통령의 운명은 이미 헌법재판소의 판단으로 넘겨졌지만 내란죄로 여겨지는 죄명들은 경찰, 검찰, 공수처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윤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통치의 행위라고 말한다.
마키아 벨리의 말을 빌리면 윤대통령은 짧은 시간에 터득한 정치에 대한 지식을 국가 전복을 위해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윤대통령의 계엄선포, 탄핵안 가결, 그리고 그 이후에 보이는 윤대통령과 여당의 행태는 마키아 벨리가 예측한 정치인의 행보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정치인들의 실체, 정치는 도덕적이어야 하는지, 유권자는 매번 속지만 계속 그들을 뽑을 수 밖에 없는지 등 권력의 기술자의 글을 통해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