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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 인생의 오아시스를 만나는 예일대 명강의
마릴린 폴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플레저 / 2024년 11월
평점 :
쉼.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다.
나는 작년 8월부터 하루를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아침 6시쯤 출근해서 저녁 9시가 넘어서 퇴근한다. 일주일에 7일을 일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언제가 사무실에 있다. 올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사무실에서 보내느라 계절을 느낄 여유조차 나에게는 사치였다.
7년 동안 운영하던 사업을 접고, 또 다른 사업을 시작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조직이 점점 안정화 되면서 커지고 있지만 내가 바라는 탄탄한 100명에는 한참 멀었다. 20명 대에서 들어오고 나오는 조직원들이 생기면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지금은 30명 대를 바라보고 가고 있다. 물론 지금 조직원 중에서 5명 정도가 정리해야할 대상이다.
쉼 없이 달려오면서 조직을 만들고 탄탄하게 다지고, 교육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주말까지 반납했다. 그리고 이번 주도 역시 사무실에 나가 남은 일과 2024년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항상 이런 생활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24년에 마무리하고 2025년에는 쉼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타이밍에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필자는 휴식의 중요성을 모르는 리더와 쉬어야 하는 데 쉬지 못하는 사람을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나는 필자가 말하는 두 가지 형태에 모두 속한다. 스스로 쉬지 못하고 있지만, 휴식의 중요성을 간과하면서 사는 리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도 필자가 말한 것처럼 영업일이 짧을 때는 직원들이 주말에 스스로 출근하기를 바랄 때가 많았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자주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휴식의 가치를 너무 잘 안다. 나 스스로가 리더이기 전에 조직원이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니 내가 조직원이었을 때 가장 싫었던 기억이 주말에 출근을 강요하는 리더였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런데 내가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시를 좋아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시에 전문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올라갈 때는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가다보니 바로 옆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목표를 달성하고 하산하는 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돌아보니 보지 못했던 그 꽃이 드디어 보인 것이다.
나처럼 '쉼'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는 시이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휴식 없이 열심히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가족을 등한시한 것은 아닌지. 삶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더 아름다운 것들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너무 열심히 사는 것을 내려놓고 가끔은 주말을 통째로 비워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휴식은 온갖 고통으로 삶이 괴로울 때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지친 자신을 회복할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준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더 가치 있고 뜻깊은 인생을 위해서 나는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 같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쉼의 의미를 잘 깨우쳐 주는 책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