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 할 부모와의 관계 정리 수업
가와시마 다카아키 지음, 이정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1월

나는 요즘들어 부쩍 자녀를 키우는 일이 가장 힘들고 위대한 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동물과 같은 상태로 사회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룰을 알려주는 일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면서 어려운 일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스스로 부모의 자격이 되는지 돌아보게 된다. 또한 아무나 자녀를 낳아서 키우면 안된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부모와 자녀는 천륜이 맺어준 사이이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문제를 일으켜도 부모는 거의 끝까지 자녀를 보살핀다. 부모가 문제를 일으킬 때는 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부모를 살피는 자녀는 많지 않은 듯 하다. 천륜은 사람이 함부로 끊을 수 없다. 하지만 요즘은 천륜도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끊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어머니와 무관심한 아버지 사이에서 희망도 없고 끔찍한 하루를 버텨내면서 살아왔다.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스스로의 성격은 주눅들대로 들어 늘 움츠러든 상태로 어린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지내다 사회인이 되어 심리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부모와의 인연을 끊는 것이 정답임을 발견한다.

가족과의 얽힌 관계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의 희생으로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그런 것을 절대로 고마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족 중 부모 때문에 힘들다면 이제는 부모를 싫어해도 되고, 부모와의 관계도 정리해도 좋다는 희망을 준다.

부모는 자녀를 지배하려 한다. 나도 종종 아이들에게 부모의 방식을 강조하곤 한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생의 선배로서, 사회가 정한 기준에 적합한 행동을 자주 요구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필자처럼 부모를 미워하는 자녀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부모들 또한 그들이 겪은 일들로 인해 아픔을 지니고 있다. 자녀들은 그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부모의 방식을 강요하기도 한다. 부모가 마음의 병이 있는 경우로 자녀에게 결코 건강한 정신을 선물할 수 없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내가 가진 마음의 병으로 인해 자녀들까지 불행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억누른다.

자녀의 나이와 상관없이 부모는 자신의 감정으로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 만약 부모가 상처를 주는 사람이라면 부모와 자녀 사이에 경계선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서로의 가치관에 경계선을, 감정과 책임에 각각 경계선을 긋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스스로 겪은 안좋은 기억만 남아 있는 과거와도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상처주는 부모에게 얌전히 당하고만 있지 않아야 한다. 부모의 끊임없는 기대와 집착을 멈추도록 설득해야 하고, 예의를 갖추러 부모의 말에 반박하라. 대화를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문제는 얼마든지 풀릴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풀어나가는 것이다. 만약 여전히 풀리지 않는 괴로운 관계로 남아 있다면 부모와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안내하는 방법으로.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