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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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사과'라는 말을 많이 들어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물론이고 현실에서도 진정성은 중요한 척도가 된다. 진정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현상을 되돌아본다. 언제가부터 진정성은 현대를 살아가는 기준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것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삶을 옥죄는 덫이면서 거역할 수 없는 교리가 되고 있다.


진정성은 세속의 종교처럼 삶의 목표를 제공하고 자기성찰을 돕는다. 더 크고 어려운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개인의 행복 추구에 더 집중하는 것을 정당화한다. 이런 측면에서 진정성은 남의 이목은 신경쓰지 않고 본인이 추구하는 삶과도 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선한 목적의 진정성도 우리에게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생긴다.


진정성은 성실성과 여러모로 상반되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진정성은 외부적 환경에 대응하여 진정한 내적 자아를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했다고 한다. 자신을 소유하는 것, 자기 소유를 달성하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라고 보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성실성은 이타주의와 관련이 있다.


필자는 진정성의 의미가 맥락에 따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성의 3가지 의미를 설명한다. 첫째는 사물의 진정성을 의미한다. 그 물건이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를 판명하는 것이다. 둘째는 질적 측면의 진정성으로 '진정성이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의미는 자아의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진정한 자아와 같은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가기도 하지만, 반대로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외부의 힘에 맞서기도 한다. 어느 시대보다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진정성 남용'의 시대에 진정성의 진정한 의미를 더 알 수 없게 되었다.


진정성은 원래 그 자체가 자유를 추구하고 좋아하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하나의 교리처럼 굳어질 때 오히려 자유를 제한하거나 빼앗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세상의 이치가 적당한 선을 지키지 못하고 넘어설 때, 문제가 생기는 법이다. 진정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거나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규명하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진정성이 일종의 내 안에 있는 정체성과 일면 닮아 있지는 않을까하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진정성의 의미와 정체성의 의미에 통하는 것이 무엇일까?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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