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축소사회 대한민국 - 사회교사의 눈으로 본 인구 소멸과 우리의 미래
정선렬.엄혜용 지음 / 행북 / 2024년 11월
평점 :
인구소멸, 지방소멸. 벌써 몇해 전부터 자주 들리는 단어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현실이 된지 오래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가장 비슷하게 따라 사회가 변하는 나라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일본을 따라간다기보다 전세계의 인구 고령화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유소년층 인구가 즐어들고, 노년층 인구가 많아지는 인구 구조가 비슷해지는 현상을 보인다.
대한민국 출산율이 전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산율이 1을 기록하면 유지인데, 그나마도 0.7를 지나 0.6으로 향하고 있다. 저출산, 인구고령화는 대한민국의 인구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지표로 인구소멸을 불러온다. 출생인구는 줄어들고, 생산가능인구는 나이를 들어가면서 사회도 나이 들어간다.
인구소멸은 필연적으로 축소사회를 불러온다. 나는 30년 전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인구 감소로 폐교의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폐교되지 않고 분교장으로 명맥을 유지하며 겨우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학교는 축소되어 유지되었다. 물론 지금은 폐교된지 오래다.
내가 태어난 전라남도의 작은 마을은 한 때 30~40가구를 넘는 나름 작지 않은 동네였다. 지금은 10가구도 채 되지 않는 유령마을이나 다름없다. 나이드신 어머님이 혼자 사시는데, 주변의 이웃분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으니 마을도 줄어들고 학교도 줄어든다. 그렇게 축소되다가 학교는 소멸되고 마을도 같이 소멸되는 수순을 밟는다.
몇해 전부터 시골 마을을 방문할 때마다 못보던 시설들이 하나씩 들어서는 걸 보게된다. 숲속 도서관이 들어서더니 생태마을이 조성되었다. 그리고 그 옆에 넓은 주차장을 갖춘 카페가 들어섰다. 내가 시골을 방문할 때는 주말일 때가 많은데, 갈 때마다 시설들이 텅 비어 있는 모습을 본다. 인구소멸과 축소사회에 대비한 어떤 대안으로서 생긴 아이디어일텐데 아쉽기 그지 없다.
반면 인구소멸과 축소사회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곳도 있다. 동탄신도시, 위례신도시, 목동 등 자녀교육에 유리한 지역들은 노년층의 인구 증가를 인식할 수 있지만, 유소년층의 감소를 피부로 느낄 수 없다. 오히려 더 늘어나는 추세로 자녀교육에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지역은 학생 수를 감당할 수 없어 오히려 학교 신축을 고려하는 중이다.
이렇게 인구소멸과 축소사회에 대한 인식은 세대마다, 지역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양상을 띤다. 개인적으로는 서로 다른 인식은 지역 이기주의를 강화시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필자는 각 세대가 마주하고 인구 문제와 구조를 구분해서 다룬다. 내가 속해 있는 40~50대는 책임질 것이 많아 자신들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세대라고 진단한다. 너무나 슬픈 진실이다. 자녀들을 부양해야 하고, 우리 부모 세대들을 부양해야 하는 세대이다. 다행히 부모에 대한 부양을 할 필요가 없는 자녀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이 경제적 능력이 없으셔서 부양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교육비에 올인하지는 않지만 나의 미래를 충분히 준비하고 있지도 못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풍요로운 40~50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지고, 직업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다. 개인적으로 준비한 연금은 많지 않고, 국가의 연금시스템도 믿을 수 없다. 우리는 부모세대를 위해 공적연금을 모았지만, 정작 우리 세대의 연금을 위해 저축을 해줄 자녀 세대가 부족하다.
각 세대들이 직면한 고민과 문제들, 그리고 향후 인구 구조의 변화가 가져올 변화들이 두렵다. 우리 나라의 생산 인구가 증가하여 사회가 활력을 가지려면 출생인구가 많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이민자들이다. 이민이 증가하면 문화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지방이 소멸하고, 수도권으로 집중되면 국가 공동화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매년 삐걱거리는 4대보험의 붕괴 위험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필자의 의견대로 인구 회복의 골든 아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