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 아내에게 들려주는 미술사 이야기 - 미술관 안에서 펼쳐지는 수학, 과학, 철학 그리고 종교 이야기
김대능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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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가장 버거웠던 과목 중에 하나가 미술이었다. 그리는 것도 힘들고, 지금은 그림을 이해하는 것도 난해하다. 미술품 감상은 마치 철학과 같이 서로 다른 심미안으로 봐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사람은 느끼고 나는 못 느끼는 그런 것 말이다. 아마도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똑같은 그림을 보면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섬세한 감상평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신기할 때가 많다. 거기에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지면 더 흥미롭게 들린다. 필자는 이과생인 아내와 그림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꼭 이과생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분야가 아닌 미술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이 미술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술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술작품을 잘 이해하려면 미술사 공부나 현학적인 표현을 공부하기보다 화가의 삶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화가는 그림에 어떤 것들을 담고 싶었을지 생각하면서 보는 것이다.


마치 작가가 글을 쓸 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생각하면서 읽는 것과 같은 것이다. 독자가 책을 읽을 때 작가의 화려한 문체나 멋진 문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책 전체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소주제를 통해 어떤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했는지를 생각하면서 읽는 것이다.


필자는 그림을 보면서 '예쁜 그림'이라는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면 온전한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은 나도 예술 작품을 보면 시각적인 부분을 먼저 보고 그게 끝이었던 적이 많았다. 필자의 말처럼 음악을 들으면서 '도, 레, 미' 음은 좋은데 '파, 솔, 라'음은 별로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각각의 음과 멜로디, 가사, 그리고 부르는 가수에 따라 음악의 감동이 달라지듯이 미술작품도 마찬가지이다.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작가로서도 최초의 수상이라고 하니 축하할 일이다. 한강 작가는 자신의 책에 518과 43사건을 모티브로 활용했다. 작가는 시대의 반영, 역사적 사실 등을 글을 통해서 표현해 낸다. 그래서 읽으면 이해가 어느 정도는 되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글이라도 읽는 사람의 배경지식에 따라 이해되는 정도는 다르다.


미술작품도 마찬가지다.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거장들의 작품 세계에 빠지는 여정이다. 미술작품 자체의 화풍, 기술 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작품을 통해 진짜로 하고 싶어하는 작품 너머를 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필자는 미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작품 너머의 화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작가의 진짜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살았던 시대, 시대가 흘러 역사가 쌓이면서 더해지는 이야기를 같이 읽을 수 있다면 미술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 단순히 시각적 유희만을 즐기기에는 미술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시각적 유희를 넘어 화가, 시대, 역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듯 하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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