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니블렛의 신냉전 - 힘의 대이동, 미국이 전부는 아니다
로빈 니블렛 지음,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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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은 원래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대립을 나타내는 말로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재편된 구조를 뜻했다. 따라서 정치적 이념을 중심으로 나뉘어 대립을 계속하다 전쟁까지 했었다. 반면, 신냉전은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다. 과거처럼 정치적 이념에 의한 대립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대립에 가깝다.


중국은 최근 공산주의 국가에 자본주의를 효과적으로 잘 결합하여 전세계에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국의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과거에는 값싼 중국산이 전세계를 지배했다면 시진핑 정부는 저가 제품뿐 아니라 최첨단 기술까지도 중국이 주도권을 잡으러 하고 있다. 이에 미국이 가장 반발하면서 경제적 제재 등을 통해 견제하고 있다.


2가지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중국과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기반을 둔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마치 다른 정치 체재를 가진 동반자 관계에 가까울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에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도록 취한 조치와 2022년 2월 소련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맹렬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지배력이 유지되는 것이 싫었을 것이고, 미국은 동맹 국가인 한국, 일본, 대만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게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나토의 적대국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특히 한국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국과 중국의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의 꼴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경제적인 우호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었으나 미국의 동맹국가로서 미국이 중국에 취한 보복조치를 따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중국의 미움을 사게 되었다. 한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필자는 국가 안보를 의지하고 있는 미국과 경제 성장을 의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어떤 태도와 전략을 취할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즉 미국이 중국에 가하고 있는 통제와 억제에 대해 어느 선까지 보조를 맞춰야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중국과 미국을 모두 포기할 수는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과의 교역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필자는 군사적 측면의 충돌을 감행했던 과거 냉전과 달리 경제적 측면에서의 충돌이 발생하는 신냉전에서 한국에 중립적인 태도를 조언한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모든 품목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최첨단 기술만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중국과의 최첨단 기술을 거래해서는 안 된다. 다만 그 외의 다른 분야에서는 중국과 좋은 경제적 관계를 맺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미국이 그런 부분까지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언제나 피해를 봐왔던 과거의 역사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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