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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군주론 - 新譯 君主論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세키네 미츠히로 엮음, 이지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평점 :
군주론은 500년 전에 마키아벨리가 당시 피렌체 공화국의 군주인 메디치를 위해 작성되었다. 마키아벨리는 헌사를 통해 군주에 마음에 들고자 하는 자들이 군주가 마음에 들어하는 것을 바치는 것처럼 본인은 <군주론> 을 통해 군주를 섬기는 증거로 삼고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귀중한 것을 드린다고 밝힌다.
군주론에는 피렌체 공화국에서 외교와 군사 분야의 요직을 거치면서 본인이 경험한 것과 인간의 역사에 빛나는 위인들의 사례를 통해 최고의 군주가 되기를 바라는 마키아벨리의 소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책의 시작은 통치제도의 종류로 시작한다. 당시 세계는 공화제와 군주제 중 하나의 정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군주제는 세습형 군주제와 새로운 군주제로 나뉜다. 세습형 군주제는 국가의 유지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선대 조상들로부터 축적해온 매뉴얼 같은게 있다고 할까? 반면 새로운 군주제는 안정시키는 것도 어렵고 또 다른 변혁을 통해 다시 새로운 변혁을 맞이할 확률이 높다. 군주에게 바치는 뇌물 격인 <군주론>은 현 체제의 지속적인 세습을 지지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군주제는 문제가 많음을 지적한다. 새로운 군주제는 변혁을 통해 시작되고, 변혁은 한 번 일어나면 반드시 다음의 변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민중은 변혁을 통해 지도자를 바꾸면 모든 것이 나아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쉽게 바뀌고 나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반란이 쉽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반란도 잘 다루면 '안정'으로 바꿀 수 있다.
또 다른 변혁을 막고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려면 군주는 민중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언어와 풍습이 같은 지역을 통합했다면 기존 군주의 혈통을 끊어버리는 것만으로도 민중을 평온하게 다스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언어도 풍습도 다른 지역의 영토를 손에 넣었을 때다. 이럴 경우 군주는 기존 통치자의 혈통을 끊는 것과 더불어 주민들의 법과 세제를 바꾸지 않아야 한다.
거기에 더해 군주가 새로운 영토로 터를 옮겨 사는 것이 효율적이다. 주민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순종하지 않는자들 또한 군주를 두렵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새로운 영토를 확장하려 할 때는 이주민을 보내는 방법을 추천한다. 인간이 가볍게 상처를 받을 때는 복수를 하지만, 큰 상처를 입으면 복수할 수 없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인간미 넘치는 군주가 아니라 나라를 부국강병으로 이끌고 변혁에 흔들리지 않는 국가를 운영하는 진정한 군주의 상을 제시한다. 국가를 전쟁 없이 선한 의도로만 통치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내가 쳐들어가지 않아도 호시탐탐 노리는 나라들이 많다. 그래서 항상 선의가 최선은 아니다.
선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군주론>은 명저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국가통치와 국가의 유지, 그리고 바람직한 군주상의 관점에서는 500년 동안 최고의 칭송을 받았고, 앞으로도 최고의 자리를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 <군주론>은 어느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뿐 아니라 팔로워들도 꼭 읽어봐야할 인간 군상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