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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 - 일상의 선택에 해답을 주는 편리한 경제이야기
최병일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7월
평점 :
나는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관련 학문인 경제학 수업을 많이 수강했다. 이렇게 배운 경제학은 상아탑에 갇힌 학문이었고, 실제 생활에서 활용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내가 배운 경제학은 현실을 다룬 학문이었음에도 현실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죽은 학문으로 남아 있었다. 교과서가 아닌 책으로 만난 경제학 서적은 대부분 경제학을 현실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20년 전쯤 히트가 된 책 제목이 생각이 났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책은 경제학을 현실과 접목시킨 아이디어로 히트를 쳤다. 이 책도 우리가 배운 딱딱한 경제학 지식을 현실적인 이슈와 접목시킨다. 선거, 투자, 부동산, 챗GPT, 임금, 화폐, 결혼, 예능 프로그램, 역사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것들에 관한 경제학을 쉽게 설명한다.
필자는 실패한 공산주의를 통해 시장의 교환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자본주의가 인류를 좀더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직접적인 기부나 봉사활동을 통한 봉사보다 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봉사 방법이 바로 내가 일하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 경제는 그렇게 다른 사람을 돕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경제를 효율적으로 만든 것은 물물경제에서 벗어나게 해준 화폐시스템일 것이다. 그 중에서 종이화폐와 동전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큰 기여를 한 종이화폐와 동전이 사라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모든 문서들이 전자화되어 가고 있고, 많은 나라들이 물리적인 화폐를 점차 디지털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미 현금 없는 버스가 거리를 운행하고 있고, 현금을 받지 않는 매장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곳에서 운영되는 무인점포들은 당연히 현금을 사용할 수 없다.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은행 강도가 없어진다고 한다. 또한 매년 종이화폐와 동전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약 1,000억원의 관리비용도 필요가 없게 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현금을 탈세 수단으로 이용하는 많은 방법들을 차단할 수 있어 세수의 증가가 기대된다. 국제기구가 추산하는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 대비 20% 수준이라니 엄청나다. 이런 자금들이 양성화되면 범죄는 줄어들고, 정부의 재정수입 기반이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금이 사라진 사회는 모든 것이 디지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가 개인들의 모든 지출활동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국가가 모든 개인들의 사소한 일상을 감시할 수 있는 '빅브라더' 사회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은 나라들의 디지털 화폐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자산가들에게 걱정이 되는 소식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이다. 현재는 고액의 종이화폐가 있어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실시하면 현금을 금고에 보관하거나 땅에 묻을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 사회에서는 그럴 수 없다. 따라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것들의 경제학적 해석, 재미있는 경제학 지식, 다가오는 미래에 달라질 것들에 대한 경제학적 진실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서 흥미를 배가시킨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이해가 잘 된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