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입니다 - 9n년생과 플랫폼 교수의 고군분투 옷가게 창업기
이승훈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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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로 돈 벌기 가장 쉬운 시대라는 말이 이제는 식상하다. 좀 성공했다 싶으면 다들 사용하는 관용구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하지만 나처럼 아직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고민만 하면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많은 사업 아이템 중에서 옷가게 창업을 시도했다. 교수가 인터넷 옷가게를 시작하니 주위에서는 수없이 질문을 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상 교수가 옷가게를 하는 것은 무언가 이상한 모양이다.



저자는 플랫폼을 가르치는 교수로 옷가게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옷가게를 통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대부분의 교수처럼 지식을 지식으로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르치는 이론을 실전에 직접 접목하는 시도를 한 것이다.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그 플랫폼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공급자로서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일단 학생들에게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현장 경험을 가르치고 싶은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평소 가지고 있던 창업에 대한 어떤 열정이 두 번째 이유다.



플랫폼을 가르치면서 플랫폼의 위력을 실감한 저자는 플랫폼의 공급자로서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상품이 어떻게 소싱되고 판매되고, 배송되고 고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저자가 거둔 가장 큰 수익은 플랫폼 운영자는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시장의 공급자들을 황폐화 시킨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저자는 플랫폼의 가치와 유용성을 가르쳤다. 저자가 플랫폼에 공급자로서 참여한 6개월 동안의 경험은 반 플랫폼 전선에 서게 했다. 패션 플랫폼들은 패션 생태계를 통째로 바꾸어 놓았고, 그런 변화는 오히려 패션계를 퇴보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무한 가격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산 제품들로 넘쳐나는 시장을 만들고 말았다.



패션뿐 아니라 음식 배달, 모빌리티 등 플랫폼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업계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 쿠팡, 배달의 민족의 정책에 따라 공급자들의 생사가 결정되고, 카카오택시 기사들도 이제는 카카오의 정책대로 움직여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플랫폼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교수가 느낀 플랫폼 현장의 모습은 전혀 이상적이지 않았다. 지식으로서만 가르치는 사업모델로서의 플랫폼은 기존 사업방식보다 월등하다. 하지만 플랫폼이 힘을 가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커지고 있다. 저자는 이런 힘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는 선량하고 공정해야 함을 강조한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배하는 세계는 편리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카카오, 네이버, 쿠팡, 배달의 민족 등 많은 플랫폼이 성공을 거두고 있고, 소비자들은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시장 참여자들의 아픔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6개월의 경험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단다. 플랫폼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부정적인 면을 함께 이해하는 것이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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