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평점 :

2021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며, 올해 읽어야할 단 하나의 과학책이라 극찬을 받는 책을 골랐다. '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의는 뇌과학 분야 TED 강연 조회수가 무려 1,300만 뷰를 넘는 핫한 주제다. 인간의 의식은 과학이 초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스터리한 분야로 남아 있고, 과학을 넘어선 영역으로 받아 들여진다.
인간의 뇌의 구조는 신기하다. 많은 영화들에게 기억력을 지우고 조작하는 등의 시도를 할만큼 뇌의 구조는 아직 미지의 세계다. 신의 영역이라고까지 불리는 의식에 대해 과학의 힘을 빌려 생명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려고 한다. 우리의 뇌와 신체 안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통해 의식을 파헤쳐가면 의식의 본질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의식을 과학적인 측면에서 규명하려고 하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유물론, 유심론, 이원론, 범심론, 신비주의 등 의식과 물질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접근법은 다양하다. 저자는 이 중에서 유심론(물리주의) 관점을 채택하여 의식을 설명하고자 한다.
물리주의는 추상적인 의식의 과학을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명쾌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뇌와 몸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과정의 결과로 특정한 의식적 경험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런 물리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의식하며, 언제 의식하는지 다룬다. 의식의 내용을 구성하는 감각 신호를 뇌에 전달하고, 뇌는 신경 프로세스를 통해 고유한 지각을 형성한다. 이 지각은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지각한 내용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에 따라 추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결국 의식이란 우리의 의식적 경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 기반의 예측이라고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외부의 영향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서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통 의식은 지능과 관련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의식은 지능과 무관하며, 살아있는 신체를 기반으로 물질적인 토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저자는 의식을 토대로 인간도 커다란 자연을 구성하는 일부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의식이 자연과 분리되어 인간만이 가지는 특성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이라는 철학적 깨달음을 안겨 준다.
내가 읽어본 신경과학 책 중에서 가장 난해하다. 뉴런과 물질, 인간의 의식 등 정말 추상적인 분야를 다루는 신경과학 분야 전문서다. 신경과학 분야가 처음이라면 다른 서적을 읽고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미 3~4권 이상의 신경과학 서적을 탐독한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다른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선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공상과학 책을 한 권 읽은 기분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