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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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에리히 프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읽은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로 인해 그의 인생이 변화했다. 그는 프롬에 심취했고, 프롬에 대해 다양하게 연구한 학자이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기반한 프롬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



인간은 자유를 가짐으로써 삶의 풍요로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알 수 없는 불안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저자는 인격 전환을 목표로 하는 프롬의 사상을 전달하고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에리히 프롬은 어머니의 지배욕과 소유욕으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어머니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보호, 배려, 칭찬 등을 구하고, 그럴 때에만 행복감을 느끼는 아이었다. 어머니로부터 분리될 수 있는 위협이 생기면 참을 수 없는 불안을 느꼈다.



이는 그의 결혼에도 영향을 미쳤다. 11살 연상의 여인과 첫 번째 결혼을 하고, 15살 연상의 여인과도 관계를 가졌다. 프롬은 이런 여성들에게 자신을 칭찬해주고 보살펴줄 어머니상을 찾으려 했다. 프롬은 침울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소외감과 우울감을 느끼곤 했다.



프롬은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면서'왜 내가 현재의 내가 되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다른 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자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삶이 환경과 조건에 의해 결정되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주체적으로 반응하여 바꾸어 나갈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당시 정신분석학을 이끄는 주류에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본능이 약해지고 이성이 발달하였다. 동물은 눈 앞에 닥친 현실에 사로잡혀 있지만, 인간의 자신의 탄생과 죽음을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과거와 미래에 열려 있다. 인간에게는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왜 자유를 원하는가?', '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등과 같은 고민을 한다.



저자는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중심으로 프롬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 프롬의 사상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프롬이 지향하는 인본주의적이고 공동체주의적인 사회주의의 실현은 가능할 것인가?



프롬은 사람들의 삶을 소유와 존재로 양분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람마다 소유와 존재가 뒤섞여 있으며 양쪽 중 한가지의 성향이 조금 더 강할 뿐이다. 이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의 각 영역에도 뒤섞여 함께 존재한다.



저자는 프롬의 소유양식과 존재양식의 이분법이 사회주의, 나치즘 등에 영향을 주었고, 그의 분석 또한 일정 부분 설득력을 갖는다고 본다. 그의 분석이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외적인 형태만 바꾸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현대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사실 에리히 프롬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서 처음 읽어보는 책이다. 어찌보면 프롬의 사상과 철학은 내게 생소하다. 책이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에리히 프롬에 대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저자가 추천하는 <자유로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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