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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전
산제이 굽타 지음, 박은영 옮김, 이재갑 감수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평점 :

코로나19 세계대전. 책 이름 자체가 주는 무게가 엄청나다. 2019년 말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이제 세계대전을 방불케할만큼 위력이 거대해졌다. 코로나 발병 초기만 해도 사스와 메르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종류라는 언론보도에 대부분 안도했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사스와 메르스처럼 예방약이 쉽게 나오지도 않았고,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전세계로 확대되었다. 저자가 세계대전이라고 말한 것처럼 코로나가 전 인류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사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도 코로나19처럼 전세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염력은 거의 모든 세계에 미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오랜 시일이 걸렸다. 많은 나라들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도 3차 세계대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아마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고 해도 이만큼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중국의 한 여성이 설연휴를 맞아 태국 방콕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사례도 실려 있다. 대부분은 이것이 코로나의 시초로 알고 있지만 저자는 이미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에서 신종 코로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중국 우한의 사태는 초반부터 너무 부풀려졌던 것은 아닐까?
중국이 초반에 국내여행을 금지하고 해외여행만 허용하면서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폭발적으로 퍼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많은 모의 훈련을 실시한 미국조차도 이런 감염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한 여러 실패 사례가 나온다.
하버드 출신의 감염병학자 에릭 페이글딩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핵폭탄급 팬데믹 수준이라는 트윗을 내보냈다. 대부분은 전문가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결국 세상은 그의 말대로 되어 가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는 부유한 나라들이 큰 타격을 입고, 빈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빈국들은 파국적인 감염과 죽음의 쓰나미를 맞이한다. 코로나는 경제적으로 부국과 빈국을 가리지 않았다.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코로나 바이러스를 누가 퍼뜨렸는지 등에 대한 많은 음모론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더이상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데 있다.
저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다양한 논쟁들과 다양한 사례들을 언급한다. 최대한 언론인으로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근거를 제시한다. 마치 전쟁을 취재하는 기자처럼 팬데믹을 취재하는 의학기자로서의 소명을 다한다.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을 우리가 최근에 치르는 가장 힘든 전쟁 중의 하나라고 정의한다. 우리 사회의 균열과 결함을 알아 차리게 하고, 파손된 곳을 개선해야 할 이유를 알려준다. 코로나와 맞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
코로나19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이전의 삶으로 절대 복귀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은 통째로 바뀌게 될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기고, 많은 대면활동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시간과 거리에 상관없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더 큰 팬데믹을 위한 서막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우리의 취약한 의료시스템 및 사회시스템을 점검하고 대비할 것을 주문한다.
저자가 팬데믹을 통해 대응하는 방법은 PROOF다. 미리 계획(Plan)하고, 뇌 속의 위험을 재고(Rethink)하고 재구성(Rewire)하라고 한다. 건강 상태를 최적화(Optimize)하고, 가족생활을 체계화(Organize)하고, 매리를 위해 싸우라(Fight)고 한다.
코로나19는 전세계 인류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함께 살고 함께 죽는 같은 운명을 가진 공동체라는 인식을 일깨워 주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류가 본격적인 팬데믹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몇 백년에 한 번 지나가는 팬데믹이 아니라 더 자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는 그런 팬데믹 시대의 서막으로 인류의 대응력을 실험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나라에서 팬데믹 대응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고, K-방역이라는 타이틀로 우수한 대응을 한 한국조차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다른 팬데믹이 오기 전에 각 나라는 전세계와 협력해서 온 인류 공동체가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