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일 만에 배우는 철학 수첩
일본능률협회 매니지먼트센터 지음, 김정환 옮김, 오가와 히토시 감수 / 미래와사람 / 2022년 2월
평점 :

철학이라는 학문은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철학하면 높은 수준의 지식과 인품을 갖춘 고대의 철학자들이 떠오르기 때문일까? <30일 만에 배우는 철학수첩>은 이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한 철학 입문서다. 결국 철학은 심리학처럼 인간을 연구하고 인간이 사는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인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을 하는 방식, 인간관계, 삶의 방식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면이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 전체의 판을 바꿀만한 패러다임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신 이외의 삶과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자기 스스로와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철학의 기초를 쉽게 배워서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만으로 철학을 깊이 있게 익힐 수는 없으나 세상과 자신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철학의 지혜를 나누는 데 뜻이 있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눈다. 철학과 철학자들, 개인의 삶과 인간관계, 사회와 세계인으로서의 삶에 관한 주제 30가지를 선정하여 실었다. 각 주제들은 15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하루에 1개의 주제를 읽고 사색하면 좋을 것 같다.
철학은 영어로 필로소피라고 하며 지(知)를 사랑하고 지식 전반을 탐구하는 매우 긍정적인 학문이다.
철학은 어떤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해 사고하고 올바른 지식을 찾는 것으로 정의한다. 범위가 방대하고 말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철학적인 고민들을 하고, 그에 따라 사고과정이 철학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철학이 학문으로서 성립되기 전의 철학 이야기부터 그리스에서 철학이 탄생하고, 중국과 인도에서 사상가들이 활동하는 시대를 조명한다. 철학의 학문의 기틀을 정립한 초기 철학자를 대표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알기 쉽게 정리한다.
신(神) 중심의 중세를 지나 과학적 사고가 지배하는 인간 중심의 시대에 유행한 르네상스와 이성의 시대의 철학적 기조를 다룬다. 신학과 분리된 진리 세계를 추구하여 합리적 사고 중심으로 철학은 발전하게 된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유럽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이 시대를 지배한다. 영국에서는 벤담의 공리주의 사상이 주를 이루고, 존 스튜어트 밀이 공리주의를 계승하고 발전시킨다.
독일에서는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으 통합해 독일 관념론을 정립하였다. 이후 독일 관념론은 오늘날 유명한 변증법의 토대가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철학의 역사를 한 눈에 정리할 수 있다. 심오한 내용들이 아니라서 너무 좋다.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학교에서 배웠던 모든 이론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다. 철학의 대략적인 역사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말 쉬운 책이다.
이후 포스트 모더니즘의 20세기를 지나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하는 현대의 철학자들까지 다루고 철학사를 마무리한다.
9일차 주제부터는 개인의 삶과 인간관계에 대해 우리가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왜 삶이 힘든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에 대한 조언, SNS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에 대한 조언, 인생을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등 정말 이 시대에 필요한 지혜가 가득하다. 어찌보면 요즘 많이 다루는 심리학 주제들과 많이 비슷하다.
17일차부터는 개인을 벗어나서 사회와 세계와 관련된 주제들이다. 왜 일을 해야 하고, 왜 법을 지켜야 하는지, 왜 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왜 전쟁은 일어나는지 등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않는 문제들을 생각해 보게 한다. 나름 신선한 지식 충격이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철학적 질문들이 많아진다. 왜 세계는 존재하는가? 진리는 존재하는가? 죽음은 무엇인가? 신은 존재하는가? 이 주제들은 고정관념이 있는 내가 생각하기에 지극히 철학적인 질문이다.
철학이 다루는 주제들을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 무시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삶의 수준에 대해 고민하고, 질적인 삶을 고민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할 주제들이다. 이 책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 심오한 철학적 지식보다는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길로 안내하는 마법 지팡이와 같다.
철학책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볼만 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