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계를 넘어 통합을 보다 - 문명전환기에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비전과 지혜
서동석 지음 / 에머슨하우스교육연구소 / 2022년 1월
평점 :
세상의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에 읽은 책에서 10년 단위의 기술 주도 성장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2000년대에는 PC 인터넷이, 2010년대에는 모바일 인터넷이, 그리고 앞으로 2020년 이후 10년 간은 메타버스가 변화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12월 31, 중국에서 시작된 팬데믹 상황은 예상을 깨고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흑사병 이후로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는 병으로 인해 사회가 이렇게까지 변한 적은 없다고 한다. 특히 기술이 발전된 현대에는 더욱 그렇다. 팬데믹 상황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정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물론 바뀐 일상에 따라 회사들의 방향도 많이 바뀌고 있다.
작가는 이런 상황이 어떤 측면에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 동안 기술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물질 중심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고, 정신적인 측면이 많이 간과되어 왔다는 것이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작가는 19세기 혼란했던 미국에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한 에머슨의 사상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9세기 미국은 독립전쟁 이후 남북전쟁과 급격한 산업화 등으로 양극화가 심했습니다. 어찌보면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세계화로 세계 일류국가로 발돋움한 우리나라의 상황과 많이 닮아 있다.
국가의 혼란을 바로 잡고,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는 새로운 한국만의 저력이 필요한 때다. 19세기 미국에 에머슨이 미국 정신을 통해 다양한 인종의 가치와 갈등을 하나로 융합했던 것처럼.
세계 역사상 유례 없는 속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에 지금의 팬데믹 상황은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집을 빨리 짓는데만 신경을 써온 우리에게 뒤돌아서서 혹시 보수공사가 필요한 곳은 없는지, 붕괴의 위험은 없는지, 더 좋은 구조로 지을 수는 없는지, 더 좋은 재료를 쓸 수는 없는지 하나 하나 검토할 시간을 가지라고 한다. 또 다른 대변혁의 갈림길에서 숨 고르면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선택의 시간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조용히 뒤를 돌아보면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숨을 고르자. 그리고 작가가 제시한 실용주의적 중도라 할 수 있는 에머슨의 정신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에머슨은 서양 사람이지만 우리가 흔히 접한 동양사상과 괘가 닿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인종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미국을 하나로 융합하는 데 성공하고, 오늘날 전세계 초강대국이 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한 서양 사상을 소개한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중도의 문제다. 우리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 우리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남의 것이라도 우리의 이치에 맞고 좋은 것들은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것이라도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것들은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제가 그랬듯이 이상적인 유토피아는 없다. 다양한 모순과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상존하는 시대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는 영원히 사라질 것 같지 않다. 내가 품을 수 있는 것은 품고, 남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은 맡기는 것이 실용적 중도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어렵게 느껴지는 책 중 하나다. 아마도 책에 담긴 내용이 약간은 철학적인 면이 강해서인 것 같다. 자기계발서와 경영서만 읽다가 인문서를 읽으니 적응은 안되지만 아이디어 확장을 위해서도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시대의 전환점을 어떤 마음으로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