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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평점 :

중국의 천재 심리학자 우즈훙의 신작이 나왔다. 작가는 중국 정부가 관리할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하다. 중국 전역에 '우즈훙 심리센터'를 세워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 우즈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낸다. 주로 나르시시즘, 외로움, 꿈, 성장과 관련된 주제를 많이 다룬다. 이 책은 그 중에서 나르시시즘과 외로움에 대해 다룬 책이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스스로를 들여다볼 시간적 여유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먹고 살기 바빠서 내면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우리 스스로는 피폐해져 가는 악순환을 겪는다. 나도 그런 느낌이다.
심리학 책은 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다루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다루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 나에 대해 알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들이 출간되고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가족을 사랑하고, 그래야 나아가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게 아닐까?
이 책은 나를 향한 사랑을 뜻하는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다루고, 나아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외로움에 대해서 다룬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단연코 '공감'이다. 나르시시즘과 외로움에 대한 고민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이고 고민이니 위로를 받아 마땅한 문제라는 것이다.
나르시시즘은 쉽게 말해 '자기애' 정도로 생각하면 쉬울 듯 하다. 자기애는 누구나 반드시 가지고 있고, 그 수준을 적절히 잘 조절해야 한다. 즉 나르시시즘을 바라보는 핵심은 좋다, 나쁘다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정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데 있다.
작가는 나르시시즘을 통한 스스로에 대한 자기애, 사랑, 관계, 그리고 일상의 측면에서 다시 돌아보기를 권한다. 우리 내면에 잠재된 나르시시즘의 수준이 어떤 강도로 발현되느냐에 따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의 수준이 달라지고, 사랑의 온도가 변하게 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정도가 달라진다. 또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도 영향을 받아 자신이 맡은 일이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작가는 나르시시즘이 자신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의 성패를 결정한다고까지 말한다.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자신을 높여야 할 때와 자신을 낮춰야 할 때를 잘 구별하는 것도 나르시시즘의 조절을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자기애'의 적절한 발현을 연습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사랑, 감정, 관계 등을 잘 관리하여 내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스스로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작가는 이런 외로움도 나르시시즘에 기인한다고 본다. 정말 바쁘게 살다보면 외로움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게 사실이지만, 문득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면 한 없이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할 때는 외로움을 느낄 수 없지만 오롯히 혼자 있게 되는 시간에 외로움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외로움이 나르시시즘에서 유발된다는 작가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듯 하다.
스스로 외로움을 대하는 방법, 가족과 부부생활에서 외로움을 다루는 방법, 관계와 사랑으로부터의 외로움을 대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잘 다루어 놓았다. 저자의 20년에 걸친 상담 노하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책 제목대로 내 스스로의 발견을 통해 관계를 확장하는 관계 심리학의 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외로움의 상태를 진단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조용한 곳에서 스스로의 내면 상태를 살피면서 읽다보면 편안해진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이겨내지는 못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힘을 얻는 느낌이다.
아직 심리학 책은 어렵다. 몇 번을 곱씹으면서 읽어야할 책이 하나 더 늘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배울게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