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 90년대생과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공감과 존중의 리더십
김성남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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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이라는 말은 어느 시대나 존재했고 늘 그렇게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들어 세대 차이라는 말이 조금 더 많이 등장하게 된 것은 아마도 너무도 다양하게, 또 빠르게 변하는 사회가 만든 현상인 듯하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도 바쁘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힘든 시대이다.

 

<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조절하고 세대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책이다. 20여 년 경력의 조직·리더십 전문가 김성남이 조직 내에서의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회사에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가 눈여겨 본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라 일컬어지는 1990년 대생의 젊은이들이다. 그리고 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중간 관리자들이다. 이 부분이 무척 반가웠다. 중간 관리자들을 위한 책을 처음 접해본 까닭일 것이다. 최고경영자나 사회 초년병을 위한 많은 책들을 만나보았지만 조직 내에서도 사회 구성원으로서도 중간쯤 자리한 이들에게 필요한 조언은 처음 만나보았다. 진짜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던 '꼰대'로서 정말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저자가 말하듯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은 동기들끼리 모여서 추억담을 이야기할 때나 써야겠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공감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2부에서는 동기부여 측면에서 조직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3부에서는 90년 대생들에게 적절하게 업무를 맡길 수 있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들려준다. 그런데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4부에서 만날 수 있다. 앞부분의 내용들이 실무적이고 실용적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기본을 4부에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4부 90년 대생들과 터놓고 대화할 수 있을까? 제목이 말해주듯이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소통에서 찾고 있다.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갈등'의 골은 생기지도 더 깊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저자는 소통의 방법으로 양보다는 질 높은 '대화'를 제시한다. 대화를 잘하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제시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위한 팁도 보여주고 있다. 대화를 통해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공감 능력은 하루아침에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청하면 상대의 말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다가서면 '꼰대' 상사가 아닌 공감하는 상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이 책은 조직 내에서의 세대 갈등을 다루고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갈등보다는 보다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꼰대'라 불리는 중년들에게 더 필요한 것 같다. 어느새 커버린 아이들과의 소통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에서나 삶에서나 딱 중간에 도달한 이들에게 '나 때는 말이야'가 아니라 직원에게나, 아이들에게 공감하며 상대를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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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식사 - 대한제국 서양식 만찬부터 K-푸드까지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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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인문학자 주영하가 들려주는 음식으로 보는 역사 이야기, 역사 속 음식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우리는 150여 년전에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그 답을 <백년식사>에서는 여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1876년에서 2020년까지 145년 동안의 우리 음식 문화를 풀어내고 있다. 개항, 식민지, 전쟁, 냉전, 압축성장, 세계화.

저자가 키워드로 제시한 단어들은 우리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보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개항전 조선의 음식(조지 포크)과 120여 년 전 세계를 일주하며 먹었던 서양 음식(김득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접한 우리 음식 첫인상은 어떠했을까? 커피에 소금을 친 김득련이 케이크는 어떻게 먹었을까?

​가볍고 즐겁게 시작한 음식 이야기는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점점 무겁고 슬프게 변한다.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개항과 식민 통치가 우리 식탁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계속 눈에 밟히는 것은 '가난, 굶주림'이었다. 수탈과 착취. 그 배고픔이 해결된 게 불과 몇십 년 전이라는 것도 놀라웠고 그 과정도 놀라웠다.

일본 음식인 줄 알았던 것이 우리 음식이고, 우리 음식인 줄 알았던 것이 외래 음식이 된 사연들을 읽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처음 접하는 음식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가 저자의 이야기에 더욱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지만 하루 세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오늘을 살 수 있다는 게 고마웠다.

정말 다양한 음식들과 음식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중 가장 접해보고 싶은 음식은 함흥의 농마국수이다. 감자로 만드는 국수인데 그 과정이 정성 그 자체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감자 농마국수를 고향의 요리법대로 만들어 판매하는 음식점은 많지 않다고 한다. 감자를 삭히는 데만 3개월 정도가 걸리는 전통방식을 지킨다는 게 가능할까? 독특한 음식을 만나는 재미에 음식을 둘러싼 뒷이야기를 만나는 재미가 더해져서 순식간에 에필로그를 읽게 되는 책이다.

한 마리에 9900원 광어회가 가능하게 된 데에는 제주도 바나나의 일조가 있었다고 한다. 바나나와 광어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IMF는 음식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없을 것 같았는데 그때 무너진 종자상들이 가지고 있던 '씨앗 재산권'에대해 알게 되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청양고추 씨앗의 주인은 미국 종자회사인 것이다.

​대한제국 서양식 만찬부터 K-푸드까지 역사의 흐름과 함께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를 뒤로하고 멀리, 다르게 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여기에 음식과 역사를 다룬 많은 책들과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코로나19이후의 우리 식탁을 그려보는 저자의 이야기로 책은 끝을 맺는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책이 만들어낸 잔향은 오래도록 맴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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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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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1. 인생의 어딘가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새롭게 살아간다.

등단한지 20년 된 일본의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열네 번째 소설 <한 남자>를 만나보았다. 이 소설은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고 일본서점대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문단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또한 독자들의 사랑도 많이 받고 있는 소설이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일본 소설의 장점과 함께 아름다운 문장이 더해진 아름다운 작품이다. 문장에 작가의 생각과 감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서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즐겁게 소설 속을 돌아다닐 수 있다.

p.24. 이따금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지만, 손을 내밀어 만져보기도 귀찮아서 스르륵 사라지는 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이야기는 '죽음'에서 시작된다. 어린아이의 죽음으로 남편과 이혼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한 여자(리에)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향을 등지고, 가족을 등진 한 남자(다이스케)의 만남은 행복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한 남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다이스케의 형이 죽은 이가 다이스케가 아니라고 하면서 리에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기도가 등장한다. 아이까지 낳고 몇 년을 함께한 남편이 다이스케가 아니라면 그는 누구인가? 모든 서류상에는 다이스케가 맞다. 하지만 사람은 다이스케가 아니다. 한 남자. X는 누구인가? 왜 타인의 삶을 산 것일까? 또 다이스케 본인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변호사 기도는 아내에게 "근데 점점 타인의 인생을 살아보는 것에 흥미가 생기고 그가 그토록 버리려고 했던 인생을 상상해보기도 하고……."(p.293)라고 말한다. 타인의 삶의 흔적을 쫓다가 그의 삶을 그리게 되었다는 것인데 기도를 따라가다가 독자들도 기도의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타인을 대신해서 사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또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이야기는 죽음으로 시작해서 삶으로 끝을 맺는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과 나 아닌 다른 이의 삶을 사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살아있지만 이름은 죽은 삶을 따라가는 동안 존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된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읽은 저자의 말이 책장을 덮을 때까지 뇌리에 남았다.

" '책장을 넘기는 손이 멈추지 않는' 소설이 아니라 '책장을 넘기고 싶지만 넘기고 싶지 않은, 이대로 그 세계에 깊이 빠져들고 싶은' 소설을 쓸 수 있기를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재미난 소설은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다. 단번에 끝을 보기 위해 멈추지 않고 읽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이 그렇다. 그런데 이 소설은 조금 다르다. 자꾸만 앞 페이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 다음 페이지를 그리게 한다.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작가의 말처럼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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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 365 (스프링) - 하루 한 문장 미국식 영어 습관
올리버 샨 그랜트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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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도록 공부했고 또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영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어 회화'이다. 외국인이 다가오면 아직도 겁이 난다. 말 걸지 말고 그냥 지나가길 바라며 눈치를 보게 된다. 글로 된 영어는 쉬운데 말로 표현하려면 몇 마디 정도가 전부다. 그래서 어김없이 새해 계획에는 유창한 영어 회화를 위한 시간이 담긴다. 하지만 매년 작심삼일의 덫에 빠지고 만다. 이런 마음을 알았을까? 유튜브 학습 분야 최고의 채널 중 하나인 '올리버 쌤'을 운영하고 있는 올리버 샨 그랜트가 재미난 책을 출간했다.

​열다섯 살 때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고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저자는 3개 국어에 능통하다고 한다. 그런 저자가 우리나라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며 느꼈었던 우리 영어 교육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한 흥미로운 책 <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을 만나 보았다. 교과서에서 배운 우리만 아는 영어가 아니라 실전에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담고 있어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책의 구성이 하루에 한 가지 표현을 배우고 익히는 '일력'이라는 방식을 갖고 있어서 편안하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하루에 한 가지 표현을 접하다 보면 영어 울렁증에서 빠져나와 영어와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영어 속담을 소개하고 있다.

Every mountain is climbed one step at a time

어떤 산이든 한 번에 한 걸음씩 올라간다.

​'매일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습관만 만든다면 누구든 영어라는 산을 결국 다 오르게 될 거예요.'라며 영어를 습관화해서 결국 영어를 정복하는 방법으로 첫걸음, 한 걸음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매일 이 일력을 한 장씩 넘기며 영어 표현을 접하다 보면 영어를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습관이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다. 새해에는 올리버쌤이 들려주는 매일 한 가지 영어 표현으로 영어가 습관이 되기를 바라본다. 미국인들이 쓰는 '찐영어'를 접해보고 싶다면, 영어를 대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을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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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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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되었고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크 샌델의 신작을 만나보았다. 저자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에는 '정의'로 정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비록 저자는 미국 사회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는 내내 우리의 요즘을 떠올리게 만드는 생각할 게 많은 책이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우리 사회보다는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공정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책은 미국보다는 우리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 모르겠다.

​참 다양한 방법으로 부와 명예를 세습하던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뻔뻔한 변명을 들으며 우리 사회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정한 경쟁이나 정의는 이미 없어진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마이크 샌델이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그런 사회는 유토피아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래도 우리가 공정을,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공정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곳으로 대학을 지목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를 대학을 나온 소수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다수를 지배하는 계급 제도의 부활이라 말하며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 말하며 능력주의가 내포한 결함들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환하게 보여준다. 능력은 돈과 지위를 가진 자들이 더 얻기 쉽기 때문에 능력주의는 현대사회의 세습 귀족제라 말하고 있다. 사유 제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에서는 빈부격차는 필연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불평등은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대학 입시 나아가 교육 제도의 공정성 회복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줄일 수 있다 말하고 있다. 부모의 힘으로 좋은 대학을 나온 이들이 그것을 마치 자신의 능력인 양 자만하는 것을 경계하자고 말한다.

 

어떤 때 보다 정의와 상식, 공정이 무너져버린 시대를 살고 있어서인지 마이클 샌델의 이야기에 더욱더 공감하게 된다. 흥미로운 예시들과 깊이 있는 사유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가 만들어낼 더 큰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공정하다는 것은 곧 정의가 실현되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풀어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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