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진화
홍성욱 지음, 박한나 그림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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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시작은 실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실험이 행해지는 실험실이 과학의 시작점이 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다양한 과학 서적을 만나보았지만 '실험실'에 대한 이야기는 접해보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실험실에 대한 궁금증은 그리 크지 아니 갖지도 않았다.

그런데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연구하는 홍성욱 교수가 <실험실의 진화>를 통해서 들려주는 그곳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곳이었다. 과학사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홍성욱)와 그림(박한나)으로 보여준 실험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보았던 실험실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영화 속 실험실과 실제 실험실의 차이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재미난 과학 이야기를 만나본다.

 

p.55. 실험은 자연을 실험실로 가지고 들어오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실제 자연은 통제하기 힘들고, 따라서 길들이기도 까다롭다. 과학은 자연을 실험실로 가지고 들어와서, 여러 가지 기구를 이용해서 이를 측정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형태로 변형하고 길들인다.


실험실의 시작은 연금술사의 방에서 시작된다. 화학의 시작이 연금술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실험실과 연금술을 연결 지어 본 적은 없었다. 베이컨은 과학에 있어 실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소설을 통해 주장할 만큼 실험실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한다. 철학에 기반을 둔 과학이 아니라 실험이 과학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철학자 베이컨을 시작으로 정말 쟁쟁한 과학자들이 등장한다.

중력이론으로 너무나 유명한 뉴턴이 연금술에 빠져 따로 실험실까지 두었었다는 사실은 흥미를 넘어 놀랍기까지 하다. 프리즘을 통해 빛의 성질을 밝힌 뉴턴의 실험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실험실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며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주던 저자는 파스퇴르가 실험을 실험실에서 농장으로 확장한 것에 의미를 둔다. 실험실의 확장. 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접하면서 파스퇴르의 도덕성을 의심하게 된다. 파스퇴르를 황우석 박사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동물에게 치명적인 탄저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과 광견병 백신을 만들어 수의사였지만 어떤 의사보다 더 유명한 파스퇴르는 자신의 성과를 위해 장 제프 투생이라는 경쟁자를 비난한다. 그러고는 비난했던 방법으로 자신의 실험을 성공시킨 파스퇴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대 과학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실험실은 처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열린 공간이었다고 한다. 과학자가 성공한 실험의 보증인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럼 왜, 언제부터 실험실은 폐쇄적인 곳이 되었을까? 일반인들에게도 열려있던 공간이 닫힌 공간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과학과 기술의 차이는 무엇일까? 실험실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을까?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물론 주요 흐름은 실험실의 발전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지만 그 흐름에 녹아있는 재미난 과학 이야기가 과학자를, 실험실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과학에 흥미를 가진 어른들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가 열려있는 아이들에게도 과학과 더 친해질 수 있는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서 노벨상을 꿈꾸는 과학자들이 쏟아질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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