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 1 - 잃어버린 시간
토머스 A. 배런 지음, 김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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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1. "...리아는 이렇게 말했지. 네 자신이 되어보라고..."

 

이 책은 언제나 아서왕에 그늘에 가려 조연으로만 나오던 마법사 멀린이 주인공인 판타지 소설이다. 마법사가 주인공이니만큼 많은 마법들이 등장하는 환상적인 소설일 것이다. 아마도 2권부터는. 1권 잃어버린 시간에서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지만 그 힘을 사용할 줄 모르는 어린 마법사 멀린이 등장해서 무서우리만큼 자신의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마법사라서 인지 이름도 우리에게 익숙한 멀린이 아닌 엠리스로 나온다. 이야기 내내 엠리스로 나오던 소년은 새로운 여정을 떠나기 전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된다. 멀린[merlin]...

 

쇠황조롱이의 영어 이름이 멀린[merlin]이라고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 멀린보다는 주인공의 어깨에서 주인공을 수시로 도와주는 트러블이라는 이름의 새 멀린이 스토리 전개상 더 중요한 멀린인 듯했다. 마법사 멀린이 쇠황조롱이 멀린으로 변신하지 않을 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 상상의 답을 알기 위해서는 2권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들을 모두 만나봐야 할 것 같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 떠난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소중한 친구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펼쳐진다. 언제나처럼 주인공에게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친구들이 등장하고 그런 사랑을 바탕으로 리타 고르라는 악령과 일전을 벌이게 된다. 물론 아직은 마법사 멀린의 마법보다는 소년 엠리스의 마법 도구 활용에 불과한 싸움이었지만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할 친구들과 함께한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 싸움중에 마침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소년 엠리스의 등장으로 시작된 1권 잃어버린 시간은 그 소년 엠리스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알게 되고 자신을 수시로 구해주는 새 [트러블] 그리고 숲 속의 나무,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녀 [리아]와 거인이 되지 못한 거인 [심]을 만나면서 더욱더 흥미롭게 전개된다. 흥미로운 이야기의 전개는 소년 엠리스가 마법사 멀린이 되면서 끝을 맺는다. 1권을 끝까지 읽기도 전에 2권이 궁금해지는 그런 이야기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재미나고 환상적인 소설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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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앤 허니 -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루피 카우르 지음, 황소연 옮김 / 천문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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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3. 넌 내 첫사랑은 아니야

        그렇지만

        다른 사랑을 모두 타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사랑이야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접해보지 못해서 아마존에서 놀라운 판매 실적을 보인 여성 시인의 페미니즘과 관련된 시집이라는 설명으로 이 시집을 선택했다. 솔직히 일반적인 여성들을 위한 시집이라기보다는 상처받은 여성들을 위한 시집인 듯하다. 우리 사회의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아마도 서정적이라기보다는 사실적인 표현의 시들에게서 오는 거부감인듯하다. 개인적으로 시 라면 사실적인 것보다는 서정적이기를 바라고 또 그런 시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상처, 그런 사랑, 그런 이별, 그런 치유라는 네 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제목에서 처음 느꼈던 달콤하고 서정적인 느낌은 이 책을 읽는 동안 고전에서 접했던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연상하게 하는 여성상으로 변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나만의 느낌인지 모르지만 이 시집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처받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내용일지는 모르지만 이 시대를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좋아하기는 힘들 듯하다.

 

상처받은 여성들에게 실질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커다란 힘이 될 만한 내용의 시들을 담고 있다. 독특하고 색다른 느낌의 시들이 담겨 있는 만큼 그 출판도 또한 특색 있다. 자가출판으로 이 시집은 세상에 나온 것이다. 마케팅 비용이 없어 홍보도 못했지만 출간 2년 만에 1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어 세계 언론과 출판계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만큼 인정받은 시들이 담긴 시집을 만나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물론, 사실적인 표현에 조금 당황스러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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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켈하임 로마사 - 한 권으로 읽는 디테일 로마사
프리츠 하이켈하임 지음, 김덕수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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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나라들을 만나 본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아시아의 맹주 중국의 역사가 그렇고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주름잡았던 대영 제국의 역사를 보는 것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나라보다도 더욱 흥미롭고 재미난 역사가 유럽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점령했던 로마 제국의 역사일 것이다. 로마 제국의 역사가 다른 나라의 역사들보다 조금 더 흥미로운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아마도 다른 점령자들이 점령지의 문화나 역사를 말살했던 것과는 다르게 점령지역의 문화를 자기들의 것으로 흡수하여 발전시킨 연유로 로마의 역사는 더욱 흥미로운 것 같다. 그런 흥미로운 로마의 역사를 로마의 형성부터 제국의 폐망까지 정치, 문화, 사회 전 부분에 걸쳐서 자세하게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을 만나 보았다.


이 책의 저자 프리츠 M.하이켈하임은 1901년 독일 태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토론토 대학에서 고대 그리스 로마사를 담당했다고 한다. 600건이 넘는 논문과 기사를 썼지만 책은 일생 동안 단 2권만을 출간했고 그중에서도 초판이래 50년 이상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책이 바로 "하이켈하임 로마사"이다. 이 책은 한 권으로 구성된 가장 충실하고 완성도 높은 '로마사'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접하면서 두 번 놀라게 되었다. 우선 한 권으로 방대한 로마사를 다루고 있는 만큼 그 두께[1045 페이지]에 놀랐고,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의 내용에 다시 한번 놀랐다. 로마의 형성에서 폐망까지 사회 전반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역사를 정말 섬세하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기에 완독에 너무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책과 함께 한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솔직히 로마의 역사는 영화를 통해서 또는 교과서를 통해서 알게 되었던 단편적인 것들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고대 로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어서 더욱더 좋았다. 이 책을 완독하고 나서 무언가 모를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행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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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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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부모로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이 나라에서 부모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그 어려움은 점점 커져만 가는 듯하다. 특히 성적에 민감한 부모들에 의해 친구들까지 만나도 좋은 아이와 만나면 안 되는 아이로 결정되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정신적인 성장보다는 성적에 연연해 주요 과목의  학원들로 내몰린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을 안고 사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있어서 읽어본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한 번쯤 경험했었을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분류하고 그런 상황들에 알맞은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상황들을 여느 책들과는 다르게 연령별로 다시 분류하고 그 해결책들 또한 연령별로 제시해주고 있다. 우선 육아의 시작인 2 ~ 5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서  6 ~ 10세,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11세 ~ 15세 부분까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세 부분을 각 연령대에 맞는 토픽들로 다시 구분해 주고 있어서 실제 생활에 적용하기가 정말 쉽고 간편하게 꾸며져 있다. 또한,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정말 디테일하게 접근할 수 있게 알려주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모들을 위한 바이블 같은 책이다.

 

너무나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는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를 통해서 아이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그런 아이들에게 긍정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특히 어설픈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열살 아들 녀석 때문에 매일이 전쟁 같은 우리 집에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될 훌륭한 내용들로 넘치는 좋은 책입니다. 그런 좋은 책으로 어려움이 많은 육아를 슬기롭게 해결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따스한 사랑이 넘치는 가정의 달 5월에 여러분의 가정에도 한 권의 슬기로운 책으로 더 많은 사랑이 넘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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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는 베레니스를 사랑하지 않았다
나탈리 아줄레 지음, 백선희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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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3. 당신과 멀리 떨어진 나의 영혼이 홀로 여위어간다.


오랜만에 아름다운 글들이 넘치는 고전 같은 소설을 만나보았다. 처음 도입부부터 조금은 난해하게 느껴져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닌듯했다. 그런 섬세하고 수려한 문장과 특색 있는 내용으로 이 작품은 2015년 공쿠르상과 페미나상의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었고 저자 나탈리 아줄레에게 메디치상을 수상하게 한 수작이다.


P.153.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감미롭지도 다정하지도 않으며, 증오보다 사랑에 더 가까운 건 없다.


도입부를 읽다가 로마사와 장 라신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고 다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우선 제목에 등장한 티투스와 베로니스는 로마사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이지만 이 소설의 시작을 열고 끝을 맺는 인물들이기도 해서 흥미롭다. 로마사의 기록에 의하면 티투스 황제는 로마의 황제가 되기 위해 유대 왕의 누이였던 베로니스와의 사랑을 버리게 된다. 즉 사랑을 버리고 로마를 선택한다. 이 소설의 시작에 등장하는 티투스도 사랑하는 베로니스를 버리고 그의 아내 로마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돌아간지 1년 만에 소설 속 티투스는 베로니스를 그리워하며 죽음을 맞는다. 로마의 황제 티투스가 26개월이라는 짧은 재임기간을 뒤로하고 42살의 나이로 병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마도 사랑하는 여인을 버린 탓일지도 모르겠다. 


P.196. "나는 그를 사랑해서 그를 피합니다. 티투스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떠납니다!"


소설 속 베로니스는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라신이라는 작가의 글을 찾아서 읽는다. 여기에서부터 작품은 장 라신의 삶과 그의 창작에 대한 열정을 담기 시작한다. 장 라신이라는 작가는 17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시인 이자 극작가라고 한다. 내게는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그는 남성이지만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안은 여성들의 심리를 섬세하고 디테일한 글로 너무나 잘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도 이야기 속 베로니스는 그녀의 아픔과 슬픔을 달래기 위해 그의 작품을 선택했을 것이다.


P.270. 시가 발음되자마자 바로 이해된다면 그건 투명한 물이나 다름없어. 시는 음악처럼 들어야 해.


이 정도 두께의 소설은 하루 정도면 완독하지만 이 작품은 화려한 미사여구와 섬세한 심리 묘사 등으로 며칠 동안 내 손에 머물렀다. 사랑의 기쁨보다는 다가온 사랑을 느끼기도 전에 이별부터 준비하는 장을 보면서 그는 사랑보다는 이별의 감정에 더 능숙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아마도 많은 여인들의 실연의 아픔과 슬픔을 달래줄 수 있는 글을 남겼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책장을 덮고 장 라신의 작품을 찾아 읽어보려고 한다. 작가가 장 라신의 작품을 통해서 느꼈던 감정들을 나 또한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그 감정은 작가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사랑보다는 아름다운 이별을 꿈꾸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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