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소녀 사이드미러 3
소향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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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티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완벽한 타인이 되는 것과 불완전한 자신을 찾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수월할까.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겐.


2022년 김유정신인문학상을 받은 소향 작가의 모방 소녀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우리 모두가 목격했지만 너무 쉽게 잊히곤 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더욱 자세히 바라보기 위한 텍스티의 시사 소설 시리즈 '사이드미러'를 통해 출간한 《모방 소녀》가 들려주는 사회문제는 무엇일까? 또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다양한 모습의 많은 사회 문제들을 조금씩 풀어가는 이야기의 중심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아직은 때묻지 않은 순수와 정의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야기의 시작부터 소녀는 정의와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수능 대리 시험을 넘어 자신과 닮은 누군가의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대신하기로 계약한다. 아이는 살기 위해서 순수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길로 들어선다. 그 길로 유도하고 유혹한 이들은 물론 어른들이다. 1년 동안 타인의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을까? 그런데 타인의 삶을 선택한 이가 있다면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숨겨야 한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야기는 숨어 지내야 하는 초롬과 초롬의 삶을 대신해야 하는 영리의, 어른들의 잘못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두 소녀의 심리적 흐름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 자신의 자리를 빼길지도 모른다는 초롬의 불안감은 점점 두려움으로 커져가고 누군가 자신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영리의 불안감 또한 두려움으로 자라난다. 두려움 속에 불안정한 선택을 하게 되는 두 소녀의 오늘이 정말 안타깝다.


고졸 출신으로 식품회사를 경영하는 송 회장은 자신의 딸 초롬만큼은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가 대리 시험이다. 서울대라는 목표를 위해 과정은 모두 무시해버리는 어른들의 삐뚤어진 과시욕이 학교를 지배하고 그 속에서 자생하는 독버섯 같은 교사들도 등장한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사회문제는 엘리트주의가 스며든 위태로운 학교를 시작으로 비도덕적인 사회로 넓어진다. 그리고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 삐뚤어진 사회의 도덕불감증을 보여주고 있다.


p.57. 우아하게 날이 서 있는 저택은 송 회장과 똑 닮아 있었다. 쏟아지는 빛으로도 서늘함을 감출 수 없고, 아름다운 미소가 송 회장의 욕망을 가리지 못하듯이.


누군가를 닮아 엄청난 대가를 받고 누군가의 삶을 대신할 수 있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그런데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누군가를 대신해서 학교를 다닌다는 게 가능하기는 할까? 많은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이다. 어른들의 만든 덫에 빠진 소녀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두려움은 안타까움으로 변한다. 영리보다 초롬이 눈에 더 밟히는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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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요떠요 할머니 특서 어린이문학 15
오미경 지음, 김다정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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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25년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오미경 작가의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동화를 특서어린이문학을 통해 만나보았다. 떠요 떠요 할머니의 무대는 초등학교 2학년 교실이다. 이름을 묻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단풍이를 대신해서 장미가 답을 해준다. 단풍이는 답을 하고 싶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단풍이는 왜 말을 하지 못하게 된 걸까? 단풍이를 좋아하게 된 재윤이는 단풍이가 말을 못 하게 된 것은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겼다고 말한다.


p.70. "……귀중한 것을 찾으려면 무엇보다 자기 마음이 중요한 법이지."


단풍이가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아이들은 재미난 방법들을 동원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향한다. 마녀파와 여우파로 나뉘어 서로의 주장을 증명하려 든다. 그 대상이 떠요 떠요 할머니이다. 장미는 할머니가 여우라 하고 재윤이는 할머니가 마녀라고 한다. 그러고는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여우 인간의 특징과 마녀의 특징을 할머니에게서 찾아내려고 내기한다. 순수한 동심이 없다면 엄두도 못 낼 일들을 아이들은 행한다.


p.86. "소중한 걸 잃어버렸으면 용기를 내서 찾아야지."


그런데 떠요 떠요 할머니는 진짜 마녀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또 해결책을 제시한다. 어쩌면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천천히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어른이 해야 할 일인 듯하다. 아이들은 단풍이에게 목소리를 되찾아줄 수 있을까? 장미와 재윤이의 내기는 누가 이기게 될까? 여우파와 마녀파의 승자는 누구일까?


귀여운 아이들의 마녀 확인하기 모험? 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서로를 배려하는 아름다운 우정이 보이고, 할머니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우리 어른들이 보여주어야 할 사랑이 보이는 재미난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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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우리의 비밀 과외 오늘의 청소년 문학 47
이민항 지음 / 다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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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으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말이 금지된 시대의 시인과 소녀'

p.7. 내 이름은 한을순. 또는 기요하라 준코다.

우리말과 글이 완전히 금지되기 전의 과도기에 시인은 과외 선생님으로 소녀를 만난다. 그리고 소녀는 황국범생 조소명의 얄미운 행동에 제동을 걸 요량으로 다구치 선생님의 제안을 수락한다. '제10회 동백 문학의 밤'에 시를 출품하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시는 일본의 전통시 '하이쿠'이다. 문학의 밤에서 1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일본 내지로의 유학길로 열린다. 하지만 소녀는 유학보다는 친구를 택한다. 출품 전날까지 시를 쓰지 못하고 있는 소명에게 윤동주 시인이 가르쳐 주었던 시작법을 알려주며 도움을 준다.

p.101."지난번에 순이 학생이 이름이 말의 시작이고, 시가 말의 끝이라고 했죠? 그 시작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줄래요?"

많은 에피소드를 지나 드디어 문학의 밤이 밝았다. 멋진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소명과 을순. 황국범생과 불령선인의 시 대결은 누구가 승리하게 될까? 하이쿠라는 형식에 한국인의 감정을 담을 수는 있겠지만 일본 말과 글에 우리 감정을, 정신을 제대로 담을 수는 없을 것 같다. 《1941, 우리의 비밀과외》 중간중간 무심하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윤동주 시인의 시는 일본 말로 우리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음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p.111. 당장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역사 속 슬픔이나 아픔이 희미해질 수는 있겠지만 역사 자체가 희미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윤동주 시인의 안타까운 결말을 알고 있기에 이야기가 어둡게 느껴지지만 우리말과 글에 대한 시인과 소녀의 사랑이 이야기를 너무나 밝게 비추고 있다.우리말과 글이 어떻게 지켜지고 이어졌는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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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모어 나이트메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2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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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이도해가 만들어 놓은 무한 루프 방 탈출 카페'ROOM ESCAPE'에 들어가 보았다. 탈출에 성공하나 싶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노 모어 나이트메어에서 함께하면서 조금씩 답답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나갈 생각이 있기는 한 건가? 왜 자꾸 규칙을 어기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p.156. "원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너만 볼 수 있는 것들은 언제나 네 곁에 있다. 너의 현재를 소중히 하거라."


이야기는 기묘한 회사 노 모어 나이트메어에 초등학교 동창생들을 만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고등학생 딸을 찾아달라는 엄마의 방문으로 시작한다. 사장 사뫼에게 현장에 나가게 해달라고 조르던 악이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데 명색이 퇴마 회사 직원인데 악이는 특별한 능력이 없다. 심지어 귀신도 볼 수 없다. 그럼 어떻게 괴이들을 이기고 잡는다는 것인지... 부적 생산팀 팀장악이에게는 부적이 있다. 팔이 떨어질 정도로 부적을 쓰는 필경사의 유일한 능력인 부적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이들을 구출할 수 있을까?


악이는 아이들이 잡혀있는 곳 방 탈출 카페로 진입하고 그곳에서 의뢰인의 딸 혜리와 친구들(예주, 인하, 석희)을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엄청난 모험? 을 시작한다. 방 탈출 카페가 아니라 괴기스러움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소름은 기본이고 구역질은 선택이다. 미션을 실패하면 다시 돌아갔을 때 실패 원인을 피하면 된다. 그런데 괴이들이 그렇게 쉽게 그들을 놓아줄 리 없다. 실패하면 그 미션은 머리에서 지워진다. 그러니 계속해서 실수를 범하고 그렇게 아이들은 무한 루프 속에 갇혀있었던 것이다.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이야기는 필경사 악이의 부적보다는 심리 분석이 빛을 발한다. 아이들이 규칙을 어길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누군가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다는 우정이, 배려가 그들을 그곳에 가두고 있다. 여기서 필경사 악이의 대활약이 그려진다. 마치 심리치료사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탈출을 성공시킨다. 그런데 탈출한 아이가 후유증에 시달린다.


거기에 정작 악이는 그곳에 갇힌다. 괴이의 손에 잡히고 만다. 정말 현장 체질은 아닌 퇴마사 직원이다. 그럼 악이는 어떻게 탈출할까? 부적으로도 탈출할 수 없는 괴이들의 공간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 《노 모어 나이트메어》속으로 들아가 퇴마사보다는 심리치료사가 어울릴 것 같은 필경사 악이의 탈출을 응원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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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밤의 여자들
세라 페카넨 지음, 김항나 옮김 / 반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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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세라 페카넨검은 밤의 여자들을 만나보았다. 조금 특별한 심리 스릴러 가 주는 독특한 즐거움이 장르문학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두 화자話者가 같은 지점을 각자의 시선으로 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교차하며 풀어낸다. 때로는 어긋나고 또 때로는 마주치면서 두 화자는 조금씩 비밀을 향해, 진실을 향해 나간다.


그런데 두 화자는 모녀母女지간이다. 주변의 딸들은 '엄마'가 되면서 자신의 엄마와 더욱더 친해진다. 그래서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한다고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루스와 캐서린의 사이에는 무언가 모를 벽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벽이 《검은 밤의 여자들》을 재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심리 스릴러는 숨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의 긴장감 넘치는 속도감이 기본이다. 기 기본에 '가족'이라는 관계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특별해진다.


'엄마가... 내 딸이... 그럴 리 없다'라며 현실을, 알게 된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는 묘한 심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가계도 트리'에 그릴 수 있는 유일한 가족인 엄마 루스를, 소중한 사람을 의심하게 되고 믿지 못하게 된 딸 캐서린.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은 엄마 루스를 의심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42살 엄마와 24살 딸 사이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딸을 지키려는 엄마와 엄마가 의심스러운 딸이 과거와 오늘을 오가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엄마 루스는 딸 캐서린을 무엇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일까? 딸 캐서린의 의심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곳곳에 묻어두었던 복선반전으로 폭발하며 긴장감을 배가 시키고 있다. 또, '기록'이라는 함정에 빠지는 순간 긴장감은 미스터리를 더하게 된다. 계속 이어지던 반전은 '에필로그'에서 엄청난 반전을 보여주며,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방법은 어디까지 유효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가족이라는 굴레가 만들어낸 심리적인 압박이 돋보이는 심리 스릴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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