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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15/pimg_7904701914432392.jpg)
'북유럽 범죄소설의 선구자'라 불리는 스웨덴의 작가 커플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의 범죄소설을 만나보았다. '마르틴 베크(Martin Beck)' 형사가 주인공인 범죄소설 시리즈 의 아홉 번째 이야기다. 이제 시리즈 전부(10권)를 접할 때까지 단 한 권이 남은 상황인지라 《경찰 살해자》는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묘한 느낌으로 만났다. 1년 전前 작가들도, 마르틴 베크 시리즈도 모르고 만났었던 《경찰 살해자》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작가들의 능력은 뛰어났고, 주인공 마르틴 베크 경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경찰 살해자》의 시작은 한 여인이 한 남자의 차에 타 숲에서 내리면서부터이다. 둘은 안면이 있는 사이인지 여성은 아무 저항 없이 옷을 벗는다. 하지만 결과는 여자가 바라던 것과는 달랐다. 그리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가범죄수사국 살인 수사과 책임자인 마르틴 베크 형사가 마을을 찾고 곧이어 베테랑 형사 콜베리도 이곳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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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낯선 지명들을 이 책에 실린 지도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소설을 접할 수 있다. 독자는 여자의 죽음을 알고 있었지만 소설 속 주인공 베크 형사는 실종에 무게를 두고 여자의 행적을 쫓는다. 작은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목격자들의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지고 지역 경찰 뇌이드는 그저 성격만 좋은 사람이다. 다양한 조사를 거쳐 용의자를 이웃 남자와 전남편 두 명으로 줄이고 그들을 조사한다. 그러던 중 숲에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살인 사건으로 전환.
그런데 성급한 언론과 인기에 연연한 경찰 상부에서는 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채포하기를 바란다. 여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이 살던 이웃 벵트손이다. 10년 전 성범죄 살인의 범인이었으니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여자가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말을 나눈 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베크와 콜베르는 이 사건에 범인은 따로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 더 넓고 깊게 수사를 진행한다.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이야기는 평범한 흐름을, 속도를 보이다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조금 더 깊이 있는 흐름을, 빠른 속도를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을 왜 함께 들려주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우연이 필연으로 밝혀지는 순간에 이 이야기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생각해 보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p.332. 두 명은 위중한 듯했지만, 그가 제대로 읽은 거라면 죽은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이 "경찰 살해자"가 되지? 더군다나 그는 무기도 없었다.
허구를 담은 범죄소설이지만 배경이 되는 1970년대의 스웨덴 사회 문제를 고스란히 접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스웨덴의 현대사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에 더해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전작들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카메오처럼 등장해서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경찰의 말도 안 되는 몰아가기식 수사가 단순 절도범이 살인자로 둔갑하는 경우가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 않은 까닭은 우리 모두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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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형사 소설에 스웨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담고 있어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끄집어내게 하는 소설이다. 시리즈의 어떤 이야기를 읽어도 시리즈의 전편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열 번째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너무나 기대된다. 또 한편으로는 마지막이라는 점이 너무나 아쉽다.
"엘릭시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