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인도 - 볼리우드 영화를 재밌게 즐기기 위한 사람, 문화 그리고 역사
빠르데시(최종천) 지음 / 이은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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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나는 작은 인도 영화제.


우연히 접한 인도 영화〈춤추는 무뚜〉를 보고 인도 영화의 매력에 빠져 20년이 넘는 시간을 인도 영화와 인도에 대해 공부한 빠르데시 최종천이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를 만나본다. 《시네마 인도 CINEMA INDIA는 인도 영화를 통해서 인도라는 사회를 들여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많은 것들 중에 하나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B급 영화인 것 같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인도 영화는 B급 영화가 아니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만들어낸 특별함을 담고 있는 영화인듯하다.


세계 최다 영화 제작 국가 인도의 사회, 문화 그리고 역사 등을 들여다보는 것은 재미나고 흥미로운 경험이다. 그런데 《시네마 인도》에서 인도를 들여다보는 도구가 영화라서 더욱더 재미나고 흥미롭게 인도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총 여섯 개의 파트(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1에서는 인도 영화에 대한 기초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인도는 공식 언어가 18개라고 한다. 그러니 영화도 볼리우드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양한 언어로 만든 영화들이 콜리우드, 톨리우드, 몰리우드라 불리며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PART.2 인도 영화 속 사람들에서는 인기 배우, 영화계의 권력이 된 명문 가문 등을 소개하고 있다. 흥미로운 만남도 좋았지만 '플레이백 가수'라는 인도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가수들과의 만남이 무척 흥미로웠다. 인도 영화에 안무가 출신의 감독들이 많은 까닭은 인도 영화를 한 번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PART.5 와 PART.6에서는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인도의 주요 역사와 고대 전설에 대해 재미나게 설명해 준다. 인도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인도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나게 접했던 부분은 PART.3PART.4이다. 영화를 통해서 인도 사회를 보여주고 또 들려주고 있다. 결혼, 신분제도 그리고 종교 등 정말 다양한 주제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를 담은, 그 주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매칭해주고 있어서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또 어떤 영화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느낄 수 있는지 많은 영화 작품들을 예로 보여주고 있어서 작은 인도 영화제를 만나본 듯하다.


인도에 가지 않고 인도를 알고 싶다면, 또 인도를 느끼고 싶다면 저자가 선택한 인도 영화들과 만나보길 바란다. 인도에서 크리켓 경기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인도를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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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유튜버
하마구치 린타로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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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유튜버》의 책 표지와 띠지에 완전히 속았다. 정말 심하게 속았다. '아빠는 왜 유명해지고 싶어 하지?'라는 띠지 문장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엉뚱한 어른의 유쾌한 일탈 정도였다. 표지의 재미난 일러스트는 이 책이 눈물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담고 있을 듯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읽게 된다면 큰 낭패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눈물로 인해 난감한 처지에 빠질지 모르니 《아빠는 유튜버》가 담고 있는 감동은 꼭 혼자서 조용히 만나보길 바란다.


초등학교 소녀 우미카는 오키나와 사투리로 돕는다라는 의미를 가진 '유이마루'라는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아빠 유고와 아빠를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우미카가 아빠 유고의 엉뚱한 도전들에 지쳐갈 때쯤 아빠가 갑자기 유명 유튜버가 되겠다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재미나고 유쾌하다. 그런데 아빠 유고가 유튜버의 성공에 너무나 집착하면서 이야기는 새롭게 흐른다.


p.107. "우미카海香. 바다 해에 향기 향 자를 써서 우미카야."


이야기는 현재의 섬 이야기와 10여 년 전 도쿄 이야기로 전개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코미디언이라는 '꿈'에 도전하는 아빠 유고의 젊은 시절이 전개되면서 유고가 왜 그렇게 유명한 유튜버가 되려고 하는지 알려준다. 이때부터 웃음보다는 눈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감동을 넘어서는 인간애가 차고 넘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감동의 쓰나미가 사랑의 의미를 또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엄청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멋진 책이다.


p.76. "…실패해도 되는 게 너희 어린이들의 최대 특권이거든. 해도 소용없다는 말은 안 해본 사람이 하는 말이지."


아이들에게는 도전의 의미와 꿈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줄 것 같고, 어른들에게는 진정한 사랑과 참된 가족의 의미를 알려줄 것 같다. 우미코의 유쾌한 귀싸대기로 시작해서 감동적인 사진으로 끝을 맺는 흥미롭고 재미난 소설이다. 감동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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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 세 자매 이야기
조카 알하르티 지음, 박산호 옮김 / 서랍의날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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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 《천체 : 세 자매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저자 조카 알하르티는 술탄 카부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시학 박사로 영어로 번역된 소설을 쓴 첫 오만 여성 작가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단기간에 산업화를 이룬 나라에 사는 까닭으로 우리는 과도기에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을 담은 많은 소설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낯설지가 않다.


가부장제가 확고한 집안의 어른들끼리 혼사를 정하고, 외도는 필수 코스처럼 보이고 세대 간 갈등은 당연시되는 과도기에 가장 큰 혼란을 겪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오늘을 살지 못하고 과거 속에 사는 사람들인 것 같다. 없어진 노예 제도에 얽매인 사람들이 등장하고, 가슴속에 '다른 사랑'을 품고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도 등장한다. 우리나라 60년대 이야기 같은 이야기는 오만의 7080년대 이야기이다. 그런데 제국주의의 상징인 노예 제도가 아랍의 오만 소설에 등장해서 의아했다.


검색을 통해서 오만의 역사를 조금 알게 되었고 그들의 산업화도 정말 단기간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1970년 쿠데타로 새로운 국왕이 된 왕자가 개혁을 감행했고 그때 노예제도도 없어졌다는 것이다. 쿠데타 산업화. 그래서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나? 산업화가 만든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1세대(아버지:술레이만)와 변화기에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2세대(주요 화자話者:압달라) 그리고 기성세대의 삶을 부정하는 3세대(딸: 런던)가 등장해서 오만 사회의 격변기를 들려준다.


p.179. 하지만 알 아와피와 이곳 사람들과 동물들과 가난과 종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정말 더 역겨운 건 그녀의 엄마 마수다였다.


오만 사회의 격변기를 세대 간 이야기로 풀어냈다면 오만의 문화,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마야, 아스마, 칼라 세 자매와 마야의 딸 런던을 통해서 들려준다.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노예 제도나 상상을 초월하는 가부장적 문화 그리고 아랍의 색다른 문화들이 읽는 재미와 흥미를 더해주는 책이다.


p.26. 마수드 장로의 딸이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해서 누워서 아이를 낳는다고? 창피한 줄 알아, 이것아!


참 이상한 경험을 선물한 책이다. 가슴이 터질 듯 먹먹하다가도 오만의 색다른 문화를 접하면 금세 잊어버리고 이야기 속을 달렸다. 그렇게 마야를 응원하던 마음은 런던으로 이어진다. 세 자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 그리고 압둘라가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서 낯선 문화와의 신선한 만남을 가져보길 바란다. 압달라는 마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압달라의 어머니 파티마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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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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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권 이상의 소설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줄리안 맥클린의 흥미로운 작품을 만나보았다. 《이토록 완벽한 실종 Beyond the Moonlit Sea 은 책표지부터 흥미롭다. 어두운 '실종'과 화려한 표지 일러스트는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아마존 킨들 종합 베스트 1위'라는 문구가 담긴 '띠지'를 벗기면 바다로 추락하고 있는 비행기를 만날 수 있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실종이 발생하는 이야기라는 추측이 맞지 않기를 바랐지만 개인 비행기 조종사 딘의 실종을 둘러싼 의혹들이 이 소설의 주된 흐름이다.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고 로맨스가 적절하게 잘 조화를 만들어낸 재미난 소설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는 시대와 장소를 달리하며 1990년 마이애미의 올리비아1986년 뉴욕의 멜라니이다. 개인 비행기 조종사였던 남편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버뮤다 삼각지대에서의 실종사건들을 조사하는 뉴욕의 부유한 가정 출신 올리비아와 어려운 성장 배경을 가진 대학원생 멜라니의 접점은 없어 보인다. 멜라니가 물리학을 통해 버뮤다 삼각지대에서의 실종 사건들을 풀어보려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빼면.


그런데 새로운 화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미스터리 소설이 된듯하다. 1986년 뉴욕의 딘. 물론 이때 딘의 직업은 심리상담사이다. 우연한 기회에 뉴욕 명문가의 딸 올리비아를 만나게 되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런데 딘과 올리비아의 사랑에는 엄청난 걸림돌이 있다. 올리비아 집안의 반대는 일도 아닌 커다란 방해물. 그것은 상담 과정에서 잘못된 관계로 빠지고 만 멜라니이다. 사람을, 먼저 시작한 사랑을 걸림돌, 방해라고 표현해도 되는 걸까? 이쯤에서 막장드라마가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딘이라는 캐릭터가 조금 이상하다. 여성과 함께하는 삶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아니면 귀찮아하는 것인지. 멜라니에게서도 올리비아에게서도 떠나려 한다. 자신의 성공만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조금 더 비열해져야 하는데 딘은 그렇지는 못한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미스터리 스릴러보다는 로맨스 소설로 보인다. 하지만 딘의 실종을 둘러싼 미스터리 또한 이 소설이 가진 커다란 재미중 하나이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뉴욕 상류 사회로의 여행에 동참할 수 있는 티켓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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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
서용상.양승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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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9. 매 순간은 지난 시간과 노력의 결과이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는 한국인 최초로 파리에 빵집을 열고 프랑스 제빵 대회를 석권한 서용상 셰프의 치열했던 25년을 들려주고 있다. 거기에 옆에서 그를 응원하며 함께 노력한 아내 양승희의 또 다른 파리 생활을 보여주고 있어서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또, 낯선 곳에서 이방인으로 묵묵히 걸어온 개인의 삶을 따라 다양한 의미의 성공을 만나볼 수 있다는 매력에 더해 프랑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멋진 에세이다.


서용상 불랑제가 제빵 제과를 만나기까지는 정말 먼 길을 돌아왔다. 물리학과 철학 그리고 신학대학원까지 좋아하지 않은 길을 방황하듯 멀리 돌아온 것이다. 그래서일까? 늦깎이 제빵사는 첫걸음부터 천천히 하지만 꼼꼼하게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25년 넘는 세월을 묵묵히 걸어왔다. '가야 할 곳이라면 우선은 들어선 다음에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방식'(p.93)이라 말하는,제과점에서 '비빔밥'을 팔았던 아내 양승희는 남편을 도우며 자신만의 도전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참 열심히 성실히 살았다.


그 결과 부부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열매가 맺힐 때까지의 과정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 책이《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이다. 프랑스의 행정절차 탓에 점포를 새로 열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도 너무 길었던 것도, 작은 가게를 인수해도 고용 승계를 해야 한다는 것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흥미롭고 재미난 프랑스 문화다. 우리와는 다른 프랑스 문화를 만나보는 것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난 일본 그리고 프랑스. 이방인의 삶이 그렇게 녹녹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어렵고 힘든 시간을 버티고 이겨낸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프랑스 제빵 제과의 변두리가 아니라 중심에 선 '밀레앙'을 만들어낸 부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TV예능프로〈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들려주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향긋한 플랑을 담고 있는 《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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