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보늬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9
설재인 지음 / 라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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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보늬》제목부터 흥미로운 소설이다. 진실과 보늬가 모두 사람 이름이라면 특별하진 않겠지만 진실과 학생 이름이 매칭되면서 특별함을 보인다. 보늬가 진실을 쫓는다는 것인지, 보늬가 숨긴 진실인지 아니면 타인의 진실을 보늬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인지 제목부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설재인 의 장편소설이다.


p.60. 보늬는 저 공포증의 뿌리를 캐 보리라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지만, 그 의지를 허무는 것은 매번 지금 이 상태에 대한 만족감이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제일여중 3학년 교실이다. 중학생 교실에 어떤 진실이 숨겨진 것일까? 슬프고 아픈 왕따 이야기로 시작한 청소년 소설의 평범한 흐름이 한 학생의 자살과 함께 갑자기 미스터리 장르로 바뀐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보늬가 진실에 다가설수록 썩은 어른들의 체취가 강하게 풍긴다. 왕따에서 이야기는 입시 전쟁으로 배경을 전환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경쟁에 어른들이 끼어들면서 입시가 지옥이 되고 있다. 정치하는 교육감 말고 교육하는 교육감이 필요한 때다.


얼마 전 고교 야구 대회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정치한다는 자들이 우리 아이들을 다 망치고 있다. 제발 정치는 제대로 된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이 소설 속 '이무기'들 같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인간들이 아니라 모두를, 우리를 공정하게 대하고 평가하는 이들이. 진실은 밝혀지지만 정의는 묻히고 만다. 요즘 우리 사회와 같다. 그래서 더욱 슬프고 아프다. 아이들의 세상에도 벌써 '용'​이라는 절대자가 등장하고 '제물'이라는 희생양이 등장한다.


보늬가 맞닥뜨린 진실은 정의와는 거리가 있다. 정의에 닿으려면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한데 모두가 '지금' 결과를 선택한다. 과정이나 노력이 아니라 명문고 진학이라는 결과만을 논한다. 어른들이 만든 덫에 우리가 아니라 아이들이 걸려 상처받고 있다. 《진실과 보늬》는 상처받은 아이들의 아픔을, 슬픔을 공감하며 지금이 아니라 건강한 내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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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 엄금 ㅣ 엄금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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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열람 엄금》의 부제는 엽기 살인범의 정신 감정 보고서이다. 제목부터 부제까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의 눈길을 확실하게 사로잡고 있다. 작가이자 현직 의사인 독특한 이력의 치넨 미키토는 이번 만남에서도 '특별함'을 보여주고 있다. 몇 해 전 《리얼 페이스》로 성형외과의 수술 장면을 디테일하게 보여주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정신과 연구에 관한, 심리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스터리 소설에 자신만의 특별함을 담고 있다. 교보문고 북다방 1기의 첫 선물로 받은 작품이 치넨 미키토라니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야기는 정신 감정 전문의 우에하라 가스미의 인터뷰를 통해서 전개된다. 4일에 걸쳐 진행되는 인터뷰가 소설의 주요 흐름이다. 인터 뷰어 interviewer였던 우에하라가 인터뷰이 interviewee로 입장이 바뀌면서 이야기도 새롭게 흐른다. 엽기살인범의 정신감정을 의뢰받은 우에하라는 야에가시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은 맞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 모를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그 위화감이 《열람 엄금》의 가장 큰 흐름이다. 누군가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미스터리 소설에 다큐멘터리가 접목된 듯한 형식을 취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이다. 엄청난 이야기꾼이 만들어낸 가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치넨 미키토의 특별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도니다. 기사가 보이고, 평면도는 기본이고 다양한 영상 자료도 보인다.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듯한 지적 즐거움을 선물하던 작가는 우에하라가 찾은 도메키의 실체를 통해서 친절했던 안면을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180도 바꾼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두뇌 싸움이 펼쳐지는 마지막 결말 부분은 정말 압권壓卷이다.


궁극의 리얼리티 쇼의 관객... 참여형 스너프 필름...


지금도 누군가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인간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빅브라더의 감시는 권력자에 의한 폭력이었다면 《열람 엄금》의 '도메키의 눈'에 의한 감시는 우리들 스스로에 의한, 이웃들에 의한 폭력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하고 싶고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문구가 전혀 허구가 아님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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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공포
이종산.정보라.허진희 지음 / 스프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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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 3인의 작가가 만든 도시 한복판에서 마주치는 서늘한 공포, 도시 괴담을 만나본다. 《태양 공포》는 '도시 괴담'이라는 주제로 3명의 작가가 3개의 이야기를 풀오놓은 앤솔로지이다. '도시 괴담'하면 만날 수 있는 흔한 이야기는 없다. 학교 괴담도, 외계인도, 귀신도 등장하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로 공포를, 무서움을 그리고 있을까? 가장 평범한 공포가 흡혈귀다.


그런데 이종산의 《태양 공포》에서 흡혈귀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공포에 쫓기는 인물로 등장한다. 주현이 초보 흡혈귀가 되는 혼란스러운 과정에서 사회 초년생들이 느낄 부담감과 혼란스러움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청년들의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없다면, 갑자기 없어진다면.


허진희의 《피터와 모》에서 공포, 두려움을 만드는 장치는 외로움, 고독이다. 두려움도 인간의 감정이다. 그러니 외로움이 공포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과정을 따라가는 길은 감정의 흐름, 생각의 흐름을 더듬는 섬세한 길이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받은 상처는 더욱더 깊게 새겨지는 듯하다. 특히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씻을수 없을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엄마의 고백에 공감할 수 없는 까닭은 작가가 미리 그린 어린 지우의 이야기를 보았기 때문이다. 불현듯 찾아와 삶의 질을 바닥으로 끌어 내리는 고독의 두려움에 맞서는 지우를 만나보길 바란다.


정보라의 《탈출기》에 등장하는 공포, 두려움은 요즘 가장 핫한 공포인것같다. 디지털 범죄. 이야기의 시작은 전형적인 공포물이다. 목이 길어지는 거꾸로 뒤집힌 얼굴이 따라온다. 그 괴물을 피하려 복도를 헤매다 불타는 괴물을 만나고 이어서 움직이는 시체들을 만난다. 그런데 이야기가 디지털 범죄, 디지털 성범죄로 이어진다. 거꾸로 뒤집힌 얼굴의 기이한 공포가 디지털 범죄의 현실적인 공포로 바뀌는 순간에 든 생각은 어떤 공포가 더 무서울까?이다.


p.109.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마주하는 건 자신이 혼자임을 날카롭게 상기시키는 일이니까. 그래도 돌아가야 했다.


각기 다른 3개 시선으로 바라본 공포라는 녀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정말 완성도 높은 소설이다. '3인 3색의 호러 서스펜스'라는 소개 문구가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공포라는 소스가 만든 어둠의 색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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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발을 담근 채 ㅣ 독고독락
이새벽 지음, 김승아 그림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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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제9·10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하고 제16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이새벽의 《물에 발을 담근 채》를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제목에는 발을 언급했는데 표지 그림에는 손이 등장한다. 시작 전前부터 흥미롭다. 물은 생명의 기원이다. 그 속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인류의 시작이 물이라면 안드로이드의 시작은 과학일까? 시작이 다른 두 종의 만남은 늘 흥미로운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는 한다. 《물에 발을 담근 채》는 조금은 더 특별한 결과물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과 로봇의 감정적인 공존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우정을 다룬 SF 소설은 많이 접해보았지만 두 존재 간의 사랑을 이야기한 소설은 오랜만이다. 특히 청소년의 풋풋하고 상큼한 사랑이 이야기가 주요 흐름이다. 성빈과의 썸을 연인 관계로 발전시키려던 고백은 엄청난 결과를 만든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대상을 부정해야 했던 아이의 상처는 성빈과의 재회로 새로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안드로이드. AI(인공지능)의 가장 큰 장점은 계속 습득하고 저장해서 엄청난 빅데이터를 가진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성빈은 한때는 따스했던 같은 반 친구들, 인간들의 비정함을 학습했다. 이제 성빈은 학습한 결과물을 출력하려 한다. 어떤 모습으로 출력하게 될까? 60여 페이지의 지면에 담은 너무나 짧은 이야기 속에 이렇게 깊은 생각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새벽이라는 이름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작가의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독고독락 활용법'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p.44. 남들처럼 하는 것, 그건 내가 가장 오래 연습한 일이었고 또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청소년을 위한 짧은 소설 시리즈 '독고독락'은 읽고, 보고, 듣고, 간직하고 싶은 오감만족형 독서를 추구하는 사계절출판사의 특별한 시리즈이다. 특별한 시리즈의 일부를 가제본이라는 특별한 형태로 만날 수 있었던 행운이 '독고독락'이라는, 이새벽이라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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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쇼크 - 금리가 재편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
제이미 러시 외 엮음, 임경은 옮김, 박정호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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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교보문고 북다방 1기로 특별한 지적 즐거움을 만나보았다. 부제 '금리가 재편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가 넌지시 알려주듯 금리가 주인공인 경제 책이다. 글로벌 경제 연구 기관 블룸버그의 경제학자들이 금리의 흐름을 예측한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이다. ​《머니 쇼크 THE PRICE OF MONEY》는 50년이 넘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나라들의 상황을 알려주고 앞으로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자주 나오는 경제 용어'를 전면에 내세워 이 책《머니 쇼크》의 난이도를 시작부터 알려준다. 하지만 다양한 지표들을 도식으로 시각화해서 많이 보여주고 있어서 지루할 수밖에 없는 경제 이야기를 조금은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책의 가장 큰 흐름은 '자연이자율'이다. 돈의 가격을 알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녀석인데 이 녀석의 실체를 확인한 사람이 없다. 그래서 《머니 쇼크》와의 만남이 더욱더 소중하다. 금리 하면 연준의 발표 오른다, 내린다가 전부였던 금리 문외한의 눈을 뜨게 해준 책이다.


p.312. 자연이자율은 경제와 금융 시스템의 작동에 중요하면서도 불가사의하고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이 책은 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금리가 오를 것인데 그 상승폭을 예측하기 어려우니 미리 대비하자고 의견을 들려주고 있다. 경제 연구소의 경제학자들이 감으로 의견을 말하고 있다면 가볍게 무시해 주면 되겠지만 이들이 제시한 다양한 증거들이 금리 인상이라는 그들의 의견에 격하게 공감하게 한다. 4장부터 11장에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가장 흥미로운 건 10장 오일달러의 문제였다. 중동의 산유국과 서방 세계는 우호적이지 않았나? 정치적인 관계가 문제가 아니라 중동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자금을, 돈을 자신들의 땅에 쓰면서 발생했다. 중동의 개발과 금리 인상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머니 쇼크》가 담고 있는 다양한 경제 연구 내용과 그래프 등 많은 도식화된 자료는 흡사 증권사의 경제 보고서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하다. 베이붐 시대의 은퇴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어떤 경로로 금리를 인상시킬 요인이 되는지 만나보는 것도, 또 다른 요인들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다. 금리가 오르면 금값과 주식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으로 금값은 2026년 인상분을 모두 반납했다. 그렇다면 우리 주식 시장은 어떤 방향성을 보일까? 금리란 녀석을 쉽고 편안하게 알고 싶다면, 흥미로운 자연이자율의 세계를 접해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머니 쇼크》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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