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 몸으로 익히고 삶으로 깨닫는 앎의 철학
요로 다케시 지음, 최화연 옮김 / 김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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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도쿄대학교 명예교수인 해부학자 요로 다케시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보았다. 정말 어렵게 따라갔다.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일본의 대표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대로라면 적어도 '나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자아를 찾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라는 조언들은 저자의 이야기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처음부터 조금씩 힘들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고 '개성'이나 '자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p.97.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으면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220여 페이지의 부담스러운 분량의 에세이이다. 그런데 그 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는 너무나 넓고 깊다. 타인은 이해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왜일까? 저자는 인간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는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변화라는 개념을 인간에게 넣으면 '정보화사회'도 다른 의미를 가진다. 저자가 들려준 정보화사회의 개념은 더 새롭다.


p.104. 그렇게 달라지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게 인생입니다. 자기 자신은 만드는 것이지 찾는 것이 아닙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1장 안다는 것부터 꼼꼼하게 천천히 읽어야 한다. 저자는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 자신에서 타인으로 그리고 세상의 상식과 데이터로 이어진 색다른 생각은 5장 자연 속에서 살고 자연과 공명하다에서 환경문제와 '어린아이'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짧은 챕터들이 이어지지만 쉽게 넘길 수 있는 챕터는 없다.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철학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p.38. 그러나 달라진 건 세계가 아니라 보는 사람, 즉 나 자신입니다. '안다는 것'은 나 자신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없는 까닭은 우리가 가진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기존의 생각을 바꾸고 다시 한번 접한 《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새로운 생각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두 번을 만났지만 조금 더 만나보고 싶은 의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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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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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인 일상에 지치고 힘들 때 우리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참고 또 버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 하태완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에서'오늘'행복하자고 말하고 있다. 또 커다란 행복보다는 작은 행복을 자주 맛보길 바라고 있다. 솔직한 마음을 자신만의 감성 풍부한 언어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에세이를 보면서 시詩를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p.55. 나는 여전히 조금은 무너진 채로, 멀쩡하지 않은 마음을 안고 하루를 건넌다.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가슴 아프고 슬픈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길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저 '함께'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길 그리고 있다. 감성적인 사진들과 함께 꾸미지 않은 솔직한 문장으로 안정적인 마음으로 가는 길을 차분하게 들려주고 있다. 우리 모두 느낄 수 있고 또 견딜 수 있는 고단한 마음이라고, 괜찮다고 또 잘 하고 있다고 따뜻하고 다정한 글로 다독이고 있다.


총 4개의 장의 본문과 책 말미에 '열두 달의 이야기'로 구성된 《우리는 낙원에서 만나자》는 위로의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누군가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하고 옆에서 기다려줄 수 있는 작가의 생각을,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존재에 대한 무겁고 차가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은 따뜻하다. 슬픔과 아픔의 세상에서 위로와 공감의 세상으로 천천히 변해가기를 바라고 있다. 공감과 배려의 세상이 우리가 찾아야 할 '낙원'이 아닐까?


p.107. …(중략)…잃어버린 적도 없지만, 나는 나를 하루빨리 찾고만 싶다. 세상에 나는 어떤 역할로 내려졌는가. 찾아야만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슬픔이 앞을 흐리게 할 때, 타인과의 관계에서 아픔이 느껴질 때 만나면 좋을, 엄청난 도움을 줄, 공감과 위로의 에세이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책,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느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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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보이즈 창비청소년문학 138
정보훈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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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켓소년단」 을 쓴 작가 정보훈의 첫 장편소설을 '가제본'이라는 특별한 모습으로 만나보았다. 전작 드라마들에서 야구와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 종목 이야기를 보여주었다면 시티 보이즈에서는 육상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몇 달 전 국가대표 4×100m 릴레이팀이 아시아 선수권 정상에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시나리오'는 이야기에 흥미를 더하고 영상으로 장면을 만나고 있는 듯한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성장소설이다.


육상은 단체종목이라고 주장하는 희재가 서울 무진 고등학교로 전학 오면서 시티 보이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육상 선수였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 오게 된다. 아버지의 절친 도철의 집에서 지내게 된 희재는 무진고 육상부 코치인 도철에게 육상부에 받아달라고 매일 조른다. 자신의 아이들인 진우와 진주는 육상부인데 왜 희재는 안된다는 것일까?


p.18. 세상 모든 경기는 거대하다. 작다고 느끼는 순간 지는 거니까.


매일 조르던 희재에게 도철은 육상부 해체 예정을 통보하며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육상부 정원 4명을 채워야 한다는 것. 그런데 희재에게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육상부인데 학교 운동장을 이용하지 못한다. 태윤 패거리가 방과 후 학교 운동장을 자신들의 아지트로 점령했기 때문이다. 용기를 낸 희재에게 태윤은 세 명이 뛰는 릴레이를 제안한다. 승리는 고사하고 육상부는 지금 두 명이다. 희재와 진우. 다양한 후보군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는데 희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친구를 선택한다.


열여덟. 법적인 어린아이의 마지막이자 성인이 다가오고 있는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정말 실감 나게 진지하게 그리고 있다. 열여덟의 보이들을 육상부로 모이게 하고 뭉치게 하는 중심 역할을 한 희재는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아이다. 하지만 그런 희재도 넘어지고 쓰러질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친구가 있다. 중학교부터 전국 1등을 놓친 적인 없는 진주. 대놓고 썸을 타는 희재와는 다르게 은근하게 보이지 않게 희재를 도와주는 진주가 던진 질문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시티 보이즈》는 무진고 고등부 4×100m 릴레이팀이 만들어지고 또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들 삶을 보여준다. 꿈을 향해 달려가다 다양한 이유로 꿈을 접어야 했던 아이들이 다시 그 꿈을 위해 또는 다른 꿈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배려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좋았다. 또, 뚝심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이들을 묵묵히 응원하는 어른의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희재와 진우 이외의, 캐릭터가 예사롭지 않은 무진고 육상부 두 명도 꼭 만나보길 바란다. 무진 고등학교 네 명의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단체종목' 육상 도전기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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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
김민지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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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양화를 전공한 전직 SBS 아나운서 김민지 작가의 에세이를 만나보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취재를 포기하고 힘들어하는 누군가의 옆을 지켜야겠다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 축구 레전드 박지성 선수의 아내라는 자리를 선택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김민지의 삶을 촘촘하게 그리고 있다.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누군가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은 충분히 이루어진듯하다.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아이들에게서 찾아보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은 제목과는 달리 무척이나 반짝인다. 아마도 아나운서라는 직업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고 지금 자신의 삶을 반짝이지 않는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업주부, 엄마의 삶도 충분히 반짝이는 삶이라 생각한다. 런던이라는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는 멋진 모습은 반짝이는 보석처럼 느껴진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작은 시작들을 바라보며에서 자신이 아나운서가 되는 힘든 과정을 들려주고 누구나 궁금해할 박지성 선수와의 첫 만남도 소개하고 있다. 이 장면은 정말 아쉬웠다. 정말 짧게 '특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소개팅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작가의 특별한 반짝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박지성 선수의 아내가 아닌 '엄마' 김민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2장 서툰 사랑이 모여 가족이 된다부터는 자신의 가족 이야기도 들려주고 자신이 살아온 그리고 살고 있는 모습을 편안하게 들려준다. 그 속에서 위안을 만나고 배려를 만나고 또 지혜를 만나게 된다. 런던에서 살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영국문화도 소개하고 자신의 집에 찾아왔던 반가운 축구 선수들 이야기도 보여준다. 결혼 후 나간 첫 라디오 방송에서 배성재 아나운서의 "자신만의 '부심'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제가 엄마라는 거요."라고 답한 작가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p.113.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마땅히 주장해야 할 권리이면서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자신의 자부심이 엄마라는 작가의 말이 부모라는 자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자부심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조금 더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라는 책 구석구석에서 공감을 만나고 위트 있는 문장들 틈에서 편안함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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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음악 - 양차 대전과 냉전, 그리고 할리우드
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 에포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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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는 날 “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우리는 히틀러가 금한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 거지?”라는 질문을 받은 저자 존 마우체리는 30여 년의 세월 동안 연설,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설명하고 또 문제 제기를 해왔다.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지휘자이자 15년간 예일대학교수로 재직한 음악 교육자인 존 마우체리는 전쟁과 음악을 통해서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전쟁과 냉전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고 있다.


p.46. 단연코 진지한 음악도 대중적이 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이 우리와 멀어진 까닭을 찾아가는 여정은 대중음악과 진지한 음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만들어낸 편견에서 시작한다. 또, 진지한 음악으로 표현된 클래식 음악의 발전을 막은 주범으로 히틀러, 무솔리니 그리고 스탈린이 소환된다. 이들은 사람들을 통제할 목적으로 음악 활동을 통제했다. ‘퇴폐’ 음악이라는 명목하에 유대인 작곡가들을 탄압했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창작 범위를 제한했다. 독재자들의 모습은 참 많이 닮은 듯하다. 아니면 학습하는 것일까? 우리 현대사에도 등장하는 ‘금지곡’이 등장한다.


독재자들이 사라진 뒤 서방세계의 음악계는 이상한 흐름을 탄다. 나치 색을 지우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맞서기 위해 ‘아방가르드’를 전면에 세우게 된다. 새로움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아방가르드는 평론가와 국가의 지원을 받는다. 그렇게 현대음악은 ‘관객’과 멀어져 간다.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 20세기 걸작이 사라진 까닭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쟁과 음악》은 총 12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2개 챕터 중 어느 챕터를 먼저 읽어도 클래식 음악의 색다른 면모를 접할 수 있지만, 저자의 주장을 쉽고 편안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순서대로 읽는 게 좋을 듯하다. 브람스와 바그너가 라이벌 구도를 띠게 된 까닭은 무엇인지 또 그들의 이야기가 왜 등장하는지 끝까지 읽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많은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그들이 창작한 클래식 음악 세계를 만나볼 차례인 것 같다. 백 년 전 과거의 감동에서 빠져나와 조금 더 가까운 과거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

p.74. 음악에는 우리의 집단적 기억, 인류로서의 특징, 이를 나누고자 하는 본능이 내재해 있다.


클래식 음악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나치가 금지한, 정치가 묶어놓은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을 기대하게 한다. 클래식 음악의 특별한 역사를, 숨은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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