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안경점 - 청소년 성장소설 십대들의 힐링캠프, 공감 십대들의 힐링캠프 30
조욱 지음 / 행복한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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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는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한 탓인지 눈이 나빠졌다. 선생님이 쓰시는 칠판의 글씨도 잘 보이지 않고 모든 게 불편하다. 우연히 들어간 안경점에서 마음에 맞는 렌즈로 안경을 한 후 이상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들 사이에 연결된 선이 보인다. 어떤 선은 진하고 튼튼하게 연결된 하얀 선, 어떤 선은 희미해서 보이지 않고 상대방에 가려고 하다가도 끊어져 사라져버리고 마는 선, 어떤 선은 찌를 듯 가시가 돋은 검은 색 선, 연인들의 핑크빛 선, 다양한 색깔의 선이 있다. 이 선이 보이기 시작한 후 민기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학원에서도 스마트 폰만 들여다 보던 민기는 늘 싸움만 하던 현우도 왕따인 현정이도 이해가 된다. 늘 같이 있지만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던 가족들의 마음도 들여다보게 된다.

어느 날 현우랑 놀다가 자전거에 부딪혀 안경이 깨져버리고 다시 수상한 안경점을 찾아갔지만 이미 안경점은 다른 가게로 바뀌어있다. 민기는 그 안경이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민기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가족을 되돌려 주었던 안경 없이 민기는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민기는 육체적 눈도 아프지만 마음의 눈이 더 아픈 아이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아이들이 얼굴 없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누구랑 말하고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지 모르고 있다. 눈이 점점 나빠지면서 체력도 자신감도 사라지는 나에게도 민기처럼 내게 꼭 맞는 안경을 맞출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안경이 육체적 눈도 밝혀주고 마음의 눈도 밝혀준다면 때론 답답한 인간관계를 좀 더 쉽게 풀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수상한 안경점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는 말자. 조금의 관심과 사랑으로 작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마음의 눈이 밝아져 보이지 않는 선을 분명 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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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으로 점심먹기 - 한·중 문화비교론
김혜원 지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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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으로 점심먹기-한 중 문화비교론

김혜원/고려대학교 출판부


   지금도 등려군의 노래를 들을 때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아니 <첨밀밀>이란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하면 등려군의 노래가 들리는 것 같다. 볼 때마다 빠져드는 중독성 있는 이 영화 때문에 중국어라곤 간단한 인사말 밖에 모르는 내가 이 노래를 배워 보겠다고 열심히 몇 번 따라 불러보기도 했었다. 한 편의 영화로 만난  홍콩은 아직 가본적도 없지만 젊은 날의 장만옥 만큼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부록의 중국 영화읽기에서는 <첨밀밀>을 홍콩이란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연관 지어 소개한다. 그냥 꿈을 찾아 잘 사는 도시로 온 젊은 남녀의 러브스토리쯤으로 알고 있던 영화가 홍콩과 연결되니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저자는 인문학자이며 시인으로 홍콩의 중국반환 직전 홍콩으로 이주 후 대학에서 한국학을 강의했다. 한류 붐을 타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일기 시작한 홍콩의 학생들에게 저자의 강의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강의가 문학평론지에 연재되면서 독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 한국에서도 이 책으로 출판되었다. 중국의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한국의 문화, 한류, 한국어, 한국 음식 등 편안한 주제부터 박정희와 등소평, 경마와 골프 , 한국의 교회, 두 나라의 문학 등 문화전반에 이른다. 한국과 가까운 나라 중국, 혹은 중국인에게 한국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저자의 말처럼 유럽이나 미국에 한국을 소개하는 것과는 다르다. 같은 동양, 동북아시아의 국가 중국, 홍콩에서 한국의 문화를 이야기하다보니 그와 비교되는 중국, 홍콩의 문화 또한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 같다.


   예전 중국 여행을 할 때면 중국의 스케일에 놀라고, 넓은 땅 만큼이나 다양한 자연에 놀라고 중국인들의 생활방식, 사고방식이 우리와 다름에 또한 놀랐다. 그
땐 다만 환경의 차이, 역사, 문화적 차이로 넘겨버리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내게 중국은 여행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나라이다. 금융의 도시, 영국의 식민지, 영어 등 서양의 이미지와 중국이 다시 접수한 이 도시는 이제는 가고 싶은 중국의 첫 번째 지역이 되었다. 정말 아침에 떠나 딤섬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가까운 나라에 대한 올바르고 긍정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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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행학습을 금지해야만 할까?
열린사회참교육학부모회 지음 / 베이직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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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행학습을 금지해야 할까?

열린사회참교육학부모회 지음/베이직북스

 

가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재능기부 현장에서 듣는 얘기들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벌써 고 1 영어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물론 내 입장에선 참 놀랄 일이기도 하고 그 아이가 솔직히 대견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부모의 교육열의에도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런데 조그마한 체구에 안경을 내려 쓴 그 아이에게서 순박한 동심과 유창한 영어 표현이 대비되어 비쳐지는 인상은 무언가 어색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아이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다양한 경험을 당부하면서 중학생이 되면 논술반에 넣어주겠다는 약속으로 그 만남을 마무리하였지만 학습량 과부하로 지쳐버린 심신을 감추어지기는 어려웠다.

우리 사회는 학습량의 과잉 공급과 학습 수준을 초월한 선행학습에 몰두하고 있다. 경쟁 사회에서 먼저 목표점에 도달시키고 싶은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특히 사교육 시장이 우리 교육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그 영향력도 생각한 것 이상이다. 더 효과적인 영업 이득을 위해 선행 학습을 독려하고 공교육과의 차별화 전략을 위해서도 선행 학습이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 교육 현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아이들은 달리기 시합에서 더 빨리 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부모는 응원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재끼고 사교육은 잡아끌어 당기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선행학습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 예견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 좀더 앞서가겠다는 과욕과 무지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선행학습이 주는 문제와 우리 교육의 현실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현 우리 교육의 제도와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고 바람직한 교육 정책과 대안을 꺼내놓고 있다. 당장 선행학습을 종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은 아닐지라도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초석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지금 현실에서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선행학습으로 인한 파행과 불균형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지만 전반적인 우리가 풀어나가야 숙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균형 있는 성장을 기대하기가 참 어렵다. 공교육 현장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다 지치고 부모의 통제와 압박에 시달리다 사교육의 난해한 학습구조 속에 매몰되어 가고 있는 게 우리 아이들이다. 정서적 불균형은 이제 식상함을 느낀 지 오래되었고 균형 있는 신체적 성장이나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만큼 우리 아이들은 정체성과 방향성을 상실한 채 규모에 맞지 않는 돛을 달고 위태롭게 풍파 속으로 항해를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짚어 보고 우리 교육의 지향점을 나름대로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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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유대인 - 하버드를 지배한 유쾌한 공부법
힐 마골린 지음, 권춘오 옮김 / 일상이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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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유대인

힐 마골린 지음/일상이상


   공부랑 거리가 멀 것 같은 한참 나이 먹은 요즘에서야 독서나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만났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통해, 또 TV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공부하면서 새삼 공부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배움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전 세계 모든 나라를 제치고 유대인과 비슷한 선두에 서 있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고민이 많다. 물론 유대인과 우리의 역사적, 문화적 차이, 오랜 전통과 관습의 차이 등이 있으니 유대인보다 우리가 열등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들이 있으며 우리의 교육이 자라나는 미래 세대인 아이들을 좀 더 행복한 삶의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힐 마골린이 지적한 것처럼 나도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냥 해야 하니까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고,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니까 공부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이란 목적을 뛰어넘는 공부가 되야 하지 않을까. 평생 교육, 자기주도적 학습, 글로벌 시대에 보다 성숙한 인간,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 책은 KBS 글로벌 대기획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의 출연자인 릴리 마골린 가족의 공부법을 밝혔다. 릴리 마골린은 한국인으로 미국계 유대인인 힐 마골린 가족의 입양아이다. 유대인 가정의 전통적인 공부법을 통해 행복하게 공부하고 하버드대학교 졸업 후 스스로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인 두 아이를 입양하고 키운 경험과 함께 유대인의 공부법의 배경인 유대인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이제는 글로벌 인재를 넘어 미래 인재로 우리의 자녀들을 교육하기를 권한다.


   핀란드교육도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 선진국 사이에 낀 작은 나라, 극한의 환경에 놓인 그들도 ‘우리 아이들 중 한 사람도 버리고 갈 수 없다.’란 생각으로 교육한다고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것이다. 유대인도 함께 하는 교육,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기 다른 재능을 소중히 여기면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대화하는 교육을 통해 평생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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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테 - 명화를 신화로 신화를 명화로 그리스 로마 명화신화 1
그레그 베일리 외 지음, 원재훈 옮김 / 두리아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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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명화 신화

그레그 베일리 외 지음/두리아이


   두리아이 출판사의 ‘명화를 신화로, 신화를 명화로’ 시리즈인 아프로디테, 에로스와 오르페우스 2권의 책을 보았다. 책은 ‘읽는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책은 미술관이 소장하는 것 같은 선명한 화보집에 간결한 설명이 곁들여져 ‘본다’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서두는 부모님들을 위한 그리스로마신화의 자세한 이야기, 상징적인 의미를 풀어놓았고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 속 주인공이 담긴 그림을 따라 신화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수백 년, 천년 이상의 세월을 훌쩍 건너뛰어도 이렇게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이 있을까 싶은 사드로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들을 한 권,  한 권 책 속 명화로 만날 수 있다. 


  그림들은 보고 있자니 작년 여름 영국 박물관에서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에서 스쳐간 그림들이 생각난다.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양을 한꺼번에 보려니 다 볼 수도 없고, 큰 박물관을 헤집고 다니려니 막상 그 그림 앞에서는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림에 집중하고 감동을 느끼기에는 그 외의 것들이 너무나 분주했기 때문이었다. 가이드의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었지만 돌아와서 남는 것은 모나리자 그림 앞의 우글우글한 사람들의 머리들뿐 구이도 레니가 그린 <헬레네의 납치>는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그 유명한 트로이의 전쟁도 아프로디테 때문에 생긴 사건이라니 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본성은 이렇게 신화로도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 ♂ 이 기호가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여기서 알게 되었다. 여자를 상징하는 기호 ♀는 아프로디테의 거울 모양을 남성을 상징하는 ♂는 아레스의 창과 방패모양을 본따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아름다운 미녀들이 유명한 스포츠 스타와 결혼하거나 힘과 권력을 가진 남성이 아름답고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여성의 미를 대표하는 아프로디테와 그의 아들인 에로스, 그의 불운한 남편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 유부녀인 아프로디테와 사랑을 나눈 전쟁의 신 아레스, 사냥을 사랑했던 아도니스와 트로이전쟁의 명분이 된 헬레네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새롭다. 애로스와 프시케의 사랑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도 사랑의 복잡함과 인간의 본성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림과 함께 간결한 설명을 읽으며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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