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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영학 ㅣ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2
제프 앵거스 지음, 황희창 옮김 / 부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남편의 소원이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 같은 마누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다. 자기 방식대로 사랑을 하는 도발적인 연애관만 빼고, 손예진이 연기한 그 여자는 남자들에게 참 매력적인 여자인가 보다. 스포츠 광인 남편은 늘 나를 야구전문가, 축구전문가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다. 내가 밤새 캔맥주와 오징어, 땅콩을 먹으며 자기랑 메이저리그와 프리미어 리그를 보면서 함께 열광하는 것이 꿈이라니, 언젠가는 한번 휴가를 받아서 그렇게 열광하는 척이라도 해 주어야겠다.
남편 때문에 읽게 된 <메이저리그 경영학>은 야구와 경영, 독특한 두 분야를 서로 비교하고 접목시켜 각 분야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운영 관리에서 변화 관리까지 모든 절차와 과정을 철저히 기획하고 준비해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의 운영 논리와 겨울 스토브 리그에서 포스트 시즌까지 장기 레이스 동안 세밀한 팀관리와 경영이 있어야만 탁월한 팀성적을 얻을 수 있는 야구 운영 시스템은 너무나 흡사하다. 이것은 조직이든 야구든 지도자의 마인드와 관리 능력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막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팀들은 운영 관리 , 인력 관리, 자기 관리, 변화 관리에 나름대로 충실했고 전력누수 현상이 없도록 작은 부분에도 세밀하게 챙기고 관리했기에 그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우승을 위해 타 팀에서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우승 전력이 있는 감독을 데려왔지만 초반 성적만 반짝할 뿐 시즌 막판에 중하위권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팀도 있다. 이런 팀은 성적내기에 급급한 팀운영으로 단기간에는 효과를 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성이 강한 스타급 선수 관리의 부재와 승리를 위한 팀워크 상실로 기대치 이하로 처지게 된다. 결국 인력 관리에 실패한 대표적 케이스가 되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에 맞는 기업 운영 시스템도 변화를 주어 민첩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유능한 관리자는 기업의 경영 방침을 현실성 있게 세우고 가장 확실한 카드로 접근해 가야한다. 절대 조급하거나 무리수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야구가 확률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게임이나 운영에 상당한 변수도 작용한다. 하지만 이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팀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선수 개개인의 성향과 재능을 파악하고 팀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플랜을 마련하고 라인업을 짜지만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만한 감독의 또 다른 아이템이 없다면 탄탄한 팀전력을 이룰 수 없다. 특히 운영 중 생기는 전력 이탈, 이것은 많은 부분이 주축 선수 부상이겠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확실한 보충 선수를 예비해 놓는 것, 이것 또한 게임 외적으로 수행해야 될 관리자의 중요한 역할이다.
급변하는 현대에서 기업은 유능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각 분야에서 수월하게 그 역할을 수행할 저변 인력이 충분해야 조직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유능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야구에서 팜시스템을 도입하듯이 거시적 입장에서 효율적인 인력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1루에서 홈까지 도달하여 점수를 내는 다양한 옵션이 있지만 팀 컬러를 정확히 분석하여 효과적으로 적용하여 가장 확실한 승부카드를 꺼내는 것이 감독과 CEO의 중요한 몫이다. 모든 팀에 본즈나 A-Rod 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치로도 있고 롤린스도 있다. 각각 역할이 다르고 스타일도 판이하다. 이 모두를 최상의 조합으로 이끌어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 감독이 선수의 개인의 입장에 서서 판단해 보고, 팀 운영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루트에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관리자의 중요한 임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 경영이든 기업 경영이든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관리자 자신’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팀과 기업 운영에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자기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되다는 점도 분명히 밝혀 두었다. 모든 결정은 관리자가 하지만 그 책임 또한 관리자가 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매번 똑 같은 방식, 똑 같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스포츠 경기를 무수한 시간을 들여 보면서 왜 그렇게 야구와 축구에 열광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되던 나로서는 이 책이 남자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점수와 성적으로 기록되는 이 냉혹한 승부의 세계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며, 그저 그런 기록으로 사라질지, 관중들이 열광하고 감동을 받는 경기로 기억될 수 있을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기 이전의 시간들과 노력들에 달렸음을 기억해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