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내 관심사가 아니었던 경제책을 읽고 나니 내 관심분야의 책을 읽고 싶어져서 심리학책을 찾아보다가 제목에 이끌려 대출하여 읽어보았다. 심리학자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 있지만 심리학적인 지식이 많다기 보다는 심리학자이면서 한 사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심리학적인 지식을 조금 곁들여 얘기해준다.

1) 나의 전남친들에게_조언은 힘이 세다

저자는 유능했지만 위로를 바라고했던 질문에 꼭 조언을 곁들여서 얘기해주던 전남친에 대해 얘기한다.(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괜찮은 조언들도 있었지만 그냥 한번 위로해주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완전 공감이다ㅋㅋ

그러면서 조언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도 알려주는데 조언을 받는 쪽보다 하는 쪽이 동기부여와 고양감을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함으로써 도움이 되고 무엇인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다. 연인은 아니지만 친구들에게 상담을 여러번 받아본 적이 있다. 이때 나는 나도 모르게 ‘내가 이 친구에게 꽤나 큰 존재가 되었구나‘,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정도로 내가 괜찮은 사람이구나‘, ‘내가 이 친구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 친구와 뭔가 더 가까워진 기분도 들었고. 나중가서는 이 일로 인해 내가 남들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고민을 들어주며 나 혼자 이상한 자존감을 올리고 필요없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구나라고 느끼고 이것에 대해 주의하기 시작했다. 예전과 달라진거라면 내가 타인의 인생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건 극히 적다.(없다고 봐도 무방할지도) 그러니 내가 조언을 해줘도 선택은 결국 당사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조언을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정도다. 또한 내가 조언이랍시고 참견을 할수도 있기 때문에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주의해야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두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이 챕터의 남친처럼... 과한 간섭을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언이 되었든 뭐든 전달하는 방식은 중요하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틀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2)나의 전남친들에게_세심한 거짓말

어느 사이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린 관계유지를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내가 느끼는 좋음보다 더 과장하기도 하고 싫은데 괜찮다고 하는 경우 말이다. 하지만 연인 사이에서는 이러한 과장이 더 심하거나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거짓말이지만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기도하다.

한 실험에서 남성들은 자신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거짓말하고, 여자들은 상대방이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인 사이에서의 거짓말과 과장은 누군가와의 미래를 그리고,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참 뇌는 간사하게도 거짓된 정보라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입력되면 진짜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흔히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는 것도 이러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내가 원하는 것, 원하는 내 모습을 위해 상상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상상도 많고 생각도 많아서 나 이렇게 하면 A+ 받겠지? 했었는데 이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행동을 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연인 사이의 과장과 거짓말은 상대방의 욕망을 읽어내야하기 때문에 어쩌면 과장과 거짓말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일 수도 있다.(그렇다고 정말 엄청난 거짓말은 당연히 안된다!!)


조언을 듣는 것보다 하는 편이 훨씬 더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누군가에게 조언해줌으로써 얻는 마음이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건 우리가 맞서는 수많은 문제와 이에 따른 실패가 단순히 지식의 결핍, 정보의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힘에 겨운 우리에게는 어쩌면 자신감이나 동기, 의욕 같은 심리적인 역량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지‘, ‘나도 그렇더라‘, ‘잘했네‘ 같은말을 덮어놓고 듣고 싶은 건 그래서 당연한지도 모른다. 조언을 통해 진짜 얻고 싶었던 건 ‘위로‘ 아니었을까.

진실에서 약간 비껴난 가식적인 말을 그럴듯하게 하는 데에는 아주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상대와 내가 각각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정보 값 중 같은 것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하며, 거짓말을 했을 때 따라올 손익을 계산한 후 상대가 믿게끔 그럴듯한 이야기를만들어내야 한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토록 어렵고 높은 수준의 능력임에도 인간은 별다른 학습이나 훈련 없이 알맞은 때에 적당한 곳에서 이 ‘기만 능력‘을 꽤 잘 발휘한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이 갖춘 기반 능력이 생존에 꽤나 유리한 형질이었을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말 때문에 사랑하고 말 때문에 죽어라고 싸우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